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구 씨, ‘이재용 훈계’ 정준영 판사에 “벤처기업 눈물 닦아줄 것 당부해달라” 호소
조성구 전 얼라이언스시스템 사장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뇌물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이 부회장에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눈물을 닦아주도록 당부해달라”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조 전 사장은 지난 6일 탄원서를 통해 자신의 피해사례를 설명하고는 “제 편지도 이재용 피고인이 읽고 경영에 참고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이 같이 호소했다.
조성구 전 사장은 금융업무용 이미지 처리기술 ‘엑스톰’을 자체 개발한 얼라이언스시스템의 창업자로, 2002년 삼성SDS의 계약조건 조작으로 해당 기술을 삼성에 빼앗겼다.
당시 조 전 사장은 삼성을 사기죄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기소조차 하지 않은 채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해버렸다. 이로 인해 회사는 무너졌고 가정은 파탄 났다. 조 전 사장은 그로부터 17년 째 삼성을 상대로 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 지난 2012년 11월, 삼성家 유산 소송 재판 방청을 마친 이상호 기자가 조성구 사장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go발뉴스 |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은 서울고법 형사1부 정준영 부장판사가 담당하고 있다. 정 판사는 지난달 25일 첫 재판에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언급하며 삼성에 쇄신대책을 요구하는 등 이례적인 당부의 말을 남겨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은 삼성그룹 총수와 최고위직 임원들이 계획하고 가담한 횡령 및 뇌물범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실효적인 기업 준법감시제도가 필요하다.”
“모방형 경제모델로 국가 발전을 주도한 재벌체제는 과도한 경제력 집중과 일감 몰아주기, 단가몰아치기 등으로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국가 경제가 혁신형 모델로 발전하는 데에 장애가 된다는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엄중한 시기에 재벌총수는 재벌체제의 폐해를 시정하고 혁신경제로 나아가는 데에 기여해야 한다.”
“1993년 독일, 프랑스에서 당시 만 51세의 이건희 삼성그룹 총수는 낡고 썩은 관행 모두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자는 이른바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위기를 과감한 혁신으로 극복했다. 2019년 똑같이 만 51세가 된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야 하는지 고민해달라.”
조성구 전 사장은 정준영 판사의 이 같은 발언에 지지를 표하며 “삼성도 변화해야 할 중대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삼성의 폐해는 기존의 정치시스템과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 ‘장충기 문자’를 거론하며 “한국사회는 삼성의 범죄에 속수무책 무방비 상태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삼성이라면 머리를 조아리는 검사와 판사에 의해 벤처기업인 조성구의 삶은 철저히 파괴되었다”면서 삼성 고소 이후 벌어진 일련의 과정들은 “명백한 불법이었고 이를 입증할 증거들은 차고 넘쳤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검사와 판사가 노골적으로 삼성의 불법행위를 봐주게 되면 벤처기업인에게 이는 경제적 살인이자, 국가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조 전 사장은 “과거처럼 돈으로 한국사회를 장악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삼성이 앞장서서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꼬집고는, 아울러 검찰과 법원에 “저처럼 삼성에게 당해 피눈물을 흘리는 피해자를 방치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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