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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유권자들 외면”…거리유세 딱 걸린 황교안

기사승인 2020.03.30  0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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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교회 내 감염 거의 없다” 가짜뉴스도…8차례 수정 ‘촌극’

마스크를 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웃으며 손을 내민다. ‘핑크색’ 유세복을 입고서다. 네 명의 젊은 여성이 그런 황 대표의 지나쳐가고 있다. 황 대표가 내민 손을 무시한 채, 무안한 듯 고개를 숙인 채로. 

이런 웃지 못 할 장면이 29일 <뉴시스> 포토뉴스로 포착됐다. 이날 오후 종로구 삼청동 거리 유세에 나선 황 대표의 유세 장면을 담은 <뉴시스>는 <황교안 대표 외면하는 젊은 유권자> 기사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일대를 돌며 젊은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건네자 젊은 유권자들이 고개를 숙인 채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 황교안 대표 외면하는 젊은 유권자
제21대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일대를 돌며 젊은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건네자 젊은 유권자들이 고개를 숙인채 외면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한 달 반 전만 해도 이러진 않았다. 대학생들을 옆에 끼고 떡볶이도 먹고 모교인 성균관대 앞도 돌아봤다. 물론 기자들이 이 광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전격적으로 종로 출마를 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달 9일이었다. 이날 황 대표는 학도호국단 회장 경험 등 대학 재학시절 이야기를 전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언급하는 듯한 말을 꺼냈다.  

“여기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때 2천(년)... 1820... 1980년... 그때 뭐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 되고 뭐 이랬던 기억도 나고 그러네요." (9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영상, <오뎅 먹던 황교안 "1980년 무슨 사태 나서 휴교"... 중국인 금지하자더니 관광객 감소 걱정> 중에서>

그랬다. 당이 동원한 듯한 젊은 유권자들과 종로를 찾았던 황 대표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1980년 그때”라고 표현하며 망언 논란을 일으킨 순간이었다. 이어 지난달 25일 대구 를 황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휴점 중이던 대구 시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어 ‘쇼’ 논란을 자처하기도 했다. 

   
▲ <이미지 출처=미디어몽구 유튜브 영상 캡처>

그리고 또 한 달이 지난 29일, 이번엔 자신이 생성한 ‘가짜뉴스’를 자진 삭제했다 복원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을 벌였다. 전날(28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징비록2020을 만들겠습니다”는 제목의 글이 문제였다. 

“교회 내 감염발생 거의 없다”는 황교안, 수정은 왜 했나 

“정부의 대구봉쇄 조치가 무안할 정도로 대구시민들 스스로 자발적 격리운동을 하였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방침이 무색할 정도로 시민들이 스스로 모임활동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종교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 기독교 등 모든 종교 신도들이 이 선의의 시민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교계가 전혀 협조하지 않은 것처럼, 마치 교회에 집단감염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신천지 여론을 악용해 종교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입니다. 문제는 신천지입니다. 신천지와 교회는 다릅니다. 교회 내에서 감염이 발생된 사실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여전히 ‘우한 코로나’란 표현을 고수 중이 황 대표의 이 글을 두고 29일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가짜정보를 사실인 양 썼다”며 “혐오와 미움, 분노를 뿌리로 한 황 대표의 악의적 정치 선동은 대한민국은 물론 황 대표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본문 그대로, 마치 정부가 대구를 봉쇄한 것 같은 단정적인 표현도 그렇거니와 “교회 내에서 감염이 발생된 사실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란 주장은 각각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호도하거나 사실을 왜곡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선 정부는 대구를 봉쇄한 적이 없다. 또 최근 대형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비판이 나오자, 황 대표는 “교회 내에서 감염이 발생한 사실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란 문구를 삭제했다 수정했다를 총 8번이나 반복했다. 이를 두고 <연합뉴스>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황 대표가 교회에 대한 일부 비판이 과도하고 부적절하다는 기존 글의 취지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중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선의(?)에 가까운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황 대표가 올린 또 다른 글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1977년 의료보험 도입으로 본격적인 발전이 시작됐다. 이후 병원과 제약 산업이 성장해 국민들이 보편적 혜택을 입을 수 있게 됐고 이런 여건이 코로나 바이러스 극복의 토대가 되고 있다.”

황 대표가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의 말”이라며 옮긴 문장이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은 매우 혁신적인 의료보험 정책과 고용보험 정책을 통해 위기 국면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방역 체계의 기초를 박정희 대통령이 도입했으니 “문재인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자화자찬해서는 안 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한 것인데, <중앙일보>가 <문재인 정부는 운이 좋다>는 칼럼에서 주장한 논지와 일치했다. 보수야당의 수장들이 ‘조중동’의 논조나 주장을 있는 그대로 가져와 발언을 하고 논평을 하는 평소 모습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이러한 황 대표의 ‘가짜뉴스’를 넘나드는 주장은 29일에도 계속됐다. 

   
▲ 제21대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황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미래통합당보다 과거통합당? 

“정부가 의료협회, 전문가의 권고에 따라 빗장을 걸어 잠그고 방역망을 강화했었다면 우한 코로나는 확산되지 않았겠지요. 정책실패로 미친 듯이 퍼져나가는 전염병으로 정부가 우왕좌왕 할 때, 그 공포와 위기 속에서도 이를 극복해 나가자는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왔다고 하였습니다(중략).

방역 영웅이라도 된 듯 정치꾼들의 잇따른 강경발언과 정부의 뒷북 조치들이 되레 공권력을 동원한 것처럼 시민들을 압박하고 공포와 불안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민들을 편안하게 해주십시오. 억압하지 말고 협력을 이끌어내십시오.”

얼마나 애가 탈까. 전 세계가 한국의 방역체계와 정부의 코로나 19 대응을 칭찬하는 이 예상치 못한 현실을. ‘가짜뉴스’를 동원하고 국민들이 다 아는 사실을 왜곡해서라도 어떻게든 깎아내리려는 안간힘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황 대표와 보수야당이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는 듯해서, 아니 그것밖에 할 줄 몰라서. 

그 와중에 같은 날 황 대표가 삼고초려로 한 김종인 미통당 총괄선대위원장은 4.15 총선의 선거 구호로 “못살겠다 갈아보자”를 다시 쓰자고 제안했다. 이제 박정희도 모자라 이승만 정권의 선거 구호를 끌고 나온 것이다. 현재를 직시하지 못한 채, 과거로, 자꾸 과거로 퇴행하는 황 대표와 미래통합당. 선거 운동보다 우선 당명을 과거통합당으로 바꾸는 게 먼저 아닐까.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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