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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에도 지지율 하락…지지자들은 ‘황교안 순국대비 국민장’

기사승인 2019.11.25  12: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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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휴대폰 번호까지 올려놓고 ‘국민장’ 운운하는 지지자들

“중단하지 않겠습니다.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 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식 엿새째인 25일 새벽,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일부다. 황 대표는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라며 “육신의 고통을 통해 나라의 고통을 떠올립니다. 저와 저희 당의 부족함을 깨닫게 합니다”라고 적었다. ‘황제단식’ 등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란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입장은 달랐다. 그 중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에 대해  “(여야) 협상을 얼어 붙게하고, 절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원내대표는 이어 “황 대표의 단식이 남은 시간 협상의 최대 난관이 될 것 같아서 걱정”이라며 “지금은 단식보다는 협상이 필요한 때다. 지금이라도 (황 대표가) 단식을 풀고 집중적인 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 추위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라며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더욱 또렷해집니다”라던 황 대표. 이런 황 대표의 건강을 걱정하는 지지자들은 그러나 생각이 조금은 달랐던 것 같다. 황 대표의 ‘순국’을 준비하겠다는 이들마저 나타났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엿새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황교안 당대표의 순국대비 국민장의위원회를 발족시킴을 대국민 공표한다”

“자유민주의의 국권질서를 지켜내기 위한 최후의 최일선에 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님의 청와대앞서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악전고투 하고 계시다. 따라서 황교안 당대표의 순국대비 국민장의위원회를 발족시킴을 대국민 공표한다.”

단식 5일째이던 24일, 한국당 공식 홈페이지 ‘신문고’란에 올라온 게시글의 내용이다. <황교안 당대표 순국대비 국민장의위원회(국민장의위원장 : 이기창) 발족건>이란 제목의 이 글의 명의는 “대한국민 국민을 대표한 황교안 당대표 순국대비 국민장의위원회 위원장 이기창” 명의였다. 

‘순국’이란 표현까지 등장시킨 이 황당한 제안은 24일 <민중의 소리>가 공개한 영상 취재에 문서가 포착,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단식 5일째에 ‘순국’을 언급하고 ‘국민장’ 운운한 한국당 지지자의 행태가 황당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자신의 휴대폰 번호까지 올려 놓고 ‘국민장’ 운운하는 이 같은 황 대표와 한국당 지지자의 극단적인 반응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황 대표의 단식을 두고 어쩔 수 없이 퇴로와 출구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와중에 나온 촌극의 일환이라고 봐야 할까. 

   
▲ <이미지 출처='민중의 소리' 영상 캡처>

같은 날 오후 한국당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정미경 최고위원도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있었다. 헌데 그 해답이 신선하기는커녕 식상한 것은 물론 현실적이지도 않았다. 

정 최고위원은 “황교안 대표께서 오래 버티시기 어려울 것 같다. 내일, 내일모레까지 버티기 어려우실 수가 있다”며 “만약 대표께서 병원으로 실려 가시고 나면 그 다음에 어떻게 하실 건가. 우리 전부 (의원직) 총사퇴할 테니 대표께 단식을 멈춰 달라 이야기하면 어떨까”리고 제안하기도 했다. 

황교안 단식에도 지지율 하락한 한국당 

“내가 황교안이다.”

식상한 제스처는 또 있었다. 황 대표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던 시각,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0위권에 오른 검색어다. 한국당과 황 대표 지지자들이 24일 오후부터 벌인 검색어 운동의 결과였다. 

24일 오후엔 검색어 순위 20위권에 턱걸이를 하며 지지자들의 ‘화력’이 조금 부족했던 반면, 황 대표가 페이스북을 게시하던 시간엔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25일 이를 전한 <머니투데이>는 “네이버 데이터 랩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50대가 주축이 돼 해당 검색어를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렸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국민장을 준비하겠다는 지지자까지 등장한 것도 모자라 의원 총사퇴와 검색어 운동까지 출동시킨 황 대표의 단식. 안타까운 것은 농성장에 드러누운 황 대표의 몸 상태 뿐만이 아니다. 한국당의 지지율 역시 안타까운 수준이다. 

25일 리얼미터 ytn 의뢰로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1월 3주차 한국당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한 30.3%를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황 대표의 단식에 힘입어 보수층 지지율은 소폭 상승했지만, 그 만큼 중도층 지지율 역시 소폭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소폭 하락한 11월 3주차 조사 중 지지율이 상승한 정당은 정의당이 유일했다. 그 만큼 황 대표의 단식이 언론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지지는 물론 보수층의 전폭적인 지지역시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여지가 적지 않다. 

   
▲ <그래픽 출처=리얼미터>

그러거나 말거나, 5일째 이후 농성장에 아예 드러누운 황 대표를 위시해 한국당은 강경 기조로 일관하는 중이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이어간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여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그대로 두고 선거법 및 검찰개혁법 협상을 하자는 것은 협박”이라며 “이를 원천무효로 선언하고 철회해야 협상다운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25일엔 이해찬 민주당 대표까지 황 대표를 찾았지만, 황 대표가 단식을 철회하겠다는 ‘결단’은 감감무소식이다. 별다른 출구전략을 제시하지 못한 채 ‘생떼 정치’를 이어가는 중인 한국당과 달리 여야4당이나 국민들은 도리어 황 대표의 건강을 걱정하며 단식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연 황 대표의 ‘순국’을 바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자아내게 하는 이들은 누구인지 되묻고 싶다. 이들이 황 대표의 단식으로 얻고자 하는 속내는 빤하기 그지 없지만 말이다. 

(기사 내 리얼미터 조사는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4만9986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5.0% 응답률을 기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 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성태 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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