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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촛불집회’ 언론이 말하지 않은 것

기사승인 2019.09.30  10: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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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과도한 검찰개혁과 함께 ‘언론 불신’도 성찰해야

“서초동 촛불은 검찰의 무소불위 행태에 대한 국민의 매서운 비판이라 말할 수 있다.” 

오늘(30일) 한겨레 사설 <검찰·국회, 100만 촛불 ‘검찰개혁’ 외침 직시해야> 가운데 일부입니다. 타당한 지적입니다. 언론 보도를 보면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응은 ‘떨떠름하고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인식해야 하는 건 “‘사회 정의’를 명분으로 내건 어떤 방식의 수사도 민주주의와 삼권분립 원칙을 넘어서려는 순간 검찰의 기득권 보호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한겨레 사설) 점입니다. 

   
▲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검찰의 도 넘은 오만과 월권 … 시민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다 

‘윤석열 체제’의 검찰이 늦게나마 이런 점을 제대로 인식해야 할 터인데 검찰 안팎에서 나오는 반응을 보면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30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를 보니 예상을 뛰어넘은 ‘검찰청 촛불집회’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아! 물론 조중동과 같은 보수신문들은 촛불집회 폄훼하기에 바쁩니다. 

노골적으로 폄훼 의도를 드러낸 보수신문의 ‘수준 이하’ 기사를 여기서 다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둘로 찢긴 조국… 다시 광장정치>(서울신문 1면) <“조국 퇴진” “檢 개혁”… 두쪽 난 대한민국> (세계일보 1면)과 같은 기사는, 매우 상투적이라는 지적은 해두고자 합니다. 

최소한 당시 현장을 제대로 취재한 기자라면 오늘(30일) 한국일보가 1면에서 보도한 <다시 불붙은 촛불... “검찰 개혁” 함성이 더 컸다>와 같은 기사가 나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언론은 물론 전문가와 주최 측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인원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검찰개혁’을 외쳤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다각도로 분석하는 게 언론의 1차적 책무입니다. 그런데 서울신문과 세계일보는 원인 분석은 뒷전인 채 ‘갈라진 조국’ ‘두쪽 난 대한민국’과 같은, 상투적이어도 너무 상투적인 기사를 1면에 실었습니다. 고민과 분석이 별로 없다는 얘기입니다. 

검찰의 과잉 수사 뿐만 아니라 언론의 ‘무차별 보도’도 주요 원인 

조중동과 서울신문, 세계일보 등을 제외하고 그나마 주말 촛불집회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시도한 곳은 제가 보기에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 정도입니다. 세 신문 정도를 제외하곤 이른바 ‘검찰청 촛불집회’ 관련 기사는 굳이 읽을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경향과 한겨레, 한국일보가 나름 분석 기사를 실었지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경향과 한겨레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주말에 검찰청사 앞에 모인 이유가 뭘까요? 

앞서 한겨레가 사설에서 언급한 것처럼 ‘검찰의 도 넘은 오만과 월권’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 뿐일까요? 저는 한 가지 핵심 요인이 더 있다고 봅니다. 바로 언론의 ‘무차별 보도’입니다. 

사실 한국일보도 ‘조국 장관과 관련한 무차별 보도’에서 자유롭지 않은 언론이긴 합니다만 제가 봤을 때 오늘(30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검찰청 촛불집회’와 관련한 분석 기사는 한국일보가 제일 나은 것 같습니다. 보도 가운데 일부를 인용합니다. 

“가장 직접적 원인은 검찰의 강압적 태도, 언론의 ‘유죄 추정’ 보도가 꼽힌다. 이번 수사에서 결정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는 지난 23일 조 장관 서울 방배동 자택 압수수색이었다. 엄청난 기밀 자료가 있는 것도 아닌 일반 가정집에 수사관들이 들어가 점심 식사까지 해가며 11시간 동안이나 압수수색하는 장면은 ‘한번 검찰의 표적이 되면 저렇게 탈탈 털린다’는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여기다 ‘의혹 제기’를 넘어 혐의를 단정하고, 아예 파렴치범 취급하는 언론보도도 분노를 부채질 했다. 이런 현상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과 언론에 의해 사실상 타살됐다는 아픈 기억으로 연결된다 … 집회 현장에서 언론도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보수언론은 조롱당했고, 진보언론으로 꼽히는 JTBC도 인터뷰를 거부당하거나 ‘공정보도’ 구호를 들어야 했다.” 

검찰개혁에만 초점 맞출 뿐 언론의 자성은 찾아볼 수 없다 

사실 오늘(30일) 제가 언론에 기대한 건, 그동안의 보도에 대한 최소한의 성찰과 반성이었습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다른 언론에 이런 기대를 한 건 아닙니다. 

최소한 경향과 한겨레 등에서는 △그동안 ‘조국 관련 보도’에 있어서 무리한 점은 없었는지 △무리한 보도가 있었다면 앞으로는 최대한 신중한 보도를 견지해 가겠다는 정도의 입장 표명은 할 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입장은커녕 ‘검찰청 촛불집회’ 분석 기사에서도 ‘언론 불신’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검찰의 표적수사와 피의사실 흘리기, 언론의 무분별한 받아쓰기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낳았다는 2009년의 트라우마도 지지층을 결집시킨 요인으로 꼽힌다”(한겨레) 정도였습니다. 

최소한 언론이 촛불 집회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하려면 한국일보에 소개된 신진욱 교수(중앙대 사회학과)와 같은 진단 정도는 소개하는 게 ‘기본’ 아닐까요? 하지만 경향과 한겨레도 유독 ‘언론 관련 부분’은 언급을 피합니다. 신진욱 교수 멘트 인용합니다. 

“조국 장관도 잘못이 있다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유독 조 장관에 대해서만 엄하게 수사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도 크다. 그러다 지난 주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계기로 그간 누적된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대한 분노가 한번에 터져 나온 것 같다.”

이번 촛불집회 현장에서 “보수언론은 조롱당했고, 진보언론으로 꼽히는 JTBC도 인터뷰를 거부당했”습니다. 그리고 SBS와 종편 역시 시민들의 비난과 야유를 받았습니다. 왜 언론은 ‘촛불 집회’ 원인 분석을 하면서 ‘이런 부분’은 쏙 빼는 걸까요? 

모르는 것 같아서 제가 전해드릴까 합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검찰청사 앞에서 ‘촛불’을 들며 요구한 것은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입니다. 전자만 주목하고 후자는 빼지 마시기 바랍니다. 분석을 할 거면 제대로 하란 얘기입니다. 

   
   
▲ <이미지 출처=‘서울의소리’ 영상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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