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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어이없는 ‘코로나19’ 보도

기사승인 2020.02.26  08: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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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조선일보 북한 ‘코로나 보도’에 등장한 익명의 소식통

<시진핑은 벗었는데.. 마스크 못 벗는 문 대통령> 

어제(25일) 한국일보가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기사 첫 문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답답한 마스크 행보를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입니다. 

한국일보 기사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중국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시진핑 주석이 마스크를 벗고 있다는 것이고, 한국은 확산 추세를 보이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일보 기사의 마지막 문장은 “두 정상 중 누가 먼저 마스크를 벗고 환하게 웃을 수 있을지 양국 국민과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로 끝납니다. 

   
▲ <이미지 출처=한국일보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 확산 추세 속에서 정말 필요한 보도를 하고 있나 

저는 두 가지가 문제라고 봅니다. 첫 번째는 기사 제목이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겁니다. 

<시진핑은 벗었는데.. 마스크 못 벗는 문 대통령>이라는 제목에서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저는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 확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벗고 대책을 주도하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봅니다. 굳이 제목을 이렇게 뽑았어야 했을까 – 제가 한국일보 기사에 대해 의문을 가진 이유입니다. 

또 하나.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시민들이 많고, 우려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기사가 꼭 필요한 기사인가’ - 저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두 정상 중 누가 먼저 마스크를 벗고 환하게 웃을 수 있을지 양국 국민과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한국일보가 보기엔 ‘지금 상황’이 게임 같이 보이는지요? 두 정상 가운데 누가 웃는 게 그렇게 중요합니까.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어떻게 막고 방역대책을 세울 것인지를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저는 언론 역시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는 게 온당한 태도라고 봅니다. 그런데 한국일보 해당 기사는 ‘지금 이 시기’에 대체 무엇을 전하고자 했는지 의문입니다. 

또 다시 조선일보에 등장한 익명의 소식통 … ‘오보’에 대해 사과부터 하시라

<“지난달 국경 막은 北, 이미 8명 숨진 상태였다”> 

오늘(26일) 조선일보 8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북한에서도 지난달 중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8명이 사망했다고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이 25일 전했다”는 내용입니다. 

조선일보는 “북한 당국은 우한 코로나 환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란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에 등장한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북한에선 폐렴 증세로 죽어도 우한 코로나 때문이란 말을 못한다. 보위부(보위성)에서 코로나의 ‘코’만 언급해도 잡아갈 정도”라고 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두 명의 ‘익명의 소식통’이 북한 사정에 얼마나 정통한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선일보 이 기사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상황을 단정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제목도 ‘인용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지난달 국경 막은 北, 이미 8명 숨진 상태였다”>로 뽑았습니다. 

‘이미 8명이 숨진 상태’라는 ‘상황’은 정확히 팩트체크가 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일 뿐인데 조선일보는 이를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더구나 해당 기사를 쓴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가 <“김영철은 노역刑, 김혁철은 총살”>(2019년 5월31일 조선일보 1면)을 쓴 기자라는 점도 눈여겨보게 됩니다. 당시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하노이 협상 결렬로 충격받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부 동요와 불만을 돌리기 위해 대대적 숙청을 진행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고 했지만 이 보도는 사실상 오보로 판명이 난 상황입니다.  

참고로 재난보도준칙에는 “재난이나 대형사건 등을 보도할 때 상황과 상관없는 흥미위주의 보도를 지양하고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시민들에게 마스크 지급하면 낭비고 ‘조선일보 독자’에게 주는 건 괜찮나 

사실 이 같은 ‘문제 기사’는 한 두 개가 아닙니다. 어제(25일) 조선일보 14면에 실린 <마스크 사려고 난리인데… 정부는 마구 뿌리고 있었다> 기사도 문제투성이 기사입니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국내서 하루 1200만장 생산이 되는데 정부·지자체가 가장 많이 가져가고 있고, 의료진·복지관에 배포한다더니 주민센터 등에 뭉텅이로 놔두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조선일보 기사가 정말 폭력적이고 위험한 건 “정말 마스크가 필요한 ‘수요자’ 아닌 곳에 낭비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 마스크를 가져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시민들인데 ‘시민들’은 마스크가 필요한 수요자가 아닌가요?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해당 지면(14면)에서 <本紙 구독료 자동이체 하세요, 마스크세트를 드립니다>라는 ‘공지’를 전합니다. 시민들에게 마스크 지급하면 낭비고 ‘조선일보 독자’에게 주는 건 괜찮다는 건가요? 

정말이지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어이없는 ‘코로나19’ 보도를 보며 부끄러움을 넘어 분노심마저 듭니다. 언론들 제발 정신 차립시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25일자 14면>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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