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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 진중권 교수는 어쩌다 <조선일보>의 애정을 받게 됐나

기사승인 2019.11.23  14: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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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공방 벌인 J 교수 주장은 외면…진중권, ‘최성해 불의’에는 침묵

“누가 좌표를 찍었는지 저 극성스러운 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단체로 행패를 부린다. 저 뇌 없는 무리들의 아우성이 피곤할 뿐이다.”

지난 19일 동양대 진중권 교수가 본인의 페이스북을 닫으며 쓴 글 중의 말미다. 조국 전 장관 딸 조모씨의 동양대 논란과 관련해 동양대 J교수와 페이스북을 통해 진실공방을 벌였던 진 교수가 “지저분한 진실게임으로 흐를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라며 “예고한대로 이 페이스북은 닫으려 합니다”고 밝혔다.

   
▲ 2017년 5월8일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현대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심상정X촛불시민과 함께하는 12시간 필리버스킹에서 심상정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렇게 J교수를 비롯한 동양대 교수들과 공방을 벌이던 진 교수의 글을 <조선일보>가 연일 기사화하고 있다. 지난 19일 <조선일보>는 <“동양대 교수, 표창장 위조정황 알고도 거짓말”>이란 기사를 통해 진 교수의 장문의 글을 비중 있게 다뤘다. 

“동양대 교수들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57)씨의 총장 표창장 위조 정황을 알면서도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친문(親文)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거짓말했다고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18일 밝혔다.”

주로 J교수와 벌인 공방 중 진 교수의 주장을 일방에 가깝게 다루는 식이었다. 앞서 15일에도 <진중권 “조국 아들, 내 강의 들었다며 감상문은 정경심 아이디로 올렸다”>는 기사에서는 서울대 사범대학에서 열린 ‘백암강좌-진리 이후(Post-Truth) 시대의 민주주의’ 제목의 강연 중 발언을 주요하게 다루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이들 진 교수 관련 기사를 포털 주요 기사로 배치하며 눈길을 끌었다. ‘조국 정국’을 거치며 진 교수가 발언 할 때 마다 기사를 양산했던 스탠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23일엔 <조선일보> 김윤덕 문화부장이 친히 나섰다. <진중권은 왜 페이스북을 닫았나>란 칼럼을 통해서였다. 

급기야 김윤덕 문화부장 칼럼의 주인공이 된 진중권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별명은 ‘모두까기 인형’이다. 좌파 학자지만 좌파 진영도 거침없이 비판해서다. 최근에도 조국 가족의 표창장 위조 진상을 폭로해 악플 테러를 당했다. 정도가 심했는지 페이스북을 닫으며 심경을 토로했다.”

칼럼의 첫 머리다. “저 뇌 없는 무리들의 아우성이 피곤할 뿐”이란 진 교수의 문장을 그대로 실은 김 부장은 그러면서 여성학자 정희진의 경우를 끌어온다. 정희진이 과거 탁현민 청와대 청와대 행정관이 논란의 중심에 섰을 당시 비판적인 칼럼을 쓴 것을 동양대 교수 진중권의 경우와 동일하게 비교한 것이다. 

“누가 좌표를 찍었는지 저 극성스러운 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단체로 행패를 부린다”고 호소한 진 교수와 마찬가지로 탁현민을 비판한 정희진 역시 같은 경우란 것이다. 김 부장은 칼럼에서 “좀비들이 가만둘 리 없다. 좌표로 찍고 ‘자유한국당 프락치’로 몰아갔다. 칼럼을 중단했다. 그(정희진)는 ‘나는 나의 존엄을 위해 자살해야 했다’고 썼다”고 설명했다. 급기야 해당 칼럼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진중권과 정희진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는 학자다. 좀비들 위협에도 충언을 멈추지 않은 이유다. 얼마 전 팬미팅을 방불케 한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보면서 정희진이 남긴 고언을 떠올렸다. 

‘팬심과 정치적 지지는 다르다. 지나친 염원과 비판 세력에 대한 적대감이 사랑의 엔진이 되면, 그들이 사랑하는 정치인의 지지 기반을 오히려 흔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무뇌아들의 총공세 후 진중권은 한 인터뷰에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은 다 깨졌고, 이제는 나 하나 변하지 않고 지키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그리고 경고했다. ‘문재인 정권이 ‘조국기부대’를 청산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낙인찍기가 주특기인 참모들, 뉴스 공작과 촐싹 궤변을 일삼는 인사들, 불의를 정의라 강변하는 지상파 미디어 프로에 둘러싸여 벼랑 끝을 향해 걷고 있는 현 정권이 무섭게 받아들여야 할 말이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진중권은 왜 최성해의 불의는 침묵하나 

김윤덕 문화부장은 방송인 김성주의 누나로 과거 MBC 파업을 비판, 유명세(?)를 얻은 인물이기도 하다. 희한한 논리 비약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진중권과 정희진이 일부 누리꾼들에게 공격을 받은 사안을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동양대 최성해 총장의 ‘불의’에 눈을 감고 ‘진보’와 ‘정의’ 운운한 진중권에게 쏟아진 비판과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이들이나 탁 행정관을 옹호한 이들이 정희진에게 가한 비판을 싸잡아 ‘조국기부대’로 비약하는 것은 사리에 들어맞지도 않을 뿐 더러 어떻게든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고자 하는 욕망의 발로에 불과해 보인다.  

어쩌다 진중권 교수는 이렇게 <조선일보>가 ‘애정’하는, 김 문화부장이 애호하는 좌파 지식인으로 등극했을까. 실제로 <조선일보>는 진 교수가 정의당에 탈당계를 냈다고 알려졌던 지난 9월 이후 진 교수의 발언을 연일 기사화하고 있는 중이다. 해당 칼럼에서 언급된 ‘조국기부대’란 조어 역시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진 교수의 발언에서 가져온 표현이다. 

흥미로운 것은 <조선일보>의 공정함, 균형 감각이다. <조선일보>는 진 교수와 J교수가 벌인 공방 중 일방적이다시피 진 교수의 발언만을 다뤘을 뿐이다. 페이스북을 닫은 진 교수와 달리 J 교수는 여전히 페이스북을 통해 조모씨의 동양대 표창장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고 진 교수의 주장을 반박 중이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J교수의 목소리엔 관심이 전혀 없어 보인다. 

“가슴이 아프다. 그분의 발언은 나를 향하고 있지만, 내가 아니라 공지영에 대해 더 많이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파멸하는지 모르겠다. 자신은 자신이 배려해야 한다.”

최근 화제가 된 <한국일보> 인터뷰(<진중권, ‘조국 깃발부대’를 저격하다>)에서 진 교수가 자신을 비판하는 소설가 공지영씨에게 전한 말이다. 가슴이 아프다. 아니, 안타깝다. 이제는 ‘조중동’을 비롯해 <한국일보> 등 보수매체가 애정하는 스피커가 된 동양대 진중권 교수야말로 조국 정국에 뒤늦게 뛰어들며 본인을 더 알리는 계기로 삼고 있지 않은가. 

입만 열면 ‘진보’, ‘정의’, ‘지식인’ 등 허울 좋은 언어를 내뱉는 진 교수. ‘조국 정국’ 이후 그가 조모씨와 관련해 다른 목소리를 낸 J교수와 동양대 교수들을 비판했을지언정, 학력 위조를 인정한 동양대 최성해 총장을 비판하거나 단 한 번도 그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희대의 블랙코미디이자 위선의 끝판왕이라 불러도 무방해 보일 지경이다. 

그럴 때야말로 진 교수가 “정의”를 언급할 자격이 부여될 수 있는 것 아닐까. 왜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파멸하는지 모르겠다. 정년이 보장된 동양대의 교수직을 위해 자신을 배려하는 걸까.    

   
▲ 최성해 동양대학교 총장 <사진제공=뉴시스>

하성태 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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