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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자율에 맡겨서 무책임하다는 비판 속상해”

기사승인 2020.05.30  13: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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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502] 정영수 전북교육청 대변인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의 개학이 몇 차례 연기된 끝에 지난 20일 고3을 시작으로 등교가 시작되었다. 우리보다 일찍 등교를 시작했다가 확진자가 폭증한 싱가포르 사례가 있어서 등교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러나 다행히 등교로 인한 확진자가 폭증하지 않고 있다. 

고3 등교 후 일주일 학교 상황은 어떤지 듣고자 지난 28일 전북 교육청의 정영수 대변인을 만나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정 대변인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정영수 전북교육청 대변인 <사진=전북 교육청 제공>

“교육청 책임질테니 현장 교사들 방역·등교수업 최선 다해달라는 뜻”

- 지난 20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를 시작했어요. 일주일 지나 중학교와 초등학교도 등교를 시작했는데 어때요?

“우리 아이들은 오랜만에 나오는 학교여서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였으며, 특히 처음 학교에 입학하게 된 초등학교 신입생은 희망에 부풀어 있는 들뜬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학교 측은 보건교사를 포함한 모든 교직원이 방역에 빈틈이 생길세라 긴장하는 분위가 느껴졌고, 오랫동안 만날 수 없었던 사랑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공존했던 것 같습니다.” 

- 아직까지 전북에 확진자는 추가로 안 나온 거로 아는 데 방역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먼저 방역물품을 충분히 준비했습니다. 마스크는 3종류로 준비했는데요. 첫 번째 비상시 사용을 목적으로 한 보건용 마스크(KF80 이상)는 1인당 2매 이상 비축 완료해두었습니다. 확진자나 유증상자가 발생해 선별진료소로 보낼 때 사용할 목적으로 준비한 것이고요, 두 번째로 면 마스크는 학생 1인당 4매씩 아이들이 등교하면 즉시 지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필터 교체용 면 마스크는 학생 1인당 2매씩 보급하게 됩니다. 손 소독제는 학급당 4개 이상, 체온계는 학급당 1개 이상 준비해 놓았고 열화상카메라는 300명 이상 대규모 학교와 특수학교 10곳에 모두 지급해 294대가 학교에 설치 완료되어 있습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교실에서는 짝꿍 없이 최대한 거리를 확보해 책상을 배치해 놓았습니다.” 

- 마스크 쓰는 게 잘 되고 있나요?

“학교에 등교하는 순간부터 하교하는 순간까지 마스크를 쓰도록 안내했고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마스크를 쓸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27일 초등 1, 2학년과 유치원생 저연령층 아이들이 등교했습니다. 고학년도 마찬가지이지만 어린아이들에게는 더욱 세심하게 눈높이에 맞춘 생활 속 지도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 저학년은 마스크를 계속 쓰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방역은 학년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데 특히, 저학년일수록 예방수칙을 철저히 익혀 생활 속에서 실천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손 씻기는 물론 기침 예절, 마스크 착용 등 저학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지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기 힘들어하는 저학년이기에 학생들의 생활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서 수시로 확인함은 물론 마스크가 오염되지 않도록 교사들의 세심한 지도가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 마스크 외에 우려하는 지점은 뭐가 있나요?

“제일 염려스러운 점은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마스크 잘 착용한다고 할지라도 확진자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의 바람은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학교 당국은 당황하지 말고 저희가 드렸던 매뉴얼에 따라 잘 대처해주시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저희도 교육청이 가진 역량을 발휘해 최대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 점심 식사 후 마스크를 안 쓰는 아이들이 많다고 하던데.

“등교부터 하교 시까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식사할 때와 실외에서 충분히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가능할 때는 마스크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지도하고 있습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개월여 연기됐던 초등학교 1·2학년 등교가 시작된 27일 오전 광주 북구 신용동 건국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의 안내를 받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등교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 김승환 교육감이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등교수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도 교육청이 책임진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던데 어떤 의미일까요?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김승환 교육감이 신뢰한다는 의미입니다. 일선 학교의 교사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판단한 결과에 대해서는 일일이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등교수업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책임을 질 터이니 현장의 교사들은 방역과 등교수업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의미라고 보면 됩니다.” 

- 다른 교육청은 2부제 수업이라든가 1주일에 학교 한 번만 나오게 한다는지 하는 것 같은데 전북교육청은 학교 자율에 맡겨서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맥락을 같이 하는 이야긴데 우리 교육청은 학교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학교 구성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깨알 같은 지침들을 다 내려주면 현장에 적용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격일로 등교할지 격주로 할지 수업 시간을 줄일지 등의 내용은 학교 구성원들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학교 현장이 가진 자율권을 존중한다는 얘기입니다. 등교수업 원칙과 방역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학생 안전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무책임하다는 얘기가 저희에겐 속상한 얘기일 수도 있겠습니다.” 

- 학교의 반응은 어때요?

“일선 학교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을 만났는데 학교에선 힘이 난다고 해요. 학교에선 학교에 적합한 수업방식, 방역 등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적합한 방식을 선택할 텐데 교육청에서 책임을 져준다고 하니 고맙다는 반응이었습니다.” 

- 만약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어떻게 되나요?

“우리 교육청에서 안내해 드린 지침에 따라 대응하면 됩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인지한 즉시 교육청과 보건소 등에 보고와 신고를 하고 환자를 격리공간으로 이동시킨 후 보건소 지시에 따라 대처합니다.

또한 확진자의 학교 내 동선을 파악하고 전파 차단을 위한 조치(단축 수업 및 휴업의 필요성 검토, 학생과 보호자에게 현황 알림 등)를 시행합니다. 그런 다음에 확진자의 동선에 해당되는 장소를 우선 소독하고 필요하면 학교 전체 시설에 대해 소독을 합니다.

이후 감염병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등교 중지 학생의 수업 결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여 수업 결손을 보충하고 등교중지 학생에 대해서는 출석 인정 처리를 하며, 신속 진료 의뢰와 보호 격리 안내 등의 고위험군 관리를 합니다. 등교하여 이루어지던 수업은 확진자의 동선에 따라 학교, 학년, 학급 단위로 시설 이용 제한 조치를 내리고, 해당 학교, 학년, 학급은 온라인수업으로 전환되어 수업을 실시합니다.”

- 중간, 기말고사 시험은 어떻게 하나요?

“그 또한 학교의 자율적 판단에 따르도록 했습니다. 2번 보는 학교도 있고 1번 보는 학교도 있고 2번 보더라도 과목의 특성에 따라 2번 다 보는 학교도 있고 1번만 보는 학교도 있습니다.” 

- 그렇게 시험을 1번 보거나 2번 보거나 할 경우에는 내신에 들어가는데 그런 문제는 없나요?

“시험을 한 번 보게 되면 그 한 번의 시험으로 그 학기의 내신성적이 산출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겐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고요, 한 번 보는 경우는 아이들이 더 집중해서 수업을 준비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 듭니다. 1번이든 2번이든 그것을 결정하는 과정 속에 학교 구성원들의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겠지만 그 구성원에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학부모가 원하면 아이를 학교에 안 보내도 된다고 하는데 학습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 교육청은 교외체험학습 인정 기간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가정학습’을 사유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하면 학교장의 허락을 받아 최대 34일까지 학교에 등교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존에는 10일 이내에서 허용하던 것을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위기 경보 ‘심각·경계’ 단계에 한해서 수업일수의 20%까지 기간을 확대한 것입니다. 일정부분 학습결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학습지를 가정에 배포하는 방법 등 학습결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 

“초중학교는 2주 이상, 고등학교는 1주 이상 여름방학”

- 방학은 어떻게 되나요?

“방학은 학생들의 휴식권을 보장하고 선생님들의 학기 말 정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는 연간 190일 이상의 수업일수를 확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개학 연기 등으로 수업일수가 감축되어 학년에 따라 171일에서 177일 이상 확보하면 됩니다.

따라서 연간 수업일수의 1/2을 기준으로 1, 2학기를 구분하여 운영하면 될 것으로 판단하는데 88일, 89일이 되는 8월 중순경 1학기가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초중학교는 2주 이상, 고등학교는 1주 이상의 여름방학이 운영될 수 있도록 안내하였습니다.”

- 학교에서 에어컨 사용은 어떻게 해요?

“날씨가 많이 더워질 예정이어서 교실 온도를 낮춰야 할 텐데요, 자연환기를 잘 시키고 에어컨을 가동할 때는 가능하면 에어컨 세기를 낮춰서 사용하고 2시간에 한 번씩 창문을 열어 환기하도록 안내할 예정입니다.” 

   
▲ 에어컨 사용지침 주요내용 <그래픽 제공=뉴시스>

- 소풍이나 수학여행은 못 가나요?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수학여행의 경우는 가능하면 내년으로 연기하도록 안내를 하고 있고 불가피한 경우 실시해야 한다면 하루 코스로 다녀오도록 안내할 예정입니다.” 

- 대변인 되신지, 3개월인데 어떠세요?

“교사로 25년 넘게 살아왔는데 대변인은 제겐 무척 생소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이런 일을 해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소 업무엔 익숙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나 시간이 지나며 차차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육청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도민이나 교육 가족을 대상으로 교육정책을 열심히 알리는 입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며 더불어 현장의 교육에 대한 고귀한 의견을 들어 관련 부서와 연결시키는 귀의 역할 또한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 기자들 상대하는 게 어렵지 않나요?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25년 넘게 수업했지만 한 번도 쉽다고 생각해 본 적 없거든요. 기자들과도 최선을 다해서 관계를 맺어갈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역할 어떻게 해나가실 건가요?

“우리 교육청을 열심히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고 더불어서 일선 현장과 우리 학부모님들의 교육에 대한 요구를 잘 들어서 교육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GO발뉴스>를 읽으시는 독자님들 전북교육청 정영수입니다. 지면상으로 뵐 수 있어 감사하고 저희 교육청에 좋은 이야기 해주시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GO발뉴스>도 많이 사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정영수 전북교육청 대변인 <사진=전북 교육청 제공>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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