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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팔이” 악성댓글에도..“저흰 부모니까 살아갈 아이들 지켜야지요”

기사승인 2019.12.07  12: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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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 와이드뷰] 가짜뉴스, 막말..세월호 유가족들 공격 패턴 또다시 반복

“사실 저희가 무릎 끓고 부탁을 할 때 왜 저희가 이걸 해야 하지 생각도 많이 했거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국회의원들이) 쳐다보지도 않으셨습니다. 비참하고 비굴해도 해야 될 것이니까(했습니다). 너무나 당연히 너무 있어야 할 법들인데, 그런 법들이 하나 둘 씩 만들어졌으면 지금처럼 희생당한 아이들이 많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그치만 저희는 엄마고 아빠니까 앞으로 살아갈 아이들 지켜야 하잖아요.”

6일 유튜브로 공개된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해인이 어머니’ 고은미씨의 다짐이다. 이날 방송엔 고은미씨 외에도 ‘하준이 어머니’ 고유미씨, ‘태호 어머니’ 이소현씨, ‘태호 아버지’ 김장회, ‘해인이 아버지’ 이은철씨가 출연, 자유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신청과 맞물려 어린이 생명 안전법들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이들 부모들은 국회의원들 앞에서 무릎까지 꿇으며 법안을 논의해달라고 호소하게 된 배경에 대해 “아이들을, 내 자식을 지키자는 마음”을 강조하고 있었다. 하지만 국회는, 그리고 보수야당은 생업조차 내려놓은 채 ‘어린이 생명 안전법’들의 제정을 위해 매진 중인 이들을 볼모로 잡았다. 이소현씨의 얘기다. 

“이채익 의원한테 무릎까지 끓었어요. 통과해 달라가 아니라 논의라도 해 달라고. 그 분은 나경원 원내대표한테 가서 얘기해 봐라 그러더라고요. 왜 우리가 얘기해야 하지? 진짜 힘들었어요. 너무 화가 나는 부분은 법안이 통과 안 되서가 아니라 통과가 안 되는 이유였어요. 회의록을 봤는데, 어린이 생명안전보다 학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야기들을 하더라고요. 

태호, 유찬이 법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사고가 안 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라고. 그 말을 듣는데, 국회의원이 왜 있고, 왜 그 연봉을 받는지 싶더라고요. 너무 힘이 들고. 그래서 내가 바꿔 놔야겠다. 혼자 힘으로 되지 않겠지만. 그런 이유들이 납득이 안 가잖아요.” 

마이크를 잡고서도 연신 눈물을 훔치고 울먹이면서도 서로를 다독이던 이들 부모들은 진행자 김어준씨에게 “쫄지마”를 외쳐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아이들을 위해 힘들고 어려운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다짐의 다른 표현이었으리라. 하지만 이들 부모들을 힘들게 하는 건 국회와 보수야당 뿐이 아니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민식이법에 쏟아진 악성 댓글, 그 출처는 

“어떤 악성 댓글을 보면, 그럼 이번엔 민주당 가서 공수처법, 선거법 그거 제외하고 민식이법 통과해 달라고 무릎 꿇으면 되지 않느냐, 그런 게 되게 많거든요. 그래서 민식이 아버님어머님도 이 자리에 못 나오시는 거고요. 마음은 저희랑 함께 하고 있지만. 저희를 그런 식으로 공격하는 분들은 고의적으로 한다고 밖에 생각이 안 들어요. 저희들끼리는 휘둘리지 말고 묵묵히 우리길 가자. 저희는 내 자식 지키자는 그런 뜻 밖에 없습니다.” 

‘어린이 안전법’이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되면서 쏟아진 악성 댓글도 이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들었던 “시체팔이”, “감성팔이”란 댓글들이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고 했다. 아이를 잃은 부모들에게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공격이 가짜뉴스와 함께 횡행하고 있는 셈이다.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 교통사고가 날 경우 이유를 불문하고 사고를 낸 사람에게 가중처벌을 해 달라는 겁니다. 이 두 번째 내용이 아주 중요한데, 이 법에서는 운전자가 도로교통법을 지켰는지 안 지켰는지는 중요하지가 않아요. 그냥 과실은 전혀 상관없이 운전자는 무조건 어린이가 사망을 하기만 하면 최소 3년 이상의 징역,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해지게 됩니다.”

한 보수 유튜버가 주장했다는 가짜뉴스다. 6일 기독교 독립 언론 <뉴스앤조이>는 <자유한국당 궁지 몰리자 ‘민식이법’ 왜곡 정보 퍼져>란 기사에서 “때아닌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자유한국당이 궁지에 몰리자, 온라인상에서는 일명 ‘민식이법’에 대한 허위 정보가 퍼지기 시작했다”며 카카오톡·유튜브·게시판 통해 확산되고 있는 가짜 뉴스에 대해 조명했다. 기사를 더 보자.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극우 성향 유튜버와 기독교인들은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유가족들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만들어 유포했다. 부모가 교통안전 교육을 가르치지 못한 잘못이 있다며, 교통사고 책임을 유가족들에게 씌우는 이도 있었다. 이들은 가중처벌 부분만 부각해 민식이법을 모든 운전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악법으로 몰았다.”

   
▲ <이미지 출처=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유튜브 영상 캡쳐>

공분 불러일으키는 세월호 학습효과 

한국당이 막말 등으로 방향타를 정하면, 보수 유튜버가 콘텐츠를 만들고 극우 성향 기독교인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형국이다. 이 역시 세월호 유가족들이 공격받았던 패턴과 다를 바 없다. 

<뉴스앤조이>는 “극우 성향 기독교인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유포됐다”며 이들이 “민식이법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는 법안”, “입법은 분풀이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법을 감정만으로 만들 수 없다”는 주장 등을 소개했다. 그 중 이 아무개 목사는 “가중처벌 부분만 강조하며 민식이법이 모든 운전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고 한다.  

“전 국민이 대상인 법을 저렇게 연구나 조사, 토의 한 번 없이 대통령 말 한마디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제왕적 대통령이고 사회 시스템의 미개함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또 공분을 불러일으킬 만하지만, 세월호 학습 효과가 이렇게 무섭다. 정치적 이익을 위해, 민생 따윈 안중에도 없는 한국당이, 보수야당의 마타도어가 광범위하고 무분별하게, 오히려 진화한 양태로 유포된다. “시체팔이”, “감성팔이”로 대변되는 악랄한 공격을 2014년 4월 이후 우리는 숱하게 보아 왔다. 그 공격을 이제는 민식이 어머니가, 태호 아빠가, 해인이 엄마가 받고 있는 셈이다. 

“‘아이를 왜 잃고 저렇게 까지해’ 라는 글을 많이 봐요. 해인이법 당시 (법)제정이 잘 됐더라면, 태호, 유찬이가 그런 사고를 겪지 않았을 수 있어요. 그리고 해인이네 법이 발의되고 그게 잘 시행됐다면 하준이가 사고 안 당했을 수 있고요. 통학 버스에 CCTV 전후방 카메라 실내 설치하자는 법이 있었더라면, 얼마 전 강원도 홍천에서 난 어린이집 차량 사고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너무 안타깝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 하는 거고요.” 

태호 어머니 이소현씨의 말이다.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아이들을 위해서, 지금 이 땅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해서, 그저 반복되는 사고를 막고자 하는 이 부모들의 호소와 눈물에  이제 국회가 제대로 응답할 시간이다.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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