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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조선일보 지면엔 여전히 ‘우한 폐렴’

기사승인 2020.02.13  13: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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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우한 폐렴’ ‘우한 코로나’ 등이 혼재돼 있는 조선일보

“정부가 12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전날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번 감염증의 공식 명칭을 ‘COVID-19’로 결정했지만, 이미 국민들에게 ‘코로나’라는 이름이 익숙하다는 판단에서다.” 

오늘(13일) 한겨레 5면에 실린 기사 <정부는 ‘코비드-19’ 대신 왜 ‘코로나19’로 정했을까> 가운데 일부입니다. 정부가 ‘코로나19’로 공식 명칭을 정하면서 오늘(13일) 많은 언론이 이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감염병 명칭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이렇게 반문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충분한 답이 될지 모르겠지만 세계보건기구가 나름 ‘답변’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늘 한겨레도 보도한 내용인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 <이미지 출처=한겨레신문 홈페이지 캡처>

WHO “낙인을 찍을 수 있는 별칭을 쓰는 걸 막기 위해 공식 이름 중요”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세계보건기구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리적 위치, 동물, 개인이나 집단을 지칭하지 않는 이름을 찾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확하거나 낙인을 찍을 수 있는 별칭을 쓰는 걸 막기 위해 (공식)이름을 짓는 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순천향대 교수(감염내과)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뇌염이 정작 일본에선 많이 발생하지 않는데, 일본에서만 주로 관찰되는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감염병 이름에 특정 지역 등을 피하는 것은 ‘정치적 올바름’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13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 중에서 여전히 기사와 제목에 ‘우한 폐렴’을 사용하는 언론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입니다. 

조선일보는 ‘부정확하거나 낙인을 찍을 수 있는 별칭을 쓰는 걸 막기 위해 (공식)이름을 짓는 건 중요하다’는 세계보건기구 방침이나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꿔 부르기로 한 정부 방침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 지면을 보면 ‘니들이 뭔데 우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냐’는 일종의 반발 기류마저 읽힙니다.  

일단 2면 그래픽 제목이 <[우한 폐렴 현황] 2020년 2월 12일자>입니다. 29면 독자마당 제목도 <우한 폐렴 피해 자영업자 대책 필요 외>입니다. 그리고 지면 여기저기서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우한 코로나 감염증’ 등 통합되지 않은 명칭들이 등장합니다. ‘우한 폐렴 확산’이라는 소제목도 보입니다. 기사 몇 개를 대략 한번 볼까요.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경기도 양주에 있는 한 마스크 제조업체는 우한 코로나 감염증 확산이 진정될 때까지 매달 마스크 5만 개를 양주시에 기부하겠다고 나섰다” (조선일보 2면 <“취약계층에 마스크를”… 줄잇는 마스크 기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보건용 마스크가 시중에서 품귀 현상을 빚는 가운데 12일 국내 마스크 생산 공장 한 곳이 가동을 멈췄다.” (조선일보 2면 <중국산 필터 동났다, 국내 마스크 공장 멈추기 시작>) 

우한 코로나 감염증 국내 3번 확진자(54·한국인 남성)가 격리 치료 17일 만인 12일 퇴원했다.” (조선일보 10면 <퇴원한 3번 확진자 “사흘 정도 앓아… 센 독감 느낌”>) 

“정부가 중국 우한에 보낸 3차 전세기로 12일 국내에 들어온 교민과 중국인 가족 147명 중 5명이 발열 등 우한 코로나(우한 코로나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였다.” (조선일보 10면 <3차 전세기로 입국한 147명 중 5명이 의심 증상>) 

‘우한 폐렴’ ‘우한 코로나’ ‘신종 코로나’ 등이 혼재돼 있는 조선일보 

특이한 건, 조선일보가 오늘(13일) 10면에서 <WHO 공식 명칭은 ‘코비드-19’… 정부는 ‘코로나 19’로 부르기로> 했다는 기사를 배치했다는 점입니다. 왜 그런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는지도 기사에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코비드-19’나 ‘코로나19’라는 명칭은 지면에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건 의도적인 거라고 봅니다. 물론 이 자체가 잘못됐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와 정부의 방침마저 ‘부정’하면서 자신들만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으면 그렇게 하기로 한 이유와 방침에 대해 독자들에게 설명은 하는 게 온당한 태도인 것 같습니다. 일단 조선일보 지면에서 명칭과 관련해 ‘통일’은 좀 하면서 말이죠. 

최소한 한 기사에서는 명칭을 하나로 통일했으면 좋겠는데 이마저도 조선일보는 제대로 지키지 않습니다. 조선일보는 14면에 <“중국서 7만명 온다” 기숙사 현관 폐쇄하고 열카메라 설치>라는 기사를 실었는데 명칭이 뒤죽박죽입니다. 

“경희대는 ‘우한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달 말 입국할 예정인 중국인 유학생들을 최장 잠복기로 알려진 2주간 격리 조치할 계획이다 … 우한 폐렴에 대한 확산 우려로 이 중국 학생들을 기숙사에 격리 수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격리 공간이 없어 고민이다.” 

문재인 정부에 ‘적대적인’ 중앙·동아일보도 ‘신종 코로나’라는 명칭을 쓰는데 유독 조선일보는 ‘우한 폐렴’ ‘우한 코로나’ ‘신종 코로나’ 등의 명칭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오늘(13일) 다른 주요일간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정부 공식 명칭인 ‘코로나19’를 병행 표기했습니다.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3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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