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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검사야?” 임은정 검사에 무례 쏟아낸 진중권

기사승인 2020.01.28  08: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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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 짐작케 하는 페북 글 “지방대 총장 잡는데 국회의원 7~8명 달라붙어”

“검찰의 오랜 침묵을 깬 그의 신념이, 제도권 언론이 숨죽이던 시절 저항언론 운동을 이끌며 ‘참다운 말의 회복’을 추구했던 송건호 선생의 언론 정신과 부합하다고 판단했다. 이 시대 성숙한 시민의식에 비추어 볼 때, 수상자와 같은 검사의 존재는 이례적이기보다는 오히려 그 출현은 늦었고 그 수는 부족하다고 본다. 수상자가 비록 언론인은 아니지만 그의 정신은 언론이 지향하는 바다.” 

지난달 9일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가  제18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울산지방검찰청 임은정 부장검사를 선정하며 밝힌 선정 이유다. 현직 검사의 언론상 수상은 극히 이례적이다. 역대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제1공영방송 기자를 비롯해 MBC <PD수첩>,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손석희 JTBC 사장 등이다. 같은 달 18일 임 부장검사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검찰개혁이 시대의 화두입니다. 언론개혁이 안 되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 검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피디수첩>이 무죄인 것 알면서도 법정에 세워서 입을 틀어막으려고 했고, 고 이용마 기자님 같은 경우도 구속영장을 검찰에서 청구했지 않습니까. 

현직 검사인 제게 이 상을 주는 이유는 이런 문제에 있어 더 분발해서 검찰 내부에서 열심히 싸워 보라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12월 18일 <한겨레>, <‘송건호언론상’ 임은정 “검찰 내부서 열심히 싸울 것”> 중에서)

   
▲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사진제공=뉴시스>

혹시나 임 부장검사가 “신문, 방송, 통신 등 각 분야에서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 사회에 대한 공헌을 했거나 언론 민주화에 기여하여 고(故) 청암 송건호 선생의 언론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판단되는 개인 또는 단체에 주는” 송건호언론상 수상을 두고 뒤늦게 임 부장검사의 직업을 혼동하기라도 한 것일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임 부장검사를 향해 “너도 검사야?”라고 물었다.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다. “참다못해 한 마디 합니다”라던 진 전 교수는 도대체 무엇을 참지 못한 걸까. 

임은정 향한 진중권의 무례 

“검사의 임무는 비리를 저지른 놈들 잡아넣는 데에 있습니다. 그거 하라고 세금에서 봉급 주는 겁니다. 본인이 억울하다 생각하는 건은 그 건이고... 그와 별도로 지금 유재수의 비리 덮어주려 했던 잡것들을, 범죄 피의자인 이광철과 최강욱, 그리고 그들의 꼭둑각시 추미애가 아예 조사도, 기소도 못하게 하고 있어요.

그런데 당신의 입질은 엉뚱한 데를 향하네요. 그건 영전하시는 정당한 방식이 아닙니다. 자, 이 사안에 대해서도 발언해 주세요. 심재철, 이성윤. 검사들이 저래도 되는 겁니까? 의견을 말해 주세요. 그리고 내가 당신에게도 묻습니다. ‘너도 검사야?’”

   
▲ <이미지 출처=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렇듯 진 전 교수는 글 말미 반말 투로 “너도 검사야?”라고 적었다. 딴에는 패러디라는 듯, 큰 따옴표까지 붙였다. 지난 18일 대검 중간 간부의 상갓집에서 심재철 신임 반부패강력부장에게 “당신이 검사냐”, “조국이 왜 무혐의인지 설명해보라”며 질렀다는 양석조 대전고검 검사(당시 대검찰청 선인연구관)의 ‘항명 파동’을 연상시키는 표현이었다. 

“입질”과 같은 표현에서 임 검사를 비난의 의도가 다분히 묻어난다. “당신”을 “너”라는 반말 투로 바꾼 것이나 “그거 하라고 세금에서 봉급 주는 겁니다. 본인이 억울하다 생각하는 건은 그 건이고...”라는 문장에서 임 검사에 대한 하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표현이나 ‘수준’을 떠나, 진 전 교수의 의도는 왜 ‘추미애 법무부’의 검찰개혁엔, 검찰의 ‘청와대 수사’의 피의자나 참고인들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왜 자꾸 검찰 내부고발에만 매진하느냐는 더없이 엉뚱한 볼멘소리였다. “그건 영전하시는 정당한 방식이 아닙니다”는 문장 또한 모욕에 가까운 표현이 아닐 수 없었다.  

‘세금으로 봉급 받으면서 왜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느냐’ 뜻이 담긴 문장 역시 현직 부장검사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나 다름없었다. 보다 못한 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임은정 검사의 싸움에 이런 방식으로 개입하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라며 아래와 같이 물었다. 이에 대한 진 전 교수의 답글이 가히 걸작(?)이었다. 

유시민 이사장 “별 영향 없고요, 혼자 얘기하시게 내버려 두시면 돼요”

“임 검사가 훨씬 오랫동안 검찰 내부의 문제를 제기해왔고 아직도 거기엔 무시와 왕따밖에는 받아온 것이 없는데, 거기서 현안에 대해 원하는 대답을 해달라며 검사 맞냐고 말하는 건 좀 너무하지 않나요? 진쌤이 검찰개혁의 의미를 단지 조국 디펜스로 환원해서 말한다고 불만인 사람들의 비난과 뭐가 다릅니까? 내부자로 저만큼 고생한 사람을 너무 쉽게 비난하는 것 같습니다.”

   
▲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사진제공=뉴시스, 자료사진>

본인을 ‘내부고발자’라고 밝힌 이 페이스북 사용자의 항의성 답글에 진 전 교수는 “결국 동일한 사안 아닌가요?”라며 이렇게 답했다. 풀이하자면, ‘왜 더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정권과 싸우고 있는 나와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느냐’는 뚱딴지같은 힐난이었다. 임 검사가 수년째 내부고발자로서 싸우고 있는 사건의 의미를 송두리째 비난하는 문장을 동반한. 

“검찰에서 비리를 그냥 뭉개는 것. 솔직히 경중을 따지자면 이 사안이 훨씬 더 중하구요. 그 건은 실수로 공소장 분실한 거, 처벌받기 싫어 복사본으로 때운 거 아닙니까? 원본을 사본으로 날조한 것도 아니고. 그 사건에서는 하다 못 해 검사에게 사표라도 받았죠. 

이건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사안은 뇌물비리, 감찰무마, 선거개입이에요. 혐의 자체가 달라요. 그런데 검찰에서 그냥 생으로 덮고 넘어가려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럼 이 사안에 대해서는 더 큰 목소리를 내야지요. 그 분, 워낙 정의로우신 분 아닙니까. 분실한 원본, 사본으로 때우는 비리(?)도 절대 용서 못하는 분인데...”

진 전 교수의 이 게시글엔 1천 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하지만 또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는 “역으로 여쭙고 싶은게 있는데 지금 검찰이 임은정 검사가 당했던 위법 행위들에 대해선 응당의 조치를 취하고 있나요?”라며 “성폭력 피해자에 악법 중 악법인 백지구형 지시를 양심적으로 거부 했다가 부당하게 징계당하신 분”이라고 임 검사의 과거 이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혼자서 너무나 넓은 영역을 커버해야 하다 보니, 솔직히 힘이 좀 달리긴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들의 성실함과 집요함에서 배웁니다. 조그만 지방대학 총장 하나 잡는 데에 국회의원이 무려 7~8명이 달려 붙더군요. 학력사칭을 부정한 것도 아니고, 학교에 무슨 비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설사 그런 게 있다 하더라도 가짜 표창장이 진짜가 되는 것은 아닐 터. 논리적으로 아무 가망이 없는 싸움인데도, 민주당은 정말 공격에 최선을 다하더군요.” 

   
▲ <이미지 출처=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진 전 교수는 또 다른 글에서 “7~8명의 의원이 교육부를 통해 학교의 목을 확실히 졸라대는 그 성실함과 집요함, 그리고 잔인함. 그 프로 근성이 저에게 큰 감동과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라며 민주당을 비판하기 위해 동양대와 최성해 전 총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진 전 교수가 JTBC <신년토론>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쏟아내는 배경을 짐작케 하는 글이었다. 

한편 26일 방송된 KBS <정치합시다>에 출연한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은 “진중권이라는 현상이 있잖아요”라며 “중도에 있는 사람들한테 상당한 영향을 주고 콘크리트 지지층이 아닌 상대적 지지층들이 유동층으로 빠지게 하는 효과가 상당히 있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께 출연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별다른 부연 없이 이렇게 대꾸하고 있었다.  

“별 영향 없고요. 아무도 상대를 안 해요. 혼자 얘기하시게 내버려 두시면 돼요.”

하성태 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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