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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취재윤리’ 파문을 둘러싼 언론계 지형

기사승인 2020.04.08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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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황우석 파문’ 때 형성된 구도와 거의 흡사…대체 무엇이 변했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관련자들의 고소·고발이 잇따르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할 상황이 됐다. 강제 조사권이 없는 감찰보다는 수사로 진상이 규명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오늘(8일) 중앙일보 16면에 실린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제목이 <‘채널A·검찰’ 의혹 양쪽에서 고소고발, 결국 수사로 간다>입니다. 재밌습니다. ‘검언유착 의혹 관련자’들이 누구일까요?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채널A 취재윤리 문제는 사라지고 ‘공방 프레임’ 강조하는 언론 

중앙일보 기사에서 가장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 이 부분입니다. ‘검언유착’ 의혹 관련자들의 고소·고발? 

기사에는 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채널A 이모 기자와 녹취록에 담긴 인물로 지목된 검찰 고위 간부를 협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나옵니다. 또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자신의 신라젠 투자 의혹을 보도한 MBC 장모 기자와 제보자로 알려진 지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한 부분도 언급돼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민언련과 최경환 전 부총리가 ‘검언유착’ 의혹 관련자들이라는 얘기일까요? 채널A 이모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라면 몰라도 고소·고발에 나선 이들은 ‘검은유착 의혹 관련자들’이 아닙니다. 

저는 중앙일보가 왜 기사 첫 문장을 “‘검언유착’ 의혹 관련자들의 고소·고발이 잇따르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할 상황이 됐다”고 썼는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검언유착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이라고 했다면 의미가 정확하지 않았을까요? 기사 대충 쓰면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아무튼 이 얘기를 길게 하려 했던 건 아니구요. 중앙일보 기사에서 ‘채널A 취재윤리’ 문제는 아예 언급돼 있지 않습니다. 사실 중앙일보의 ‘이 같은 기조’는 이미 ‘채널A 취재윤리 파문’이 불거진 직후부터 대략적인 조짐이 보였습니다. 

지난 6일 <‘채널A·검찰 유착’ 제보자는 친여 인사…야권 “제2 김대업이냐”>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는 중앙일보는 지난 2일엔 <‘채널A·검찰’ 녹취록에 여권 일제히 윤석열 때리기>에서 “검찰의 예봉을 꺾기 위해 청와대와 여권, 법무부 등이 합세해 윤석열의 검찰과 각을 세우고 흔들기를 한다는 분석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MBC 보도를 통해 알려진 채널A 기자의 취재윤리 문제를 정조준하기보다는 파문 이후 발생하고 있는 ‘정치권의 공방과 의도, 의혹제기’에 더 방점을 찍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정치공학적 프레임 설정’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조선일보인데 굳이 해당 기사들을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MBC가 보도하면 ‘검찰과 야당 측’ 입장 실어 반박하는 조선·중앙

제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채널A 취재윤리’ 파문을 둘러싼 언론계 지형입니다. MBC의 단독 보도로 ‘채널A 기자의 취재윤리’ 문제가 불거진 이후 상당수 기성 언론이 보인 태도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조선·중앙일보처럼 MBC가 보도하면 ‘검찰과 야당 측’ 입장 실어 반박하는 쪽이 있고 나머지는 ‘침묵하거나 방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8일) 한겨레가 <민언련, 채널A·검사장 ‘협박죄’ 고발…‘대검 진상조사’ 압박>(13면)과 <선을 넘은 기자들·방관하는 언론…‘윤리 불감증’의 역사>(21면)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한 게 그나마 차별성을 보이고 있는 정도라고나 할까요. 

나머지 언론은 ‘최소한의 인용보도’나 ‘따라가기’ 보도에 있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입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 언론이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채널A 취재윤리’ 파문을 둘러싼 이 같은 언론계 지형은 ‘황우석 파문’ 때와 일정 부분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제가 <‘PD수첩’ 취재윤리 강조했던 언론, 어디로 갔나>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황우석 파문 때 ‘PD수첩’ 취재윤리 위반에 대해 거의 대다수 언론이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진보와 보수 가릴 것 없이, 경향신문과 한겨레부터 조중동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언론이 ‘PD수첩’을 비판했습니다. 

물론 비판받을 부분이 분명 있었지만 문제는 당시 ‘PD수첩’ 비난에 동참한 상당수 언론이 정작 ‘PD수첩’이 제기한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 의혹에 대해선 주목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PD수첩’ 취재방식을 문제 삼아 추가적인 의혹 보도를 하지 못할 정도로 ‘융단폭격식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저는 당시 기성 언론이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을 심각하게 생각한 게 아니라 취재윤리 위반을 계기로 ‘PD수첩’팀의 황우석 박사 논문조작 의혹 자체를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당시 언론 지형은 ‘PD수첩과 극히 일부 언론 vs 대다수 기성 언론’ 사이에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채널A와 검찰의 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화면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황우석 논문 조작’ 의혹 당시 기성 언론 대다수는 ‘PD수첩’을 공격했다 

저는 ‘황우석 파문’ 때 기성 언론이 보여준 태도와 지금 조선·중앙일보가 보인 태도가 상당히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PD수첩’팀이 황우석 박사의 연구윤리 문제와 논문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 조중동을 비롯한 상당수 언론은 ‘황우석 박사팀’의 입장과 반론 등을 실어 ‘PD수첩’팀을 반박했습니다. 지금 채널A 기자의 취재윤리 문제와 관련해 조선·중앙일보가 보인 보도행태와 매우 흡사했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황우석 파문’ 당시에는 극히 일부 언론을 제외한 대다수 언론이 ‘PD수첩 죽이기’에 나섰다면 지금은 조선·중앙일보가 적극적이고 나머지 언론은 ‘방관하거나 침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황우석 파문’ 때와 비교해 그나마 방관하거나 침묵하는 언론이 많아진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황우석 파문’ 때 형성된 구도와 양상만 조금 바뀌었을 뿐 ‘채널A 취재윤리’ 문제 역시 당시와 매우 흡사한 구도가 형성됐다고 봅니다. 

2005년 ‘황우석 파문’ 때 저는 한국 언론의 ‘부끄러운 민낯’ - 그 바닥을 직접 보고 경험했습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대체 무엇이 변한 건지 의문이 듭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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