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뭘 도와줄까 물어야 할 상황 아닌가…정치인들 없어졌으면 생각까지”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벌어진 정치적 공방에 대해 분노했다.
이 교수는 27일 KBS 1TV ‘사사건건’에서 “정치인들이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갑윤 미래통합당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중국인 입국금지’ 문제를 놓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설전을 벌였다. 정 의원이 “애초부터 막았어야 한다”며 책임을 추궁하자 박 장관이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었다”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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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
해당 영상을 본 이재갑 교수는 “막냐 마냐 문제를 떠나 대책을 논의하러 모인 장소에서 저렇게 굳이 공방을 벌일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공방을 벌일 시간에 대책을 더 강구하고 어떤 식으로 우리가 도와주면 되겠냐고 복지부 장관에게 물어봐야 되는 상황 아닌가”라고 초당적 협력이 시급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감염병 전문가고 지금 확진 환자를 보는 의사 입장에서 정치인들이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저렇게 방해만 하고 국회의원 하면서 굳이 우리나라 사람들끼리 괴롭게 하고 방역하는 사람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이 교수는 “복지부 장관이 계속 다니면서 여기저기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불러대고 저렇게 화만 내고 있으면 일이 어떻게 돌아갈까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박능후 장관이 흥분해서 중간 설명을 생략하며 말실수를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31번째 신천지 환자 이후 중국에서 들어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 사실인가’라고 물었고 이 교수는 “사실이 맞다”고 답했다.
관련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4일 정레브리핑에서 “해외 유입 사례가 31번째 환자 이후 확정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그러나 박 장관이 말씀을 좀 잘못하신 것이 맞다”며 “아무리 흥분해도 저렇게 말하면 한국인이 잘못해서 한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초기 상황에서) 만약 중국발 입국을 잘못 막았다가 한국인들까지 막아버리는 상황이 되면 중국에서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측면이 있기에 결정을 못했던 것이 분명히 있었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그런 부분에 대한 설명 없이 갑자기 흥분해 대답하니까 우리가 뭔가 대란을 만든 것 같은 느낌을 줬다”며 “말실수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상당수 언론이 박 장관의 발언에 초점을 맞췄지만 정갑윤 의원이 우리 공무원들에게 “숙주”라는 표현을 쓴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진행자는 “정 의원이 장관과 ‘그 밑에 있는 여러분들’에게 숙주라는 표현을 썼다”며 “방역당국에 있는 분들에게 이런 표현을 쓰는 게 맞는지”라고 물었다. 그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의 정은경 본부장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공방을 봤다고 했다(☞ ‘박능후 발언’ 질문에 초기유입 사례 팩트체크하는 정은경).
이에 이 교수는 “지금 책임을 논할 시간도 없는 상황인데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자체가 방역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민들 위해서 잠도 못자고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는데 왜 저러고 있는지 답답해서 말을 못하겠다”고 개탄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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