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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장판사’ 입장문 충실히 받아쓰는 언론들

기사승인 2019.12.12  13: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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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판사 결정 비판할 순 있지만 ‘다른 입장’ 반영은 기본 아닌가

“부장판사 출신의 이충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1일 법원이 전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씨의 검찰 공소장 변경을 불허한 데 대해 ‘(법원 결정은) 중대하게 위법하다’며 ‘검찰 기소가 잘못되기라도 한 것처럼 재판부가 흠집 내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재판부가) 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하려고 작심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늘(12일) 조선일보 10면에 실린 기사 <“정경심 공소장 변경 불허는 위법… 재판부, 무죄 선고하려 작심한 것”> 가운데 일부입니다. 검찰의 정경심 동양대 교수 공소장 변경을 불허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재판장인 송인권 판사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인터넷판 캡쳐>

판사의 결정 비판할 수는 있다 … 하지만 언론 보도는 최소한 공정해야  

저는 이충상 교수 입장이나 시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송인권 판사의 결정을 비판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전 부장판사로서 입장 정도는 낼 수 있다고 보니까요. 

문제는 이충상 교수 입장을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입니다. 교수로서 그리고 전직 판사 입장에서 ‘어떤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낼 수는 있습니다만 언론이 ‘그 입장’만 요약해서 보도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경계해야 할 태도 가운데 하나라는 얘기입니다. 

특히 찬반 논란이 첨예하게 불거지는 사안이거나 입장문을 낸 당사자가 과거 보수언론을 통해 종종 소개가 됐던 지식인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충상 교수는 이른바 ‘조국 파문’이 불거졌을 당시부터 줄곧 ‘조국 비난’에 방점을 찍었던 사람입니다. 조중동 등 보수신문은 물론이고 ‘검찰발 기사’를 충실히 썼던 주류 언론에 의해 자신의 입장이나 의견이 많이 소개가 된 인물이죠. 예전 기사 제목만 잠깐 한번 살펴볼까요. 

<前영장판사가 본 정경심 시나리오 “횡령액 1억 이상이면 구속”> (중앙일보 10월22일)
<이충상 前영장판사 “명재권 판사, 조국 동생 풀어준 기준 공개하라”> (조선일보 10월13일) 
<前 영장판사 ”조국 동생 풀어준 명재권 판사, 기준 공개하라”> (중앙일보 10월13일) 
<前영장판사 “금품수수 주범 기각, 큰 잘못”> (동아일보 10월10일)
<조국 동생, 이례적 ‘영장 기각’…“법원 스스로 오점 찍었다”> (10월9일 채널A) 

   
▲ <사진제공=뉴시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 교수가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불허하기로 한 재판부를 비판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문제는 언론입니다.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가 검찰을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검찰의 공소장을 두고 법조계 입장도 나뉩니다. 

이충상 교수의 입장과 발언이 얼마나 무게가 있고, 권위와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첨예하게 입장이 나뉘는 사안’인데 많은 언론이 ‘일방의 주장’만 보도합니다. 최소한의 반론도 없고, 이견에 대한 취재도 없습니다. 최소한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결여한 ‘편파적인 기사’라는 얘기입니다. 

더구나 이 교수의 입장은 ‘법리적인 측면’을 넘어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송인권 판사를 비난했는데 이것도 그대로 언론에 소개됩니다. 다음과 같은 대목입니다. 

“송 부장판사가 정경심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려고 작심하고 공소장 변경을 불허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는 송 부장판사에 대한 기피 신청을 하길 바란다.” 

   
▲ 정경심 교수가 지난 10월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및 미공개정보이용) 등 혐의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할 당시 취재진들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충상 교수의 발언이 ‘진실’인가 … 최소한의 이견도 기사에 담지 않는 언론

이런 주장에 어떤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서 ‘충실히 소개까지 해주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런 주장이야말로 ‘정치적인 비난’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한겨레가 오늘(12일) 사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런 상황은 이미 “검찰이 지난 9월6일 조국 당시 장관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 당일 심야에 공소시효(7년) 만료를 이유로 피의자 소환도 없이 범죄행위가 두 문장에 불과한 부실 공소장을 법원에 낼 때부터 예견되던 바”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모든 상황은 “검찰의 책임임은 두말할 나위가”(한겨레 사설) 없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정경심 교수 표창장 위조와 관련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신청 불허는 검찰의 기소가 매우 성급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지금 시점이라면 70여 명의 검사와 수사관을 동원해 조국 전 장관 일가족을 ‘탈탈’ 털다시피 했는데도 여전히 조 전 장관 수사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검찰을 향해 최소한의 비판 목소리 정도는 내야 하는 게 언론의 역할 아닌가요? 

하지만 오늘(12일)도 검찰을 출입하고 있는 레거시 미디어들은 검찰을 향해 비판과 감시의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와 관련해 반성도 없습니다. 

‘검사 판단이 틀릴 수 있는 것’처럼 언론 보도 역시 잘못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많은 언론인들이 마치 ‘무오류의 화신’인 것처럼 목에 힘을 주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검찰과 언론’은 참 닮은 면이 많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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