- 이상호 기자 “박원순 시장 고소인, 구조적으로 김재련 만날 수 밖에 없었다”
김재련 변호사는 어떻게 박원순 시장 고소인을 만나게 되었을까.
고소인이 변호사를 고른게 아니라, 변호사가 고소인을 선택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고소인과의 만남에 대해 말을 아끼던 김재련 변호사는 최근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이부분에 대해 살짝 언급하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 서울시 前인사비서관, 김재련 인터뷰 조목조목 ‘반박’
고소인이 김 변호사를 누구로부터 소개받았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서울시 젠더특보가 소개한 정신과 전문의가 소개해줬다’고 밝혔다.
매우 중요한 발언이다.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는 이 한마디로 김재련이 드러내고 싶지 않았을, 박근혜 정권이 만든 해바리기센터와 미투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냈다.
이상호 기자는 결론적으로 “김재련 씨는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면 그 정보가 모두 자신에게 집결하게 하는 행정적 구조 위에 군림하고 있었다”면서 “김재련 씨는 성(性)에 관한한 최고의 정보통, (이른바) 국성(性)원장이나 다름없었다”고 분석했다.
▲ <이미지=18일자 고발뉴스TV '뉴스비평' 방송화면> |
18일 방송된 고발뉴스TV <뉴스비평>에 따르면, 서울시는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에 따라, 피해가 발생하면 ‘해바라기센터’ 등을 통해 심리와 의료 지원을 하도록 돼 있다.
해바라기센터는 박근혜 정부 때 만든 국가 시스템으로 성폭력 피해자에게 상담에서 의료, 법률, 수사, 심리치료 지원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전국 네트워크 조직이다.
관련해 이상호 기자는 “일단 성 피해가 발생하면 해바라기센터를 거치게 된다”며 “성폭력 피해로 경찰서에 가면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지는 해바라기 센터에 가보라고 한다. 젠더 특보 역시 매뉴얼에 따라 (4월 사건을 당한) 고소인을 해바라기센터로 보냈을 것”이라고 봤다.
이 기자는 “서울시 젠더특보는 개인적으로 아는 정신과 의사를 소개해준 게 아니라, 그녀를 서울해바라기센터로 보냈고, 거기에 있는 정신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았을 것”이라며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해바라기센터 운영위원 중 변호사는 단 한 명 뿐이고 그게 바로 김재련 변호사”라고 했다.
서울해바라기센터로 사건이 넘어가면 결국 김재련 변호사에게 사건이 가는 구조인 것이다.
이른바 ‘젠더이슈’가 민주개혁 진영에서만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상호 기자는 “해바라기센터는 한나라당 정치인과 의사, 변호사 등 그쪽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그 당시 집행부와 운영위원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기자는 “박근혜 때 사람들이 그대로 있고, 그렇게 모인 젠더 정보가 그들에게 어마어마한 무기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국정원 보다 방대한 성관련 피해 정보가 모이게 되고 그걸 법률적으로 관장하는 사람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선별적으로 언론에 공개가 가능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 <이미지=18일자 고발뉴스TV '뉴스비평' 방송화면> |
이상호 기자는 김재련 변호사의 ‘이해충돌’ 여부에 대해 수사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6월 ~ 2015년 7월까지 2년간 여성가족부 여성권익증진 국장을 역임했다.
현재 '위안부' 피해자 화해치유재단 이사는 물러난 상태지만, 여가부를 나온 직후 지금까지 경찰청과 서울시, 서울대병원이 함께 하는 ‘서울해바라기센터’ 운영위원 직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상호 기자는 “여가부 재직 시절 (성폭력 피해자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해바라기 센터를 구축한 담당자가 당시 김재련 권익증진국장이었다. 자신이 만든 조직에 퇴임 직후, 운영위원으로 참여한 뒤 5년 동안이나 운영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서울시 젠더특보가 보내온 4월 사건 피해자의 사건을 수임했다면 당연히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는 “김재련 변호사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건을 서울해바라기센터 운영위원으로 있으면서 수임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2015년 11월부터 운영위원을) 연임하고 있는데, 관련 근거 규정이 있는지 없는지, 아니면 그걸 위반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상호 기자는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과 관련해 “우리 모두가 원하는 건 진실이다. 진실은 하나이지 않나. 우리 모두 진실을 찾는 동업자가 되자”며 김재련 변호사에 재차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