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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상생’ 연거푸 띄우는 동아

기사승인 2019.11.19  10: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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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삼성전자 노동자 헌신과 노고 인정하는 게 ‘상생’ 출발점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 1일 이(재용) 부회장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공식 메시지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상생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SSAFY 같은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늘(19일) 동아일보 B1면에 실린 <이재용의 상생… ‘청년 SW인재 육성’ 결실 맺다> 가운데 일부입니다. 머리기사로 보도했습니다.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기사입니다. 

‘좋은 아카데미’라면 홍보하는 기사를 쓸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최근 동아일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생 기사’를 연거푸 보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방적 홍보와 호평이 대부분입니다. 단순 호평 기사를 넘어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드는 이유입니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이재용의 상생 강조하면서 ‘삼성 노조’ 출범은 주목하지 않는 동아 

사실 제가 봤을 땐 오늘(19일) 동아일보 기사는 ‘삼성전자 사보’에 실리는 게 더 적합한 기사라고 봅니다. 지나치게 삼성 ‘내부 상황’과 관련된 사안인 데다 ‘저널리즘 관점’에서 봤을 때 기사 가치가 과연 있나 –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어떤 기사이길래 그러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굳이 소개해 드릴 만한 내용은 아니라고 보지만 대략적인 내용만 발췌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SSAFY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강조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생 의지’가 담긴 프로그램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전국 29세 이하 4년제 대학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에게 최장 1년 2학기 무료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해주고 매달 100만 원씩 교육비까지 지원한다. ‘소프트웨어 인력 1만 명 양성’ 목표에 다가가는 동시에 청년 취업난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본격적으로 경영을 재개한 뒤 SSAFY 같은 청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8월에는 SSAFY 광주캠퍼스를 방문해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은 IT 생태계 저변 확대를 위해 필수다.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해 지금 씨앗을 심어야 한다.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도전하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를 주목하고자 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너무 방점을 강하게 찍은 것 같습니다. 동아가 주목한 건 ‘이재용 부회장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상생’이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지금 삼성은 경영진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구성원들과의 상생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한국노총 산하 삼성노조가 처음으로 출범한 소식 같은 거 말이죠. 저는 동아가 삼성의 상생을 주목하고자 했다면 ‘이런 목소리’를 주요 기사로 반영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은데, 동아는 계속해서 ‘이재용 부회장의 상생’에만 방점을 찍습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월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파기환송심 1차 공판을 마치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헌신과 노고를 인정하는 것이 ‘상생’의 출발점 

저는 고발뉴스를 통해 몇 차례 최근 동아일보의 ‘이재용 띄우기’ 기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오늘(19일) 동아일보 기사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동안 저는 고발뉴스에서 동아일보 기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요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삼성전자 창사 50년과 관련해 언론이 기사를 쓰고 사설에서 평가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10월 31일) 동아일보처럼 노골적인 ‘삼성 찬양’ ‘사주 편들기’는 보기에 민망합니다. 동아일보는 사설 외에도 2면을 ‘삼성 특집’으로 배치했는데요 … (중략) 동아는 삼성전자 50년의 성과가 온전히 창업주와 사주의 성과인 것처럼 썼지만 과연 그런가 –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동아일보 기사와 사설에선 이병철과 이건희, 이재용의 고뇌의 찬 결단과 ‘신경영’ 그리고 경영자로서의 고민은 부각되어 있는데 삼성전자 직원과 노동자들의 노고와 헌신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습니다. 최근까지 논란이 됐던 ‘삼성 반도체 피해자’와 관련해서도 한 마디 정도 언급할 만도 한데 동아는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동아일보의 이상한 ‘삼성 홍보’ 기사> 고발뉴스 10월31일

“삼성전자 50주년 하루 전에 한면 전체를 할애하고 사설까지 실은 동아일보가 굳이 오늘(11월 2일) 다시 1면과 5면에 걸쳐 ‘이재용의 메시지’를 비중 있게 배치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삼성 사보’가 아닌 이상 이건 제가 봤을 때 비상식적인 지면배치라고 봅니다 … (중략) 무엇보다 저는 언론에 의해 ‘이재용 메시지’가 과잉 대표되고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가 아니라 그 메시지가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가 하는 겁니다.” (<이재용 ‘상생 발언’을 단독(?)으로 1면에 배치한 동아> 고발뉴스 11월2일)  

앞서도 언급했지만 동아일보가 삼성과 이재용의 상생을 주목하고자 했다면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공식 출범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것에 방점을 찍었어야 합니다. 

진윤석 삼성전자 노조위원장은 지난 16일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의 영광은 회사에 청춘과 인생을 바친 선배들과 밤낮없이 일하는 동료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하지만 회사는 모든 성공을 경영 능력에 의한 신화로만 포장하며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적어도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 ‘상생’을 말하고자 했다면 진 위원장의 이 같은 비판에 ‘화답’하는 입장을 내놓았어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동아일보는 ‘이재용과 삼성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기사’를 쓸 게 아니라 ‘삼성노조 출범’에 대한 삼성 측의 입장과 향후 이들과 어떤 관계설정을 할 것인지에 대한 기사를 실었어야 했다고 봅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동아는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을 띄우는 기사는 이미 썼기 때문입니다. 

   
▲ 진윤석(가운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조할 권리 쟁취! 노동법개악 저지! 2019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현장발언을 준비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삼성의 ‘반쪽짜리’ 상생을 막는 게 언론의 역할 

하지만 동아일보는 과거에도 그랬고 오늘도 여전히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띄우기’에만 바쁩니다. 때문에 혹시 이런 지면 배치가 최근 이재용 파기환송심 정준영 부장판사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했던 ‘주문’을 염두에 둔 건 아닐까 의심까지 해보게 됩니다. 

정 부장판사는 “2019년 똑같이 만 51살이 된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느냐”라고 물었는데 마치 동아일보가 그 답을 ‘상생’이라고 대신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얘기입니다. 상생 – 좋은 의미이고 방향을 그렇게 잡는다면 박수를 보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것이 ‘반쪽짜리’ 상생이라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언론이 해야 하는 일은 삼성의 상생이 ‘반쪽짜리’가 되지 않게 견인하는 역할 아닐까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요즘 동아일보 지면은 견제와 견인이 아니라 ‘일방적인 홍보’에 머무는 것 같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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