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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기자 “코로나는 잡히지만, 경제위기는 이제 시작”.. 해법은?

기사승인 2020.03.28  14: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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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476] 김원장 KBS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경제가 휘청거린다. 미국 다우지수는 1/3 정도 급락했고 코스닥도 반토막 났다. 그래서 각국은 추가 경정 예산을 많게는 1,000조 씩 편성해서 경제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17일 11.7조원를 추경으로 책정했다.

현재 경제 위기에 대한 조언을 듣고자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KBS 경제 전문기자로 <사사건건>의 진행자이기도 한 김원장 기자를 만났다. 다음은 김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김원장 기자 <사진=KBS 제공>

‘코로나19’ 전세계 강타.. “경제 위기 이제 시작”

-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는데 현재 경제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의심의 여지없이 100년 만에 위기가 온 거 같아요. 1929년에 미국의 대공황이 제일 큰 위기였지만 그 당시 10월 24일 25일 이틀간 주가가 합쳐서 23~4%밖에 안 떨어졌어요. 지금 미국이나 선진국들의 주가가 다우지수는 1/3 정도가 급락했고 우리 코스닥은 절반 가까이 떨어졌어요. 그야말로 미증유의 상황으로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 올 건데. 바이러스는 우리가 잡아가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나 경제위기는 이제 시작될 거라고 봐요.”

- 이제 시작이라고요?

“왜냐면 이전 경제위기 때는 먼저, 외환시장이나 경상수지 같은 문제로 큰 출렁거림이 오다가 툭툭 기업이 무너지고 고용이 줄고 하면서 우리 같은 국민들이 힘들어지는 상황이었는데요. 지금 이 상황은 국민들이 먼저 힘들어지고 그래서 수요 부분이 흔들리고 공급할 자재가 공급이 안 되고 지금 베트남에 삼성전자 엔지니어 180명이 긴급하게 들어갔다는 거 아니에요. 모듈을 고쳐야 되는데 그거 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런 식으로 각 나라의 교류가 끊긴다는 말은 공급 측면에서 충격이 오고, 사람이 안 움직이니까 물건을 살 수가 없잖아요. 수요와 공급 측면에 그야말로 양대 충격이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충격이 올 거 같아요.”

-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는 지금은 전시상황으로 IMF보다 더 심각하다고 해요.

“제가 경제학자도 아니고 여러 수치 몇 개 조합해서 IMF보다 더 심각하다거나 더 낮다 할 수는 없죠. 하지만 IMF 위기라는 건 한국이라는 공장이 그동안 고성장 해온 달리기 속도를 못 이겨서 넘어져 버린 거예요.

지금은 한국이 위험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게 아니고 다 같이 힘들잖아요. 마치 영화 같은 상황이에요. 시장경제라는 건 모든 사람이 만나야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이 희한한 바이러스는 사람들보고 만나지 말라고 해요. 가지 말래요. 모이지 말래요. 심지어 지금 뉴욕주는 출퇴근도 하지 마라거든요. 경제가 멈춰서는 거죠. IMF는 국지적인 상황이었다면 정말 지금은 지구 경제 전반에 걸쳐서 일어나는 거대한 파도라고 생각해요.”

- 그럼 지금 상황에서 가장 문제는 뭔가요?

“제가 볼 때는 어디서 문제다 이게 아니고, 예를 들어 프로야구는 언젠가 개막하겠죠. 관중 어떻게 할 거예요? 프로야구에 달린 수많은 일자리들, 관중 없이 할 거예요? 거시경제로 들어가서 그렇게 되면 안 되겠지만 어느 날 기자들 보고 있는 연합뉴스에 ‘○○ 건설 1차부도’라고 1보라고 뜨면 시작되는 거예요.”

- IMF가 그렇게 시작된 거 아닌가요?

“기아, 한보가 그렇게 됐죠. 그렇게 되면 지금도 회사채시장이 경색돼서 오늘 정부가 말한 100조 원 기업구호 기금 중에 20조 원 정도를 채권 안정 펀드 만든다고 하고 기업어음이나 CP 이런 것도 수십조 원 정부가 은행권에서 지금 마련하고 재정 보강해서 만들 것 같은데 막을 수 있을까요?

은행은 모든 장사꾼 중에 가장 보수적인 집단이에요. A라는 기업이 많이 흔들리잖아요. 그럼 내가 돈 빌려준 B라는 기업을 쳐다봐요. B라는 기업이 조금 불안하잖아요. 그러면 채권 연장을 안 해주죠. 넘어가죠. 문제는 C라는 기업이 튼튼한 기업인데 C 기업에 늘 5년 만기 채권을 연장해 줬어요. 5년 빌려주고 갚으면 또 갖고 또 빌려주죠. 5년 동안 열심히 해서 그 빚 갚고 다시 5년짜리 채권 발행하는데 인수 안 해 줘요. 멀쩡한 기업이 넘어가요.”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제공=뉴시스>

독일처럼 재정 추가 투입해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해야…

- 문제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런다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처음에 자영업인과 소상공인이 힘들고 중소기업 힘들다고 했는데 유럽에서 대기업이 무너질 것에 대비한 재정을 쌓는다는 이야기가 며칠 전에 나왔을 때 큰 회사들도 거대 그룹들도 넘어질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게 돼서는 안 되지만요. 트럼프 대통령이 2조 달러 2천5백조 재정보강을 하잖아요. 우리가 1년 재정이 520조인데요,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경제가 12배 큰 나라예요. 근데 1,500조 정도 재정보강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 이번에 11조 했잖아요.

독일이 GDP 대비해서 4.3% 재정을 추가로 도입하겠단 말은 독일의 재정건전성이 GDP 대비 부채 비율이 4.3% 더 높아진다는 소리예요. 우리가 GDP 대비에서 부채 비율이 40% 넘기를 못 넘기네 가지고 지난해 그렇게 논란을 폈는데 독일은 이만큼의 재정을 추가 투입해서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거잖아요.”

- 거기는 잘 사는 나라고 우리는 못 살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거긴 큰 나라고 재정이 튼튼한 나라고 우린 아니라는 거잖아요. 꼭 그렇지가 않아요. 우리 국민들이 잘못 알고 계시는 거예요. 우리 경제와 커요. 영국이 우리나라 경제의 몇 배나 될 것 같아요?”

- 5배 정도 아닐까요?

“보통 그렇게 생각하죠. 우리 GDP가 1조 7천억 달러고 영국은 2조 8천억 달러예요. 프랑스가 2조 7천억 달러고요. 두 배도 안 돼요. 우리는 우리 경제를 작게 생각해요. 우리가 스페인, 호주, 캐나다 등의 나라보다 훨씬 경제가 큰 나라예요. 그런데 재정 보강이 쉽지 않아요. 재정 건전성 때문에요. 근데 다행히 지난 며칠 동안 이제 진영과 여야를 떠나서 황교안 대표까지도 40조 원 추경하자고 하니까 이제 정치권이 위기를 좀 인식하고 있는 거 같아요.”

- 그러나 한편에서는 그거 다 빚 아니냐며 빚내면 나중에 미래세대가 갚아야 한다고 하는데.

“나라가 재정을 더 쓰면 올해 우리가 520조 예산인데, 10조나 100조 더 쓰겠다면 대게 국채발행으로 돈을 꿔와 쓰는 거니까 당연히 후손들이 갚아야죠. 그런데 우리가 부채비율이 GDP 대비 40%고 독일이 조금 건전하지만 거의 100%에 육박하고 미국은 100% 넘고 선진국들 영국, 프랑스 다 넘고 이탈리아는 훨씬 넘어요. 일본은 220%죠. 그러면 선진국은 왜 적자재정을 할까요? 답이 있어서? 선진국들은 후손들이 안 갚아요? 선진국들은 내일 걱정 안 해서? 답이 없지만, 방법이 없으니까 미래를 빚을 끌어다가 지금의 경제를 살리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만 답을 찾으래요. 후손들이 갚을 건데 왜 재정을 쓰냐고 해요.

두 번째는 갚는데 누구에게 갚을 거냐는 거죠. 우리가 국채발행을 하면 채권을 인수하는 사람 다시 말해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누구냐면 일본은 97%가 일본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일본이 망할 거라는 말 안 하는 거예요. 10년 20년 30년 만기가 됐을 때 일본 정부가 갚아야 할 대상은 일본 기업들이에요. 우리는 몇 퍼센트 거 같아요? 87%가 국내기업이에요. 우리 기업들이 그렇게 커진 거예요.”

- 여당 소속 지자체장을 중심으로 재난 기본소득을 주장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전기요금이나 수도 요금의 감면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어떤 게 경제에 효율적이라고 보세요?

“뭐가 맞았다거나 틀렸다를 떠나서 기본소득이라는 건 사실 지금 지급하기 어렵고 지금 오늘 이재명 시장이 10만 원씩 해서 1300만 명에게 1조 3천억을 풀겠다는 건데 그러면 4인 가구면 40만 원씩 받는 거예요. 그게 기본소득은 아니에요. 기본소득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어요. 하나는 조건 없이 다 줘야 하는데 경기도민이면 갓 태어난 아기도 10만 원 주니까 이건 맞죠. 근데 정기적으로 줘야 해요. 한번 주는 건 기본소득 아니에요. 다만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정리하면 좋겠어요.

그다음에 이제 긴급 지원금 이런 재정을 어디에 어떻게 줄 것이냐의 문제인데 오늘 대통령이 마침 언급을 했어요. 4대 보험 같은 거 감면이나 유예로 밀어주자고 했어요. 당장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작은 중소기업이면 내 월급에서 건강보험 국민연금 절반 내고 기업이 절반 내주잖아요. 그럼 기업도 절반 안 내니까 좀 살고 나도 내 월급에서 절반 안 떼가니까 살고요. 다음에 갚더라도요. 그럼 아주 효과적이에요. 수도 요금 전기요금 이런 것도요. 그렇다고 한전이 부도날 거 아니잖아요. 한전 힘들면 은행이 대출해주고요. 그렇게 해서 차입금 받아서 전기요금 수도요금도 좀 당장 안 낼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너무 힘드니까요.”

   
▲ 지난 24일 오전 대구 중구 대신지하상가에 손님이 없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낭떠러지 선 소상공인‧자영업자에 ‘핀셋’ 지원 시급

- 어떤 게 더 경제 회복하는 데에는 도움 된다고 보세요?

“위기에 빠진 사람들한테 100만 원 준다고 상황이 극복되겠어요. 최소 1,000~2,000만 원 줘야죠. 그러려면 정말 핀셋처럼 어려운 사람들에게 급하게 제가 볼 때는 1,000~2,000만 원씩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주 위기에 빠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요. 문제는 이걸 추려내는 게 쉽지가 않아요. 엄청 오래 걸리고 공정하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선진국은 다 준 다음에 부자들에게 세금 더 걷어요. 우리 이제 안 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여러 논쟁이 오가고 있는데 다음 달 못 버틴다고 당장 낭떠러지 앞에서 선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디테일하게 잘 잡아내고 더 중요한 건 빨리해야죠. 안 그럼, 사람들 죽어요.”

- 많이 이야기 나오는 게 그렇게 함부로 돈 주면 의미 있게 쓰는 게 아니라 술 마시는 등 허투루 쓴다는 건데.

“답할 필요도 없는 질문이에요. 우리 주변의 어려운 친구들이 정부에서 50만 원 100만 원 나왔는데 소주 마시는 사람 있겠죠. 여자친구랑 영화도 보러 갈 수도 있고요. 책도 사고 미용실도 가고.. 다 우리 경제예요.”

- 설령 그 돈으로 소주 사 마신다고 해도 소비가 되니 경제에 도움 되는 거 아닌가요?

“바로 그거예요. 내가 50만 원 받아서 호프집 가서 친구들하고 오랜만에 맥주 마셔요. 미용실도 가고 운동화도 사요. 그러면 이 돈을 버는 사람들이 생기고 이분들도 이 돈을 전부 소비할 거 아니에요. 그게 통화승수예요. 경제는 이렇게 살아나는 거예요. 어르신들이 ‘그 돈 받으면 서민들이 자기 주머니 속에 넣어 놓고 안 나온다’고 하시는데 안 그래요. 서민들 그럴 형편 이 안 돼요. 형편이 어려워서 돈 받으면 바로 써요.

반면에 넉넉한 사람들은 은행에 넣잖아요. 이렇게 경기가 안 좋은데 지난 1월에 요구불예금이 몇십조씩 늘었어요. 요구불예금이 뭐냐면 내가 필요할 때 아무 때나 찾아 줄 수 있는 예금이고 이걸 부동자금이라 해요. 대표적으로요. 무슨 말이냐면 투자되지 않은 돈이에요. 정상적으로 시장에 발행했지만, 곳간을 잠겨버리는 돈이에요. 조선 시대 ‘전황’처럼요. 우리 경제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거예요. 그럼 그 사람들은 왜 몇십조나 은행에 넣었을까요? 1. 써도 써도 남아서 2. 투자할 곳을 못 찾아서 그래요. 이 돈 어디로 가냐면 아무 데도 안 가다가 어디다 쓰냐면 부동산 자금처럼 투기적 자본에 써요. 우리 경제에 도움 거의 안 돼요.”

선진국 vs 한국, ‘포퓰리즘’ 이중잣대

- 자주 나오는 것 중 하나가 포퓰리즘이라는 건데 뭐라고 답하겠어요?

“왜 선진국은 포퓰리즘이라고 지적 안 하고 우리나라만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해요?”

- 선진국은 포퓰리즘이라고 지적 안 하나요?

“네이버에 나라별 GDP 쳐봐요. 전세계에서 10번째로 잘 사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써져 있어요. 그러면 그 위에 9개 나라를 봐 봐요.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 중에서 한 군데라도 우리보다 재정을 덜 푸는 나라 있으면 저한테 알려 주세요. 제가 커피 한잔 살게요. 없어요. 그다음에 우리보다 재정자립도가 좋은 나라 있나 찾아보세요. 없어요. 태극기집회 나가면 간혹 어르신들 이스라엘 국기 가지고 나오죠? 이스라엘 GDP 대비 부채비율이 80% 육박해요 우리 두 배 가까이 안 좋아요. 왜 좌파 국가라고 안 해요? 이스라엘은 왜 최빈국 베네수엘라처럼 될 거라고 안 해요? 왜 우리에게만 그래요? 이상하잖아요. 우리보다 재정자립도가 두 배는 나빠요. 이스라엘 국기 드는 어르신에게 여쭤보고 싶어요. 돈을 펑펑 쓰니까 좌파 국가네요.”

   
▲ <사진제공=뉴시스>

- 야당에서는 경제 살리려면 주 52시간제 폐지와 최저임금 인하를 얘기하는데.

“기승전 이건데 저는 최저임금 올리는 속도가 높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속도를 2년이나 늦췄잖아요. 그래서 지금 최저임금 인상된 비율을 보면 박근혜 정부 때 최저임금 올리는 것과 똑같아지거나 더 낮아졌어요. 정책이란 해보고 이게 아니다 싶으면 되돌리는 거예요. 52시간제 저는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부분에서 반대하시잖아요. 그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 기자 생활 절반은 주6일제 했거든요. 그 당시 토요일 쉬면 나라 망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잘 정착됐잖아요. 지금 다시 우리 국민이 그래서 ‘잘해 봅시다. 자 이제 다음 주부터는 6일 근무입니다’ 하면 선진국 돼요?

세계에서 가장 애를 안 낳는 나라예요. 합계출산율이 당연 1등이에요. 인구 100만 명 당 자살률도 OECD 국가 중 1등이에요. 희한하죠. 처음과 끝이 다 1등이에요. 가장 안 낳고 가장 많이 죽는 나라예요. 제가 이렇게 비교해 볼게요. 마을에 집이 200여 개 있어요. 그런데 한국이란 집이 똑똑해요. 돈도 잘 벌고 공부도 잘하고 똑똑해요. 못하는 게 없어요. 근데 이 집의 특징이 자꾸 애가 죽어요. 자살하는 거예요. 또 하나 애를 가장 낳지 않아요. 이 집이 괜찮은 거예요? 이 집이 잘 가는 거냐고요?”

- 아니요.

“그럼 뭘 고쳐야겠죠? 일하는 시간을 줄여보고 아니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급여를 더 줘야 할지 시도를 해야겠죠? 하지 말래요. 그러면 대안을 제시해야죠. ‘이건 아닌 거 같다. 최저임금 올리는 건 아니고 주52시간제 너무 빠른 거 같아요.’라면 뭐를 할 수 있어요? 물어보면 감세 하자고 해요. 부자들 세금 깎아주는 거요. 이거로 될까요?”

- 부자들이 이익 봐도 가난한 사람만큼 소비 안 할 거 아닌가요?

“그게 케인즈 진영의 주장이에요. 통화주의자들은 그거 안 믿어요. 복잡한데 그냥 제가 간단하게 여쭤볼게요. 경제학 이론을 떠나 어려운 사람들 도와줘야 할 때 아니에요? 부자들은 조금 더 내놓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제가 제일 잘 쓰는 통계 하나 드릴게요. 지난해 기준으로 시중 18개 은행에서 개인 예금이 623조예요. 우리나라 1년 재정이 520조인데 개인이 은행에 넣어놓는 돈이 623조. 많은 거 아니에요.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서 이 정도 당연한 거고 자랑스러운 거예요.

그런데 재밌는 건 이 중 1%는 얼마 갖고 있는지 알아요? 지난해 기준으로 623조 중의 283조를 1%가 갖고 있어요. 이 283조를 가진 분들에게 소득세 1%만 더 내고 법인세 1%만 더 내라면 이분들이 시장경제 참여 의지가 꺾여서 C일보 주장처럼 미국으로 이민 갈까요? 거기까지 해요. 길게 이야기할 것도 없어요. 저는 우리가 조금 더 나눠도 될 거 같아요.”

장차관급 공무원들의 월급 반납보다 더 중요한 것…

-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장 차관급 공무원들이 급여 30%를 4개월간 반납하기로 했고 국회의원도 세비를 일정 부분 반납하는 거 같아요. 근데 급여 반납하기보다 소비를 하는 게 경제에 도움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좋은 의지고 선한 의지인 건 알겠어요. 그런데 그 밑의 공무원 때까지는 안 했으면 좋겠어요. 저라면 나가서 우리 동네에서 어려운 가게 가서 ‘제가 미리 결제 할게요’ 하겠어요. 어려운 된장찌개 집 가서 20만 원 선결제하고 영수증 받아서 ‘우리 가족이 다음에 와서 쓸게요’ 하고, 동네 어려운 신발 가게 가서 ‘우리 가족이 2년 동안 신을 운동화 가격을 제가 50만 원 먼저 드릴게요’라고 하겠어요. 월급 덜 받지 말고 그게 훨씬 나을 것 같아요.”

   
▲ <이미지 출처=KBS 사사건건 유튜브 영상 캡처>

- 앞으로 전망이 가능하세요?

“전망할 만큼 경제를 잘 알지 못해요. 제가 25년 경제 기자 생활하면서 느낀 게 하나 있어요. 부자들은 자기가 얼마나 부자인지 잘 드러내지 않아요. 드러낸다 해도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아요. 반대로 가난한 사람들이 ‘내가 정말 지금 죽을 거 같아요’라는 것도 드러내지 않아요. 드러내도 그 외침이 들리지도 않아요. 이렇게 위기가 닥치잖아요. 그럼 어려운 사람들은 낭떠러지에 서 있다가 어느 날 조용히 사라져요. 곧 그렇게 될 거예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은 시장경제는 부자들의 부를 보장해 줘서 발전한 게 아니에요. 그 부를 고루 나누는 법을 발명했기 때문에 발전한 거예요. 정말 시장경제를 발전시키고 싶다면 부를 어떻게 나눌지를 이야기해야 그게 보수예요. 부자들의 부를 지켜주려고 생각하면 그건 보수가 아닌데 우린 그게 보수처럼 돼 있어요. 미국의 보수들 그렇지 않아요. 아시겠죠?”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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