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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재용 보도’에 등장한 “해도 해도 너무한다”

기사승인 2020.05.27  16: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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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관행적인 ‘삼성·이재용 보도’ … ‘찬양 보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26일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소환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극도로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와 함께 5년째 이어지는 특검 및 검찰 수사, 재판 등에 대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오늘(27일) 동아일보 8면에 실린 <삼성, 5년째 특검-검찰 수사-재판… 재계 “비상경영 중에 역량 약화 우려”> 가운데 일부입니다. 제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재계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 기사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의 제목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부제는 아예 대놓고(!) 삼성 입장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검찰 조사로 삼성 직원 피곤하다는 동아 … ‘안정적 경영환경’ 주문도 

<이재용 ‘삼성 합병 의혹’ 檢출석… 직원 100여명 검찰조사 ‘피로감’
재계 “누구든 수사 두려움 느껴… 안정적 경영환경 만들어줘야”> 

저는 동아일보 이 기사는 그동안 ‘삼성 혹은 이재용 관련 보도’에서 나타난 문제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익명의 재계 관계자가 등장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철저하게 삼성의 입장만 대변하는 멘트로 구성된 것까지 … 좀 거칠게 말하면 ‘삼성의, 삼성에 의한, 삼성을 위한’ 기사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동아일보 기사 일부분 인용합니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이 언제든 압수수색을 당할 수 있고, 누구든 출국금지 및 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투자 결정 하나하나에 재무적 이윤뿐만 아니라 정무적, 외교적 파급력까지 고민해야 해 고도의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 부재 시 또 다른 경영진이 채워지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는 한국 기업의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며 ‘위험을 무릅쓰고 방향을 제시해야 할 최고경영진의 부재는 심각한 기업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말씀 드려 죄송하지만 참 식상합니다. 기성 언론의 ‘삼성과 이재용 관련 보도’는 수년 동안 아니 수십 년 동안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게 저의 생각인데, 언급한 동아일보 기사는 바로 그런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대목이 대표적입니다. “기업들이 언제든 압수수색을 당할 수 있고, 누구든 출국금지 및 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재계는 언제든 압수수색을 당할 수 있다? 오버의 극치 보여주는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이런 두려움이 나오는 곳을 ‘재계’라는 말로 뭉뚱그려 표현합니다. 일단 정말 재계에서 ‘저런 반응’이 나오는지도 의문이지만 “기업들이 언제든 압수수색을 당할 수 있고, 누구든 출국금지 및 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한 부분은 오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구든 법을 위반하거나 죄를 지으면 ‘압수수색과 출국금지를 당할 수 있고, 죄나 혐의가 무거울 경우 구속 수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건 민주주의와 법치 사회의 기본 원리입니다. 

‘누군지도 잘 모르는’ 동아일보의 ‘재계 반응’이 최소한 설득력을 가지려면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 죄도 없고 법을 위반하지도 않았는데 부당하게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요? 

지금까지 검찰 수사를 비롯해 언론에 보도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삼성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후 삼성물산 주식을 띄우기 위해 주가조작에 나섰다는 문건이 나왔고 △분식회계를 숨기려는 증거인멸이 있었다는 법원의 1차 판단도 있었습니다. 또 △이재용 부회장이 당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로부터 관련 자료를 보고받은 정황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제기된 상황입니다. 

이런 사실과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이재용 부회장이 이런 과정을 모를 리 없고, 어떤 식으로든 ‘경영권 승계 작업’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심은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다짜고짜(?) 재계 반응이라는 미명 하에 “기업들이 언제든 압수수색을 당할 수 있고, 누구든 출국금지 및 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보도합니다. 

‘대놓고 옹호하는’ 기사에도 최소한의 설득력과 품격은 있어야 합니다. 동아일보 해당 기사는 두 가지 요소 모두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중국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 제목 뽑은 신문들 … 최소한의 공정성은 갖추자 

그리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최소한 제목만큼은 ‘공정하게’ 뽑는 게 독자들에 대한 예의입니다. 그런데 대놓고 편파적으로 제목을 뽑은 신문들이 적지 않게 보입니다. 그 신문들과 해당 신문들이 뽑은 제목을 정리하며 글을 마무리 할까 합니다. 

<이재용 ‘삼성 합병’ 검찰조사… 의혹 강력 부인> (동아일보 1면)
<삼성, 5년째 특검-검찰 수사-재판… 재계 “비상경영 중에 역량 약화 우려”> (동아일보 8면)
<삼성 “입장 없다”… ‘뉴삼성’ 제동 우려 초긴장> (세계일보 8면)
<이재용 “합병·회계부정, 보고도 지시도 없었다”> (서울경제 1면) 
<이재용 17시간 조사…“승계 보고받거나 지시한적 없다”> (한국경제 29면) 
<이재용 “승계 관련 보고 받거나 지시한 적 없다”> (헤럴드경제 12면)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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