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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인지”, “이러면 예산 삭감”...민생법안 희롱하는 한국당

기사승인 2019.12.05  12: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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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민생법안 볼모, 적반하장식 정치의 끝은 어디일까

   
▲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시작되기 전에 의원들 간 나눈 이야기가 방송 카메라에 담긴 것인데, 민식인지 삼식인지라는 대화였다. 민식이법이 어떤 법이냐.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눈물과 슬픔이 담겨 있는 법이다. 이런 법에 대해 이런 식으로 희화화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나.”

4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박주민 최고위원의 모두 발언 중 일부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이것이 자유한국당이 민식이법을 대하는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더이상 국민 아픔을 볼모로 잡지 말고 신속하게 민생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필리버스터를 전부 철회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적극 공감한다. 국민들의 원성도 드높았다. 3일 공개된 YTN과 SBS 보도에 따르면, 2일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시작 전 카메라에 잡힌 한 남성 의원은 마치 귀찮다는 듯한 음성으로 “민식인지 삼식인지”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이 희화하라고 지적한 발언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달 1일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당 내 인사들과 지지자들이 참석한 토크콘서트에서 “만식이법인가, 그거. (여당은) '어린아이들을 위한 안전법 먼저 통과시키자' '어린아이들을 위한 안전법 먼저 통과시키자', (국회를) '빨리 열어라' 안 여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앞에 앉은 청중이 “민식이 법”이라고 고쳐주자 조 최고위원은 오히려 적반하장식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예? 민식…만식이 부모님들은! (민식이!) 민식입니까? (네!) 민식이 부모님들은 우리 야당한테 이야기하지 마세요.”

풀이해보면, 조 최고위원의 이 발언은 ‘민식이법’ 통과를 막는 것은 여당이니 “우리 야당”한테 이야기하지 말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단순 말실수가 아니었다. “만식인지 삼식인지”란 희화화와 다를 바 없었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고 JTBC가 보도한 영상 속 조경태 최고위원의 모습은 국민적 관심이 된 민생법안 이름을 진짜 모르는 이가 지적을 받자 역정을 내는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사람의 말이, 태도가 곧 철학이라는 명제를 그대로 증명하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한국당의 적반하장과 같은 행태가 또 나왔다. 이번엔 김재원 의원이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급간식비 예산삭감 협박한 김재원 의원 

“스팸 넣지 마세요. 계속하면 더 삭감하겠습니다.” (김재원 의원) 
“스팸 아닌데요. 유권자로서 문자행동하는 건데 지금 협박하시는 겁니까.”

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에 문자메시지로 급간식비 현실화를 요구하는 행동에 나선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에게 답한 메시지다. 이날 육아신문 <베이비뉴스>의 단독기사로 알려진 이 김재원 의원의 이 으름장은 아이들을 위한 민생법안을 제1야당 의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기사를 더 보자. 

“현재 어린이집 급간식비(점심 + 간식 2회) 기준은 지난 2009년부터 1일 1745원에 멈춰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준액 인상을 계속 주장해왔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 예산을 마련해 추가로 지원해왔다. 특히 정부 기관이나 지자체 직장어린이집의 경우 1745원이라는 기준액보다 세 배 이상 높은 급간식비를 지원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른바 ‘금식판-흙식판’ 논란도 인 바 있다.

지난 10월부터 국회는 513조 5000억 원 규모의 2020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 상황. 정치하는엄마들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에 문자메시지로 급간식비 현실화를 요구하는 행동에 나섰다(중략). 답장을 받은 직후 김지애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와 한 전화 통화에서는 ‘문자 자꾸 보내지 마세요, 수백 건이 들어와요 지금’이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김 의원은 전화를 끊었다.”

이러한 김 의원의 ‘삭감 협박’에 대해 MBC, JTBC, 중앙일보 등이 5일까지 후속보도를 이어갔다. 김 의원 측의 해명은 어땠을까. <베이비뉴스>에 따르면, 김재원의원실 관계자는 “정치하는엄마들 쪽에서 문자메시지를 수백 통 가까이 굉장히 많이 보내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못할 지경이었다”며 “지금도 계속 전화가 오고 있는데 그만 좀 보내달라는 뜻에서 한 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5명의 예결위 의원 중 ‘예산 삭감’을 운운한 것은 김재원 의원이 유일했다. 이날 JTBC <뉴스룸>은 “해당 시민단체에서는 예결위 15명의 의원에게 같은 문자를 보냈는데 이러면 삭감하겠다라고 답장이 온 건 김재원 의원이 유일하다라고 저희 취재진에게 얘기를 했다”고 보도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결국 철학의 부재가 문제다 

“민식이법도 그렇고 미세먼지특별법도 그렇고 모든 게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법 아니냐. 이런 법률을 인질로 삼아서 국회에서 지금 미적거리는 것은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이다. 서울시가 2022년까지 서울 시내 모든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 과속 단속 카메라(CCTV)를 설치하기로 한 데 박 시장은 “이전부터 준비해온 정책”이라며 위와 같이 말했다. 어린이보호구역에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인 일명 ‘민식이법’의 국회통과가 한국당의 발목 잡기로 난항에 빠지자 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철학이 문제다. “민식이냐 삼식이냐”는 말장난도, “이러면 삭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도, 결국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무의식의 발로다. 또 민생법안은 안중에도 없다는 자의식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 

정부여당을 비판할 때만 ‘민생’을 앞세우는 한국당이 ‘민십이법’을 패스트트랙 정국을 위한 볼모로 잡고 정부여당 탓만 하는 한국당은 과연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가. 서울시마냥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기는커녕 민생법안을 볼모로 제 이익만 추구하는 한국당의 적반하장식 정치의 끝은 어디일까. 결국 민식이 부모의 눈에 피눈물을 냈던 그들에게 국민들이 심판에 나서지 않겠는가.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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