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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기자단 비판한 PD수첩…PD수첩 비판한 언론

기사승인 2019.12.04  15: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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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법무부 ‘형사사건 공개 금지’에 대한 단상(2)

“법무부 훈령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지난 1일 시행되면서 ‘깜깜이 검찰 수사’가 현실화됐다. 이 규정은 검사와 언론의 접촉을 금지하고 수사에 관여하지 않는 전문공보관이 미리 정해진 수사 정보만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늘(4일) 경향신문 4면에 실린 <‘하명수사’도 비공개?…현실 된 ‘깜깜이’ 검찰 수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경향은 검찰이 “전·현직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수사선상에 오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구속) 사건 수사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고, 청와대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수사는 공개 여부도 정하지 못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검찰 수사속보가 팩트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 마디로 법무부가 지난 1일부터 ‘형사사건 피의사실 공표 금지’ 훈령을 시행한 이후 검찰 수사와 관련한 언론의 ‘감시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글쎄요. 경향신문은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 경향의 이 기사는 오버하는 면이 있다고 봅니다. 경향이 ‘깜깜이 수사’라 지적하며 언급한 사건은 두 가지 -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구속) 사건과 △청와대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수사입니다. 

두 사안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죠. 현재 정확한 ‘진실’이나 사실관계는 유동적이라고 봐야 합니다. 검찰이 어떻게 수사를 하고 있고, 이 사안에 대한 검찰의 판단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진실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좀 거칠게 말하면 우리는 ‘검찰발 기사’를 통해 ‘검찰의 판단과 상황’을 알고 있는 정도라는 말입니다. 

사실 저는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알리는 보도를 하는 것과 ‘언론의 감시 기능 약화’를 바로 연결시키는 경향신문을 보며 한국 언론의 ‘검찰 편향성’이 얼마나 심각한지 체감하게 됐습니다. 경향은 이 기사의 마지막 문장을 “검찰이 적당히 수사를 덮어도 언론은 이를 알 수 없다”고 했는데 과연 그런지 묻고 싶습니다. 최근에도 ‘검찰발’로 의심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 상황에 대해선 뭐라 답을 할 건지도 의문입니다.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알리는 보도를 하는 것과 ‘언론의 감시 기능 약화’는 비례 관계가 아닙니다. 때문에 저는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가 페이스북에 쓴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법조 기자들은, 제발 검찰 수사 속보만 전하지 말고 양쪽의 대립되는 주장을 모두 경청한 뒤 보도합시다. 검찰의 선택적 받아쓰기 기계로 이용당하는 거는 한순간입니다. 속보보다 더 중요한 게, 검증, 검증입니다.”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검찰기자단편 화면 캡처>

‘검찰과 출입기자의 검은 공생’ 공론화한 PD수첩 … 언론은 검찰 입장에서 보도

어제(3일) MBC <PD수첩>에서 ‘검찰과 출입기자단의 공생 관계’를 조명했습니다. 폐쇄적인 기자단 운영방식 등도 도마에 올렸습니다. 방송 이후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대검찰청이 ‘악의적 보도’라는 입장을 내놨고, 법조 및 검찰출입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예상은 했습니다만, 저는 PD수첩 방송 이후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들이 ‘검찰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는 보도를 일제히 쏟아내는 것을 보며 언론와 기자들의 ‘검찰 편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습니다. 

지금 포털에서 ‘PD수첩’ 혹은 ‘피디수첩’으로 검색을 한번 해보세요. 어떤 기사들이 검색되는지. PD수첩이 제기했던 ‘문제의식’과 ‘의제’는 온데 간데 사라지고 없고 오로지 ‘PD수첩’을 향한 대검찰청의 반박과 해명만 나부낍니다. 제목만 한번 보시겠습니까. 

<검찰 “PD수첩, 정상적 공보활동 악의적 보도 유감”> (세계일보) 
<檢 “PD수첩, 정상적 공보활동 악의적 보도 유감..수사 영향 의도”> (조선일보) 
<대검 “PD수첩, 공보 활동 악의적 보도 유감..수사 영향 의도”> (YTN)
<검찰 “PD수첩, 정상적 공보 업무 ‘악의적 보도’”> (머니S)
<檢 “PD수첩, 정상적 공보활동 악의적 보도..매우 유감”> (뉴스1)
<대검 “PD수첩 방송 유감..국민알권리 위한 정상적 공보활동”> (헤럴드경제)

심지어 한국경제는 <PD수첩 저격한 현직 법조 기자 “진짜 유착관계는 현 정권과 MBC”>라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한국경제 홈페이지 캡처>

<PD수첩>이 제기한 △폐쇄적인 기자실 운영 △단독 기사와 피의내용 공표의 상관관계 △출입기자가 아니면 질문조차 못하는 ‘취재제약’ 등을 조명하고 이를 공론화하려는 언론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상당수 언론이 ‘검찰과 출입기자단의 공생관계를 비판’한 PD수첩을 ‘검찰의 입’을 빌어 다시 공격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PD수첩에 대한 주류 언론의 이 같은 태도는 왜 한국에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어려운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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