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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예견한 유시민…최강욱 “윤석열이 가장 많이 써먹던 수법”

기사승인 2020.04.01  08: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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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MBC가 보도한 채널A-검찰 간 최악의 ‘검언유착’

“근데 윤석열 총장이 지금 장모님이나 부인과 관련된 여러 의혹들 때문에 별로 활동을 안 하시는 거 같아요. 신천지 사건 압수수색도 소극적이었고. 지금쯤 총선 앞두고 나와야 되는데 왜 안 나오지? 윤석열 총장이 바빠서 날 손 볼 시간이 없으신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월 31일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방송에서 이런 의아함을 표시했다. 지난해 노무현 계좌 열람 관련해서는 검찰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기관으로부터 보지 않았다는 답을 들었다는 사실을 알리던 와중에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검찰 사정에 밝은 법률가한테 들었다는 검찰 관련 ‘제보’ 내용은 이랬다. 

   
▲ <이미지 출처='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검찰을 아는 잘 아는 법률가가 저한테 좀 이상하다고. ‘검찰이 당신하고 구속된 어떤 기업의 CEO하고  엮으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으니까 조심해라.’ 저는 내가 뭐 쫄리는 게 있으면 긴장하겠지만 쫄리는 게 없는데. 

근데 극우 유튜버들이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서 내가 감옥 갈 거라고 떠들어대고, 어느 지검에 신라젠 관련 금융관계 수사팀 인력을 윤석열 총장이 보강했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언론에 제 이름이 나와서, 진짜 그런 걸 뭘 하나 하는 불안감이 좀 있었어요.”

유시민 이사장의 불안감은 적중했다. 아니, 유 이사장의 지인인 이 법조인이 파악한 검찰 내 상황이 사실로 드러났다.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의 <“가족 지키려면 유시민 비위 내놔라”…공포의 취재>, <“OOO 검사장과 수시로 통화”…녹취 들려주며 압박> 단독보도를 통해서다. 

“금융 사기죄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전 신라젠의 대주주 이철 씨 측이 MBC에 제보를 해왔습니다. 채널A의 한 법조 기자가 신라젠 행사에 강의를 한 적이 있는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알고 있으면 털어 놓으라면서 접촉을 해왔는데 그 방식이 취재 수준을 넘어 공포스러웠다는 겁니다.

바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앞세워서 가족은 다치지 않게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이른바 유 이사장을 엮을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했다는 건데요(중략). 이씨 측의 주장대로라면 이제는 피의 사실 공표 금지를 끔찍하게 지킨다는 현 검찰의 수사 내용을 이 채널A 기자는 대체 어떻게 속속들이 알았을까요.”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채널A 기자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 유착관계의 전말 

<뉴스데스크>의 보도를 정리하자면 이렇다. 채널A 이모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씨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내며 직접 접촉을 시도했다. 이철씨 측 대리인인 지인 A씨를 채널A 본사에서 만난 이모 기자는 윤석열 총장 최측근 검사장의 녹취 내용까지 들이대며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협조) 안 하면 그냥 죽어요. 지금 보다 더 죽어요”라는 협박과 함께.   

“유시민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 번 쳤으면 좋겠어요…유시민 치면 검찰에서도 좋아할 거예요.”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는 유를 쳤으면 좋겠고 1번으로…사실 유를 치나 안 치나 뭐 대표님한테 나쁠 건 없잖아요.”
“가족 와이프나 자녀가 마음에 걸리시는 거예요? 아니면 재산 추징 그게 마음에 걸리시는 거예요?”

즉, 유시민 이사장을 비롯해 청와대나 여권 관계자와 신라젠과의 관련성을 먼저 제보하라는 것, 그렇지 않는다면 훨씬 더 가혹한 수사나 죄값을 치루게 될 거라는 것, (채널A 기자) 본인이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과 연결돼있고 말만 하면 검찰과 협의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것. 이렇게 A씨를 세 차례나 만난 이모 기자의 회유는 가히 조폭 수준이었다. 

“가족이 나중에 체포돼 가지고 가족이 이렇게(구속) 되는 것보다는 먼저 선제적으로 말씀하시는 게...”
“제가 그래도 검찰하고 제일 신뢰 관계 형성 돼 있고 속칭 윤석열 라인이나 기사 보시면 많이 썼어요... 충분히 검찰과 협의를 할 수 있고 자리를 깔아줄 순 있어요. (검찰하고요?) 네 검찰하고...”
“이렇게 하면 실형은 막을 수 있어요. 가족은 살릴 수 있어요. 가족을 어떻게 살릴 것이냐 그 부분은 이제 잘 조율을 해야죠.”

이씨 측이 제보한 녹취록엔 이모 기자 ‘최측근’ 검사장의 전달 내용을 대신 읽어내려간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 검사장은 MBC에 채널A 기자와의 관계나 사실 관계 자체를 모르쇠로 일관했다. 반면 채널A의 반응은 이와는 조금 달랐다.  

“MBC는 검찰에 선처 약속을 요구한 취재원과 채널A 기자가 만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해당 취재원으로부터 기자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내용을 제공받아 보도했습니다. MBC가 사안의 본류인 신라젠 사건 정관계 연루 의혹과 무관한 취재에 집착한 의도와 배경은 무엇인지 의심스러우며, 취재윤리에 어긋나는 게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뉴스데스크> 보도 직후, 채널A는 자사 <뉴스A> 앵커의 클로징 멘트를 통해 “취재 윤리”를 운운하고 있었다. 적반하장과 같은 반응이 아닐 수 없었다. 자사 사회부 이모기자가 이씨측과 접촉해 온 것은 맞지만, 부적절한 요구를 받아 취재를 중단시켰고, 이씨측이 그런 요구를 먼저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채널A는 “MBC 보도내용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나 왜곡 과장한 부분은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미지 출처=채널A 화면 캡처>

결국 터질 게 터졌다 

“과거 윤석열 총장이 검사 시절에 가장 많이 써먹었던 수법이, 언론을 통해서 사건의 장벽을 돌파해가며 여론의 도움을 받아 수사를 하는 걸로 자신의 장점을 내세웠다. 그걸 후배들한테 전수해주면서 전수를 받고. 언론 입장에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특종을 하나씩 제공해 주는 거다. 특종을 던지는 것으로 (검찰이 언론을) 조종하는 거다.  

사실 채널A는 조 장관 사건에서 여러 번 등장한다. 압수수색 사실을 미리 알고 집에 가서 진을 치고 있던 장면, 조국 장관 청문회 날 정경심 교수이 기소될 것이란 사실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찾아다니면서 쪽지를 집어넣고 알려준 게 채널A 기자들이다.”

MBC 보도 직후, 유튜브 채널 <손혜원 TV> 라이브에 출연한 최강욱 전 청와대 비서관의 설명이다. 이처럼 MBC 보도로 명확해진 윤석열 검찰과 일부 언론의 유착관계, ‘검언유착’의증거가 명확해지면서 윤석열 총장과 채널A를 향한 비판이 들끓고 있다. 

   
▲ <이미지 출처=유튜브 채널 '손혜원TV' 생방송 화면 캡쳐>

특히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이러한 ‘검언유착’의 정황 증거가 최초로 나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는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법무부의 A검사장에 대한 감찰은 물론 확실한 진상조사와 강력한 후속조치, 실질적인 법적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총선을 보름 남겨 둔 지금, “터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오늘이 온 것”이란 최강욱 전 비서관의 말이 더욱 더 의미심장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간 검찰과 언론이 유착해서 벌이는 검찰정치가 묵과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제가 그간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말한 이유를 조만간 아시게 될 거다. 근거로 남아 있는 게, 울산시장선거개입사건이라 명칭으로 사건 하나를 조작하면서 대통령을 언급한다. 여러 번(중략). 

이들의 행태가 선을 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다. 언젠가는 세상에 드러날 수밖에 없을 거다. 왜냐하면 너무나 기고만장해 있었고, 너무나 많이 어이없는 일을 벌이면서 유착해 있었다. 조 장관 사건을 보면서 이건 터질 수밖에 없었다고 봤는데, 결국 오늘이 온 거다.”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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