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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패딩’ 오보 중앙일보 … 여전히 정신 못차렸다

기사승인 2020.05.21  11: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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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이민주 씨 주장 일방적으로 보도했다 ‘오보’…여전히 비중 실어 보도

<곽예남 할머니 유족 “여당 인사, 언론법 바꿀 때까지 조용히 있어달라 했다”> 

오늘(21일) 중앙일보 10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곽예남 할머니의 유족 이민주 씨가 20일 기자회견을 한 것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민주 씨는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최근 지역 여당 관계자가 찾아와 ‘5월 30일이 되면 (국회의원) 면책 특권이 생기고, 거대 여당이 탄생해 언론법도 바꾸고 법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공격받고 있는 것을 전환하고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리니 그때까지만 조용히 있어 달라’고 당부 아닌 당부를 하고 갔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아미 패딩’ 오보 중앙일보 … 사과도 없고 ‘문제 기사’는 계속 보도 

중앙일보 이 기사는 매우 이상하고 무책임한 기사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중앙일보가 언급한 것처럼 이민주 씨는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측이 정의연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자신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문제는 △민주당 관계자가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았고 △민주당 전북도당 측에선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런데도 중앙일보는 이 씨의 주장을 비중 있게 소개했으며 제목을 <곽예남 할머니 유족 “여당 인사, 언론법 바꿀 때까지 조용히 있어달라 했다”>로 뽑았습니다. 

중앙일보 기사가 얼마나 이상한 지는 오늘(21일) 국민일보가 보도한 기사와 비교해 보면 단적으로 알 수가 있습니다. 국민일보 기사 가운데 일부를 소개합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클럽 아미(ARMY)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보낸 기부 용품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측이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사자가 하루 만에 입을 닫았다 … 이(민주) 씨는 전날 한 언론 보도로 논란이 된 아미의 후원 내용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이 나왔지만 ‘나중에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른바 ‘봉침 목사’로 낙인찍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썼다.” (국민일보 5월21일 <“BTS 패딩 못 받았다”더니… 수양딸의 ‘이상한’ 대답>) 

어제(20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이민주 씨 기자회견은 여러 가지로 이상한 점이 많았습니다. 참석한 일부 기자들도 ‘이런 의문’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국민일보가 보도한 내용만 보더라도 이민주 씨의 석연치 않은 태도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까? 

“기자회견에서도 정의연 측 증거가 등장하자 이(민주) 씨는 ‘(입장을) 댓글로 달았다’는 알 수 없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가 언론 기사에 댓글을 단 사실이 있다고 알려졌으나 어떤 내용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질문이 계속되자 그는 ‘현재 간질을 앓고 있고 우울증약을 먹고 있다’며 ‘오늘 아침 언론 등으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아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라는 관련 없는 대답을 했다.” 

이런 대답을 하는 와중에 문제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여당 인사가 자신을 찾아와 언론법 바꿀 때까지 조용히 있어 달라 했다는 주장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라면 중앙일보가 오늘(21일) 10면에서 보도한 <곽예남 할머니 유족 “여당 인사, 언론법 바꿀 때까지 조용히 있어달라 했다”>는 기사는 대단히 무책임한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이민주 씨의 이상한 태도 △전날(19일) 이씨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기부한 패딩 점퍼와 방한용품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이 허위로 드러난 것에 대한 대답 회피 등을 고려했으면 근거가 미약한 일방적인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 <이미지 출처=국민일보 홈페이지 캡처>

이민주 씨 주장 일방적으로 반영했다가 ‘오보’ … 그런데도 여전히 이씨 주장 비중 싣는 중앙일보 

더구나 이민주 씨는 BTS ‘아미 패딩 점퍼’와 관련해 이미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한 것이 드러난 상황입니다. 이씨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했다가 ‘오보’로 드러나자 ‘기사 수정’을 했던 중앙일보 아닌가요? 

정정이 아니라 기사 수정이라는 방식을 택한 것도 동의하기 어렵고, 여전히 온라인에 ‘단독’이라는 타이틀이 달려 있는 것 - 심각한 문제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가 이후에도 계속 이씨의 주장을 ‘검증 없이’ 일방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다른 언론이 보도한 기사 제목만 간단히 살펴볼까요? 

<‘방탄 정의연 후원’ 입닫은 이민주, 기자회견장 성급히 떠났다> (머니S 5월21일)
<“‘봉침목사’ 억울”…BTS 패딩엔 침묵한 곽예남 할머니 수양딸> (머니투데이 5월21일)
<‘BTS점퍼’ 정의연 반박에 입닫은 수양딸, “나중에 답변”> (이데일리 5월21일) 
<아미 기부품 못 받았다더니…곽예남 할머니 수양딸 ‘답변 회피’> (뉴스1 5월20일)

중앙일보는 이 씨의 주장을 지면에 반영하기 전에 ‘팩트체크’를 좀 더 했어야 했습니다. 이민주 씨 주장을 확인할 근거가 부족했다면 기사화하는데 신중했어야 합니다. 대체 중앙일보는 왜 이런 ‘무리한 주장’을 기사화하는 걸까요? 

모든 의혹 제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주목해야 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지만 ‘최소한의 검증’과 ‘팩트 체크’라는 과정을 거친 뒤에 나와야 하는 게 ‘기사’입니다. 

이미 ‘아미 패딩’과 관련해 거짓 논란을 빚은 당사자의 또 다른 일방적 주장을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보도하는 중앙일보 기사가 그만큼 문제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민주 씨와 관련해 이데일리가 보도한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이씨는 이전부터 개인적인 이해를 위해 곽 할머니 수양딸이 됐다는 의혹 제기가 나오는 등 행적에 의문이 많은 인물이다.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해 2월 곽 할머니가 화해치유재단 합의금 1억원을 받은 뒤 이씨가 외제차를 사고 토지를 사들이는 등의 행적을 조명한 바 있다.

이씨는 지역에서 봉침(벌침) 불법 의료시술을 한 목사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실제로 이씨는 의료법 위반 혐의, 입양 자녀 학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 <이미지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화면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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