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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타운’ 오보는 대문짝·정정은 구석에

기사승인 2020.06.05  11: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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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짧은 정정만 있고 사과는 없다 … 오보 경위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측근의 친척, 그 아들까지 연결돼 매입… ‘노른자 블록’ 30% 장악>

2019년 1월19일 조선일보 3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5일) 오전 9시20분 기준, 기사 최종수정 시각(포털 기준)이 ‘2019.01.20. 오전 11:21’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지난해 1월20일 오전 11시21분 이후 수정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 오보로 밝혀졌습니다. 조선일보가 오늘(5일) 2면에서 해당 기사를 정정했기 때문입니다. ‘정정보도 전문’을 인용합니다. 

   
▲ 조선일보 2019년 1월19일자 3면 <측근의 친척, 그 아들까지 연결돼 매입… ‘노른자 블록’ 30% 장악> 기사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사진과 도표 이미지까지 실어가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조선

“본지는 2019.1.19.(토) A3면 및 조선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측근의 친척, 그 아들까지 연결돼 매입… '노른자 블록' 30% 장악’ 제하의 기사에서 국회의원 손혜원의 최측근인 채옥희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이사의 친척이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에 4채의 건물을 보유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었다는 보도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심리 결과, 채옥희 이사는 위 기사에서 언급된 채모(61)씨와 그 아들(29)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습니다. 추가로 확인된 건물 4채의 소유자는 채옥희 이사의 친척이 아니라 정모씨의 남편과 그 자녀인 채모(61)씨와 그 아들(29)로 확인되었으므로, 해당 기사를 바로잡습니다.”

당시 조선일보는 단정적인 제목으로 사진과 도표 이미지까지 실어가며 큼지막하게 보도했습니다.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이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건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 추가로 확인된 건물은 손 의원 최측근의 친척이 보유하고 있다. 직계 가족에 이어 최측근의 직계, 최측근의 친척까지 매입에 나선 것이다 … 추가로 확인된 손 의원 측 건물은 4채다. 이 건물은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채모 이사의 친척이 보유하고 있다. 채 이사의 친척 채모(61)씨는 지난 2017년 3월 23일 목포시 복만동에 건물 3채를 매입했다. 이보다 3일 전엔 채씨(61)의 아들(29)이 채씨 건물 바로 옆에 1채를 샀다.” 

조선일보 해당 기사 부제 타이틀은 <‘손혜원 타운’ 파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2019년 1월19일자 기사의 핵심적인 팩트와 뼈대가 흔들렸다는 점입니다. 

조선일보는 “추가로 확인된 건물은 손 의원 최측근의 친척이 보유하고 있다. 직계 가족에 이어 최측근의 직계, 최측근의 친척까지 매입에 나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법원의 심리 결과 최측근인 채옥희 이사는 조선일보 기사에서 언급된 채모(61)씨와 그 아들(29)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더구나 “추가로 확인된 건물 4채의 소유자는 채옥희 이사의 친척이 아니라 정모씨의 남편과 그 자녀인 채모(61)씨와 그 아들(29)로 확인됐다”는 겁니다. 

저는 이 정도 되면 ‘일부 팩트’가 잘못된 게 아니라 기사 자체가 오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봅니다. 해당 기사에 달려 있는 댓글 하나 잠깐 볼까요. 

“아주 작정하고 한 거네^^ 투기로 재벌 될라고 그러냐?^^ 어찌 하나 같이 하는 짓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음. 진짜 뻔뻔하기까지 하고 국민들아 정신 좀 차려라. 저런 것들이 진보란다^^ 지들끼리만 잘 처먹고 살면 된다는 것들. 돈은 그저 우연히 번거라 주딩이 놀리면서^^ 찍는 것들이 제일 불쌍함.”

   
▲ 조선일보 2019년 1월19일자 3면 <측근의 친척, 그 아들까지 연결돼 매입… ‘노른자 블록’ 30% 장악> 기사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간단히 정정만 하고 사과는 없다 … 오보 경위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당시 조선일보 뿐만 아니라 SBS를 비롯한 기성 언론 상당수가 손혜원 의원과 관련한 무차별적인 의혹 제기에 나섰습니다. 당시 여론은 앞에서 언급한 댓글처럼 ‘험악’할 수밖에 없는 상황 – 그런데 그런 기사 가운데 하나가 오보로 밝혀졌습니다. 사진과 숫자까지 매겨가며 그래프 이미지까지 실은 기사였습니다. 

저는 보도 내용과 조선일보가 배치한 기사 크기 등을 고려하면 오늘(5일) 조선일보의 정정기사는 상당히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2면에 <‘손혜원 국회의원 지인 채옥희 이사’ 관련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문>이라는 제목으로 간단하게 ‘정정’을 하긴 했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에 대한 사과는 없었습니다. 

또한 당시 어떻게 해서 이 같은 어이 없는 오보가 나가게 된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도 없습니다. 오보 낸 기자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재발방지 대책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달랑(?) 정정 몇 줄 언급한 게 전부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한국 언론, ‘정정보도 저널리즘’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저는 이런 식의 정정보도 게재는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보도한 기사 크기에 맞게 정정을 해야 한다는 방안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오늘(5일) 조선일보가 게재한 ‘정정보도’ 정도의 사안에 대해서는 △당시 어떻게 해서 오보가 나가게 됐으며 △자체 조사 결과 등을 상세히 설명하는 게 독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봅니다. 

정정보도를 통해 조선일보 기사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당시에는 왜 그런 보도가 나가게 됐는지, 그리고 조선일보가 어떤 반성과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정도는 독자들이 알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오늘(5일) 조선일보 정정보도를 보면 대체 뭐가 문제인지, 왜 그런 오보가 나가게 됐는지, 조선일보는 어떤 반성과 교훈을 얻었는지 등은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우리 정정보도 했다’ 정도의 알리바이용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드는 이유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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