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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직격 촬영 제한 논란과 기자들의 침묵

기사승인 2020.06.06  10: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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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윤미향 의원실 앞에서 ‘뻗치기’ 하는 기자들은 출입기자여서 괜찮다?

   
▲ <이미지 출처=KBS 시사직격 방송화면 캡처>

<국회, KBS ‘시사직격’ 제작진 촬영 제한 왜?> 

‘PD저널’이 지난 4일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최근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신한은행 채용 청탁 의혹을 취재한 KBS <시사직격> 제작진이 국회 사무처로부터 국회 촬영을 불허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통보의 기준과 내용’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단 ‘PD저널’이 보도한 기사 내용, 간단히 인용합니다. 

“<시사직격> 제작진은 지난 5월 7일 김영주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의원실 앞에서 대기하다가 국회 사무처로부터 퇴청 요구를 받고, 이후 촬영 제한 조치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직격> 측은 김영주 의원실의 항의를 받은 국회 사무처가 ‘의원님이 불편해 하신다’며 퇴청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국회 출입기자단은 자유롭게 취재…비출입 PD들은 따라다니며 감시? 

물론 김영주 의원실 측 입장은 다릅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사직격>팀은 알권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알려드릴 것도 없고,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퇴청과 촬영 제한은 국회 사무처의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사직격> 제작진과 김영주 의원실 측 입장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누구 말이 맞는지’는 제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이번 논란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다른 대목입니다. 

<시사직격> 촬영 제한과 관련해 국회 미디어담당관실에서 내놓은 입장은 이렇습니다. 

“상임위 회의실 촬영 허가를 받고 들어온 <시사직격> 제작진이 (김영주) 위원의 거부에도 지속적으로 인터뷰 요청을 하고, 퇴청 요구 거부와 폭언을 하기도 했다. ‘목적 외 촬영’을 한 경우 촬영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규에 따른 조치다.” 

‘PD저널’도 지적했지만 쉽게 말해 “허가를 받지 않은 의원실의 촬영을 시도해 촬영 제한 조치를 내렸다”는 얘기입니다. 국회 상임위 회의실 촬영에 대해 허가를 받았으면 ‘그곳’만 취재하라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시사직격> 제작진이 김영주 의원실 측에서 불편해하지 않았을 내용을 취재하거나 혹은 홍보성 인터뷰를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저는 가능성 낮다고 봅니다. 

   
▲ <이미지 출처=KBS 시사직격 방송화면 캡처>

여기서 다시 국회 출입기자제를 언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에 등록된 출입기자들의 경우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윤미향 의원이 국회에 첫 출근한 지난 1일 ‘풍경’을 한 번 떠올려보면 금방 이해가 되실 겁니다. 

국회 출입기자들은 거의 하루 종일 윤 의원실 앞에서 진을 치고, 도둑 촬영을 하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다시피 했지만, 국회로부터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습니다. 

만약 윤미향 의원실 측에서 “문 앞에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이 알권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알려드릴 것도 없고,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저는 ‘융단폭격 비판 기사’가 연쇄적으로 나갔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기자들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무실 앞에서 윤 의원을 기다리며 사무실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국회 출입기자들은 의원실 앞에서 ‘진 치고’ ‘도둑 촬영’을 해도 무사 통과? 

저는 이런 ‘불평등한 취재환경’은 상당히 문제가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취재를 원하는 모든 매체와 기자들을 국회에 진입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런 현실적인 어려움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국회 출입기자들은 국회 내에서 누구를 만나든, 어디를 가든, 제약을 받지 않는 반면 PD들은 취재할 때마다 방문 대상과 장소를 알리고, 촬영 허가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이송은 <시사직격> PD는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심상정 의원 인터뷰를 하러 간 자리에 국회 방호과 직원 6명이 따라다니며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감시하는 일도 있었다”고 했는데 만약 국회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아마 출입기자들을 비롯해 각종 현업 언론인 단체에서 비판 성명이 줄을 이었을 겁니다. 

저는 국회의 KBS <시사직격> 취재 제한이야말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소지가 크다고 봅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 문제가 언론계 내에서도 제대로 공유는 물론 공감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 흔한(?) 성명서 하나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 자유 침해 소지 짙은 ‘시사직격’ 취재 제한 … 기자 문제가 아니라 침묵? 

‘PD저널’에 따르면 KBS <시사직격> MBC < PD수첩>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장단이 조만간 회의를 갖고 국회 촬영 제한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문제가 PD들만의 문제인가 –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는 현업 언론인 단체 등을 비롯한 기자들도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저는 KBS <시사직격>이 취재하고 있는 ‘대한민국 채용 카르텔’에 국회가 어느 정도 개입돼 있는지 적극적으로 취재해야 하는 건, 국회 출입기자들이라고 보는데 이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동료 언론인이 부당한 취재 제한 조치를 받으면 같이 연대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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