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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아카데미? 조선일보 지금 제정신인가

기사승인 2020.03.26  11: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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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코로나19 때문에 고통받는 시민들은 이 기사에 어떤 평가를 내릴까

“코로나 바이러스 아카데미 시상식을 연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25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기사 첫 문장입니다. 제목이 <코로나 아카데미상 있다면, 최우수 작품은 진단키트>입니다. 의사 출신 기자가 썼다는 걸 강조한 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중간 점검 차원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코로나 감염 사태를 갖고 무엇을 잘 하고 어느 것을 못 했는지 짚어보는 가상의 ‘코로나 바이러스 아카데미’ 시상식을 열어 봤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코로나 아카데미? 

조선일보에게 지금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코로나19’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아카데미라니. 어제(25일) 저는 고발뉴스에서 서울경제 기사를 비판했는데 조선일보 이 기사는 한 단계 더 나갔습니다. ‘선을 넘은 기사’라는 얘기입니다. 

서울경제는 ‘한달만에 역전···中 78명 vs 韓 76명’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축구 경기 스코어 비교하듯 ‘몇 대 몇’이라는 제목을 뽑았습니다. 저는 이런 식의 제목을 뽑는 게 온당한가 의문을 가졌고, 서울경제가 독자들에게 사과하고 해당 기사 제목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널리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아카데미’ 기사는 서울경제와는 차원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인가요? “중간 점검 차원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코로나 감염 사태를 갖고” 아카데미 시상식을 연다구요? 

여전히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자칭 1등 신문’이라는 곳에서 아니 ‘창간 100주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조선일보가 ‘개인 블로그’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내용을 기사로 떡하니 쓰고 있습니다. ‘의사 출신’이 썼다는 걸 강조하면서 말이죠. 

제목도 제목이지만 기사 내용도 정말이지 공감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습니다. 생활치료센터에 ‘최우수 용어상’을 수상한 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 톱으로 생활치료센터를 여러 개로 나눠서, 현재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 나눠드리고 싶다.”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패러디한 문장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런 패러디’를 하고 싶습니까. 코로나19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이 안 보이나요?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올림픽마저 연기되는 ‘초유의 상황’에서 이런 기사를 쓰고 싶습니까. 

확진자를 ‘워스트 용어상’으로 선정하면서 과도한 불안을 야기한 것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용어 이전에 코로나19와 관련해 무차별적인 보도를 쏟아내며 불안을 양산한 게 누구입니까. 

조선일보를 비롯한 기성 언론입니다. “사망률 대신 치사율이라는 표현도 과도한 공포를 야기한다”고 했는데 조선일보도 지금까지 ‘확진자 몇 명, 사망 몇 명, 사망률 얼마’ 이런 식의 기사 써오지 않았나요.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송파구 코로나19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 기업 씨젠에서 연구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코로나19에 대한 과도한 불안 … 과연 누가 부추겼나 

무슨 말이냐? 코로나 아카데미 시상식 쓸 게 아니라 지금까지 자신들이 보도한 기사부터 되돌아보고 반성할 점은 없는지 성찰하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입니다. 

조선일보는 ‘워스트 각본상’에 문재인 대통령을 수여하면서 “코로나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한 것을 언급했습니다. 저는 조선일보가 결국 이 기사에서 의도한 게 ‘정부 비판’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이라는 형식을 통해 민간 의료진과 간호사들, 구급대원들의 노력은 ‘높게 평가’하면서 정부 관계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폄훼’하는 식으로 일관했기 때문입니다. 딱 한 명.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제외하고 말이죠. “한 달 넘게 질본 상황센터서 숙식 생활을 하면서 머리 손질 시간을 아끼기 위해 ‘쇼트 커트 헤어’로 등장해 시각효과상도 수상했다”는 내용까지 덧붙이면서 정 본부장에 대해선 호평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기사를 쓴 김철중 기자는 “코로나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신종 감염병 사태 대응에 대한 성공과 실패가 담겨 있다. 코로나 판데믹 피해를 막는 더 나은 연기와 작품을 기대해 본다”며 마지막 문장을 마무리 했습니다. 

저는 “사스·신종플루·메르스 대형 신종 감염병 의료 현장과 취재를 경험한 국내 최장(最長) 내지 최고(最古) 의학전문기자”가 이런 기사를 썼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객관적’ 판단과 코로나 사변을 몸소 겪고 있는 시민들의 일반적 여론을 수상 기준으로 삼았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이 기사를 읽는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 것 같습니까. 마지막으로 조선일보를 비롯한 기성 언론은 ‘어떤 상’을 수상할 것 같습니까.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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