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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하명수사 의혹에 ‘김태우 확성기’로 변신한 채널A <정치데스크>

기사승인 2020.01.18  1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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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번 방송 중 9번 등장…후속취재·검증 전혀 없이 그대로 확대재생산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통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불거진 이후 채널A <정치데스크>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생겼습니다. 바로 김태우 전 수사관입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는 청와대 특별감찰반과 관련된 의혹이 등장하자 김 전 수사관을 연일 소환했습니다.

10번의 방송 중 9번 등장…‘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김태우 주장으로 설명한 채널A

2019년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채널A <정치데스크>의 10일치 방송을 확인한 결과 김태우 전 수사관의 유튜브 채널 영상은 총 9번의 방송에서 15회 인용됐습니다. 김 전 수사관이 올린 영상을 한 방송에서 2회씩 인용하는 경우도 6번 등장했습니다. 이런 통계는 채널A가 김 전 수사관의 주장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 채널A <정치데스크> 김태우 유튜브 인용횟수(2019/12/2~13) ©민주언론시민연합

한편, 김 전 수사관은 지난 2019년 12월 1일부터 12일까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매일 한 개씩, 12개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는 12개의 영상 중 8개를 보여줬는데요. 채널A에서 인용한 영상은 모두 방송 하루 전 김 전 수사관 채널에 올렸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김 전 수사관이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면 대부분 바로 다음 날 채널A <정치데스크>가 이를 받아 보도한 것이죠.

   
▲ 채널A <정치데스크>(2019/12/2~13) 김태우 유튜브 영상(2019/12/1~12) 인용여부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외에도 채널A <정치데스크>는 12월 3일 방송에서 9월에 김 전 수사관이 올린 영상을 자료화면으로 보여주는 등 과거 영상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김 전 수사관의 주장으로 다루며 사실상 ‘김태우 가라사대’에 나선 것입니다.

‘김태우 가라사대’의 주범은 진행자 이용환과 채널A 정치부 김민지 기자

인용 횟수 뿐 아니라 전달 방식을 보아도 채널A <정치데스크>가 김 전 수사관의 말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12월 첫 주(2~6일)에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김태우 전 수사관의 유튜브 영상이 인용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진행자 이용환 씨와 고정출연자 김민지 정치부 기자의 발언입니다. 두 사람은 일주일 내내 김 전 수사관이 “동료 수사관의 어떤 사망 소식을 접하고 굉장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거나 “유재수 건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는 식으로 영상을 소개했습니다. 진행자와 고정출연자가 영상을 소개해주면, 영상에 등장한 김 전 수사관은 “국민이 맡긴 그 권력을 국민을 배신해서 사적으로 썼다”, “이게 권력의 사유화고 탄핵 사유가 되는 것”이라는 일방적 주장들이 이어진 것이죠.

   
▲ 채널A <정치데스크>(12/2~6)의 김태우 유튜브 소개 내용 ©민주언론시민연합

채널A <정치데스크>는 전혀 검증이 되지 않은 유튜브 채널의 일방적 주장을 후속 취재하거나 검증하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은 채 그대로 확대재생산만 한 것입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의 주요뉴스는 ‘김태우가 분노했다’

채널A <정치데스크>(12/2)는 청와대 특감반원 출신 A 수사관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꼭지의 제목을 <“죄받는다” 분노!>로 정했습니다. 이 따옴표의 주인공은 김태우 전 수사관입니다.

   
▲ A 수사관 사망 소식 전하며 김태우 전 수사관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채널A <정치데스크>(12/2)

이어진 대담에서 출연자 조수진 뉴스연구팀 부장은 A 수사관에 대해 “제가 검찰 출입할 때부터 워낙 잘 아는 그런 수사관”이라며 “개인적으로 충격이 컸”다는 자신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조수진 씨는 “A 수사관과 김태우 전 수사관 하면 모든 검사들이 욕심내는 사람”이었다며 김 전 수사관을 언급하더니 “청와대에 정권을 가리지 않고 3번씩 파견된 사람, 바로 김태우 전 수사관과 어제 극단적인 선택을 한 A수사관”이라는 점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곧이어 다른 출연자 김민지 씨는 A 수사관과 관련해 김 전 수사관이 “굉장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며 유튜브 영상을 소개했습니다. 영상에서는 김 전 수사관이 삿대질을 하며 “야, 백원우 니들 죄받는다”, “네가 진작에 책임졌으면 이런 일 생겼겠냐?”, “지금이라도 니들이 잘못한 거 다 불어”라며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반말로 불만을 표출하는 내용이 등장했습니다. 채널A는 김 전 수사관 발언 중 “백원우 니들 죄받는다”는 부분을 빨간색으로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채널A는 김 전 수사관이 분노했다는 점을 꼭지의 제목으로까지 뽑아가며 주목한 것입니다.

   
▲ 김태우 전 수사관의 분노한 반말과 삿대질 그대로 내보낸 채널A <정치데스크>(12/2)

김태우 주장이 사실이니 검찰이 나서서 수사하라는 정태근

같은 날 방송에서 다른 출연자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은 김태우 전 수사관의 이야기를 검찰이 나서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 : 거의 지금 김태우 수사관이 자신의 TV를 통해서 폭로한 내용들이 거의 사실로 맞아떨어지고 있어요. 그러면 적어도 이 시점에는 그럼 김태우 수사관이 문제제기한 내용 전체를 한번 다시 들여다봐야 되는 거 아닌가.

진행자 이용환 :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 : 나오잖아요. 우윤근 러시아 대사부터 해서 쭉 나오잖아요. 그래서 저는 김태우 수사관이 한 얘기를 이제쯤에는 다시 한 번 전체적으로 한번 제대로 수사를 하든 감찰을 하든 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정태근 씨의 주장은 ‘김 전 수사관 주장이 점점 사실로 드러나고 있으니 검찰이 김 전 수사관의 주장을 모두 수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 씨는 이런 주장의 근거로 김 전 수사관이 주장한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듯 설명했습니다.

검찰이 2차례 불입건 한 ‘우윤근 금품수수 첩보’가 김태우 주장이 사실이라는 근거?

과연 정 씨의 주 장은 사실이었을까요? 김태우 전 수사관은 지난 2018년 11월, 비위사실이 알려지며 대중과 언론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수사관의 비위에 대한 감찰에 나섰고 그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관실 셀프 임용 시도, 측근의 경찰 수사 부당 개입 시도, 438만 원 상당의 향응 수수 등의 비위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김 전 수사관의 해임을 요청했고, 2019년 1월 11일 징계위원회를 거쳐 해임됐습니다.

김 전 수사관은 비위사실이 알려지자 조선일보 등을 통해 청와대가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수수 의혹 첩보를 작성하자 본인을 내쫓았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후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김 전 수사관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는 보도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민정수석실이 김 씨의 첩보, 우 대사 쪽 소명자료, 과거 검찰 수사 등을 종합 판단했다. (2015년) 검찰은 저축은행 및 1000만 원 부분을 조사했으나 모두 불입건 처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사자인 우 대사도 “2009년 연수원 동기인 조 변호사를 만나는 자리에서 장 씨를 만났지만 취업 청탁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김 전 수사관의 의혹제기를 반박했습니다.

결국 검찰의 수사가 진행됐고 지난 2019년 4월 8일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는 취업 알선 목적으로 1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도 검찰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할 구체적 정황이나 증거는 전혀 등장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윤근 러시아 대사부터 해서 쭉 나오잖아요”라며 김 전 수사관의 주장이 사실인 듯 설명한 정태근 씨의 발언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었던 것입니다.

채널A는 언론이 아니라 ‘김태우 확성기’일 뿐

김태우 전 수사관이 처음 등장했던 2017년 11월부터 보수언론은 ‘우윤근 금품수수 첩보’로 시작해 ‘청와대 특감반 민간인 사찰’이라는 악의적 의혹제기를 키워줬습니다. 반면 김 전 수사관의 비위는 사실로 드러난 이후에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본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는 내용은 키워주고, 언론으로서 전달했어야 할 사실은 외면한 것입니다.

채널A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 채널A는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김 전 수사관과의 인터뷰를 단독을 붙여 3건이나 보도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의 시간이 지났고, 김 전 수사관에 대한 비위 행위는 사실로 밝혀졌고, 김 전 수사관이 제기한 의혹들은 검찰의 수사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채널A는 여전히 김 전 수사관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실을 외면하고 악의적 의혹제기를 키워준 자신들의 과오를 잊어버린 채 김 전 수사관의 주장을 전달하는 채널A는 언론이 아닌 ‘김태우 확성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19년 12월 2일~13일 채널A <정치데스크>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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