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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의 역지사지 일격, 말문 막힌 장제원

기사승인 2020.07.28  1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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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당 “소설 쓰시네” 꼬투리 잡아 회의 자체 무산…언론은 지원사격

“아, 장제원 장관 돼 봐라 그냥, 내가 잘 해 줄게.”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추미애 장관의 “소설 쓰시네” 발언에 아수라장이 된 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마주보며 설전을 주고받던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에게 보다 못한 듯 의외의 덕담(?) 한 마디를 건넸다. 장제원 의원이 예상치 못한 덕담이라는 듯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회장에도 간간이 웃음소리가 퍼졌다.  

방금 전까지 “소설 쓰시네, 라잖아요”라며 거칠게 항의하는 장 의원에게 김 의원은 “사람을 못살게 구니까 그렇지”라며 질타를 하던 와중이었다. 김 의원의 의외의 덕담에 “갑자기 뭐”라며 머쓱해하던 장 의원의 얼굴이 급격히 굳었다. 이어진 김 의원의 일격 때문이었다. 

“(장제원 의원) 아들 문제 가지고 가만 있어봐, (장 의원은) 가만있겠어?”

   
   
▲ <이미지 출처=팩트TV 생중계 영상 캡쳐>

여전한 통합당의 발목잡기

앞서 윤한홍 의원 등 통합당 의원들이 지속적으로 추 장관의 아들의 군복무 시절 휴가 미복귀 의혹을 근거 없이 물고 늘어졌고, 이어 통합당은 추 장관의 “소설 쓰시네”란 혼잣말을 두고 항의를 이어갔다. 

결국 회의가 정회된 것을 두고 책임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이 같은 김 의원의 돌발 발언은 장 의원에게 일종의 역지사지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이 음주 운전 등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은 장 의원의 아들 문제를 환기시키면서 본질에서 벗어나 추 장관의 아들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통합당의 태도 자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장제원 의원의 허를 내두르게 했던 여당 의원은 또 있었다. 초선 김남국 의원이었다. 추 장관이 “소설 쓰시네”라고 발끈하게 만든 바로 그 장면을 다시 보자. 윤한홍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차관에게 “추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해서 차관 발령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윤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이 고발된) 이 사건이 동부지검에 1월에 고발됐는데, 차관님이 동부지검장 하고 계셨다가 갑자기 4월에.. (차관으로 임명됐다)”라는 취지의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자 김남국 의원이 강하게 항의하며 “그런 질문이 어디 있느냐”, “질문 같은 질문을 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당이 추 장관 가족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서 근거 없이 의혹만 더하는데 대한 항의였다. 이어 통합당 의원들은 “어이가 없다”, “초선 맞느냐” 등과 같은 반응을 쏟아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하게 된 결정적 장면이었다. 

통합당 의원들은 사과를 요구했지만, 추 장관 또한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통합당 의원들은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추 장관 성토에 나섰다. 이날 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어떤 피감기관장이 질의하는 상임위원에게 이토록 막가는 발언을 한 적이 있었습니까? 추미애 장관의 교만과 오만의 끝은 어디입니까? 추미애 장관이 국회만 오면 국회가 막장이 됩니다.” 

진짜 그럴까. 이날 법사위는 통합당 의원들이 처음으로 출석한 자리였다. 이전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이 참석, 현안 질의를 이어갔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아니, 공수처법 설치 등 제대로 된 현안 질의는 시작조차 못한 채 첫날부터 파행됐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를 두고 회의에 참석했던 민주당의 초선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런 한탄을 남겼다. 

“오늘 야당이 출석한 첫 법사위가 있었습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일단 TV에서 보던 것 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막말 뒤 거친 숨소리, 비웃음, 야유 등등을 실시간으로 그리고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 올바른 토론문화 정착은 적어도 법사위에서는 먼 과제일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서네요. 오늘 현안질의 준비한 게 많았는데, 하나도 물어보지 못하고 온 게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소설 쓰는 통합당의 든든한 뒷배 

단지 “소설 쓰시네”란 혼잣말이 문제였을까. 어떻게든 법사위 회의를 파행으로 이끌고자 했던 의도가 반영된 핑계 찾기 아니었을까. 이미 지각 출석한 통합당 의원들의 국회 발목잡기가 또 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임대차 3법은 어제에서야 국회 법사위에 상정됐습니다. 그 윤곽도 처음 드러나, 임대차 기본 기간은 2년씩 두 번 해서 4년, 전월세 상승률은 5% 이내로 하되 지자체가 정할 수 있게 했고, 기존에 전세 살던 사람에게도 계약 갱신 청구권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상정만 했을 뿐 다른 현안에 묻혀 더 이상의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기재위는 야당 반대로 열리지 못해, 7·10 대책을 담은 부동산 세제 관련 법안은 상정도 못한 상황입니다. 당정은 ‘임대차3법’을 다음 달 4일 본회의에서 처리해 8월 안에 시행한다는 목표이지만, 처리가 무산되거나 지연될 경우, 전세시장 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의 <“한 달 새 1억”…전셋값 ‘고공행진’ 언제까지> 리포트의 말미다. 전세값 혼란을 막기 위한 정부여당의 고육지책 중 하나인 임대차 3법이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고, 기재위는 열리지조차 못했다는 질타였다. 

문제는 말로만 서민, 민생을 달고 사는 통합당의 발목잡기라 할 수 있다. 상정된 법안이 문제가 있다면 논의와 토론을 통해 수정을 거치면 될 일이다. 법안 자체가 문제라면 개별 법안을 보이콧해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통합당은 “소설 쓰시네” 발언을 꼬투리 잡아 아예 회의 자체를 무산시켜 버렸다. 회의 첫날부터 ‘국회 파행’이란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덧씌운 셈이다. 이쯤 되면, 통합당은 소설은 물론 이미 완성한 시나리오대로 연기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 보이지 않은가. 

국회 파행이란 시나리오에 더해 추 장관 공격을 통한 ‘윤석열 구하기’란 시나리오 말이다. 그런데도 언론들은 그 책임을 묻지 않고 일제히 추 장관의 “소설 쓰시네” 발언과 ‘파행’에만 주목하고 나섰다. 오늘도 이렇게 통합당이 자신들만의 소설을, 시나리오를 써내려갈 수 있는 든든한 ‘뒷배’야말로 언론의 지원사격 아니겠는가.   

   
▲ <이미지 출처=포털사이트 다음 캡처>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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