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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사과 요구 성명서 낸 법조기자단…주진우 “쪽팔리지 않으세요?” 

기사승인 2019.12.06  09: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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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법조기자들 검찰 비판 기사 극소수, 온 국민 확인

“법조팀장님들! 반성과 성찰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쪽팔리지 않으세요? 논두렁 시계 난리칠 때 성명서 한 줄이라도 쓰셨나요?”

6일 주진우 기자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기사다. 주 기자는 5일 법조기자단 중 20여 곳의 언론사 팀장급 기자들이 성명서를 내고 “MBC PD수첩이 지난 3일 방송한 '검찰 기자단'편은 법조기자의 취재 현실과는 거리가 먼 왜곡과 오류투성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위와 같이 강하게 비꼰 것이다. 

소셜 미디어 상에서도 이들 법조기자단(대법원 기자단)에 대한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법조기자단 소속 기자 30명 중 22명이 실명으로 성명을 낸 상황인데, 앞서 4일 이례적으로 대검찰청이 <PD수첩>의 방송 내용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낸 것과 보조를 맞춘 형국이다. 

“무엇보다 이 방송이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수사들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명백한 것으로 보여 매우 유감스럽다.” (대검찰청 입장문 중에서)

한편 성명문을 내기 전 MBN 김건훈 간사 명의로 입장을 내기도 했던 법조기자단이 낸 성명문에는 KBS, MBC, 경향신문, 한겨레 등을 제외한 대부분 언론사가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PD수첩>이 ‘검언유착’과 기득권 카르텔이라 지적했던 법조기자단은 성명은 어떤 내용이었을까.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검찰기자단편 화면 캡처>

‘PD수첩’이 땀내 나는 취재 왜곡했다는 법조기자단 

“검찰과 기자단을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 관계라 규정했고,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비리의혹 관련 각 사별 단독보도 대부분도 한 시민단체의 통계를 근거로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의 결과물로 의제했다.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은 파악했다’ 등 표현만 있으면 검찰발로 분류한 것이었다.” 

법조기자단의 성명 서두다. 이들이 지적한 것은 <PD수첩>이 방송에서 언급한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조사 결과였다. <PD수첩>은 “지난 10월부터 11월 15일까지, 검찰발 개혁안을 다룬 기사는 법무부발 개혁안 기사에 비해 비판하는 내용이 현저히 적었다”며 “검찰발 개혁안 비판 보도는 11.5%인 것에 반해, 법무부발 개혁안 비판 보도는 44.8%를 차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법조기자단은 자신들의 ‘조국 보도’와 검찰 관련 기사에 대해 <PD수첩>이 “땀내 나는 외곽취재의 결실도 최종 검찰 확인단계를 거치고 나면, 검언간 음습한 피의사실 거래로 둔갑시킨 확증편향의 오류로 법조기자단의 취재행위를 폄훼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성명문을 더 보자. 

“더 나아가 한국기자협회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기자상’ 가운데 검찰 발 기사 수상을 검언간 피의사실 거래로 간주하는 듯한 내용도 담겼다. 얼굴을 가리고, 음성을 변조하는 것도 모자라, 가명에 대역 재연까지 써가며 현직 검사와 법조기자를 자칭하고 나선 인물들의 인터뷰 내용의 허구성은 아연실색할 지경이다.”

기자 앞에 조서를 놓아둔 채 수사 검사가 통화를 핑계로 자리를 비켜줬다는 건 현재 법조계를 출입하는 기자는 물론, 과거 법조를 거쳐 간 선배들로부터도 들어본 적도 없는 일이다. 공인을 포함해 주요 사건 인물의 소환 여부와 귀가시간 역시 피의사실과 무관할 뿐더러 기존 수사공보준칙의 테두리 내에서 공보 담당자에 의해 이뤄진 것일 뿐이다.”

“검찰 기자실의 폐쇄 또는 운용 방식 전면 개선” 청와대 청원도 등장

상세 내용엔 차이가 있지만 대검이 내놓은 입장문과 전체 톤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법조기자단은 MBC의 전 법조 출입기자를 제외하고 전현직 법조기자와 검사들 다수가 익명으로 인터뷰에 나선 것을 두고도 딴죽을 걸었다. 공익을 위한 ‘제보자 보호’란 언론 윤리는 깡그리 무시한 채, 즉각적인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하고 나선 셈이다. 

“그럼에도 MBC PD수첩은 출처와 진위 여부도 의심스러운 일부 인터뷰 내용으로 전체 법조기자단을 브로커 등 범죄 집단처럼 묘사해 특정 직업군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했다. 이에 법조기자단은 MBC PD수첩을 상대로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한다.”

이와 관련, <PD수첩>에 직접 출연한 허재현 전 한겨레 기자 역시 본인의 페이스북에 연이어 관련 글을 게재하며 법조기자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6일 허 전 기자는 본인이 직접 <검찰 기자실의 폐쇄 또는 운용 방식 전면 개선을 청원합니다>란 제목으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청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 법조출입 기자이기도 한 허 기자가 제기한 검찰 기자실 폐쇄 이유는 이랬다. 

△검찰 기자실의 폐쇄 또는 순수 브리핑실로만 운영할 것을 청원합니다
△검찰 브리핑실은 국회 정론관처럼 출입사로 등록한 기자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바꾸어야 합니다
△검찰 출입언론사 관리 및 지원은 기자단이 아니라 출입처(공보부서)에서 하는 것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검찰 출입 기자단의 승인을 받은 기자들에게만 각종 수사정보 등이 전달되는 현재의 브리핑 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 기자실 운용방법부터 시급히 개선하되, 향후 법원·경찰 등 법조·수사부처의 기자실도 운용방법을 개선할 것을 청원합니다
△검찰 기자실 운용 방법 개선을 검찰출입 기자단과만 상의해 결정하지 않고, 시민사회 및 언론 전문가 등도 참여시켜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만한 방법을 도출해줄 것을 청원합니다. 

   
▲ <이미지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마치 소셜 미디어 상에서 설득력을 지니는 ‘자유한국당이, 보수야당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진실’이란 우스개 소리를 연상시킨다. 대검과 법조기자단이 <PD수첩> 방송 한 편에 발끈하고 나선 모양새가 말이다. 

<PD수첩> 방송 내용 중 한학수 PD가 페이스북을 정정한 것처럼 팩트가 틀렸거나 과대 포장된 것을 지적할 수는 있다. 하지만 대검의 입장문에 이어 법조기자단마저 성명서를 발표하며 발끈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고 또 부자연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다. 그 만큼 <PD수첩>의 문제제기가 유의미했고 시의적절 했다는 반증으로 비춰질 정도다.  

특히나 조국 정국을 거치며 법조기자들의 검찰 비판 기사가 극소수인 상황을 온 국민들이 확인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본인들의 “땀내 나는 취재”가 작금의 ‘윤석열 검찰’이 정권을 쥐고 흔드는,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드는 ‘검찰 공화국’으로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 역시 ‘쿨’하게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검찰기자단편 화면 캡처>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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