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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 총망라한 전국 교수 시국선언?

기사승인 2019.09.19  11: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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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조국 사퇴 시국선언 교수’ 보도 문제점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회 각계에서 분출하고 있다. 대학가 집회에서 촉발된 조국 장관 퇴진 요구는 급기야 대학교수·변호사들의 시국선언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국 사퇴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는 형국이다.”

오늘(19일) 중앙일보 사설 <최순실 사태 넘어선 규모의 교수들 ‘조국 시국선언’> 가운데 일부입니다. 저는 중앙일보 사설을 보며 두 가지를 특이하게 봤습니다. ‘조국 사퇴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는 형국’이라는 대목과 ‘최순실 사태 넘어선 규모의 교수들 시국선언’이라는 점입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최순실 사태 넘어선 교수들 시국선언? 과연 그럴까

중앙일보는 오늘 사설에서 교수들의 시국선언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대목이 대표적인데요. 일부를 인용합니다. 

“자발적인 교수들의 대규모 시국선언은 2016년 최순실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조국 사태가 나라를 뒤흔들었던 최순실 사태만큼 엄중한 사안임을 보여주는 근거다.” 

“자발적인 교수들의 대규모 시국선언은 2016년 최순실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조국 사태가 나라를 뒤흔들었던 최순실 사태만큼 엄중한 사안임을 보여주는 근거다.” 

그런데 조국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이렇게만 볼 수 있을까요? 언론이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주목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이 자체를 뭐라고 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번 시국선언이 ‘이 정도’ 의미가 있는 것인가? 이 대목에 대해선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많은 언론의 ‘교수 시국선언’ 기사에는 이 대목이 빠져 있습니다.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제목만 잠깐 한번 볼까요? 

<“조국 퇴진” 시국선언 교수 2100명 돌파 … ‘최순실 사건’ 당시 규모 육박> (조선일보 9월17일) 
<“조국 장관 임명으로 사회정의-윤리 무너져” 전국 교수 1100여명 시국선언 서명> (동아일보 9월17일) 
<진보·보수 총망라…전국교수 1천여명 “曺반대” 시국선언> (매일경제 9월16일)
<‘조국 퇴진’에 변호사도 동참..교수 2100명, 19일 시국선언> (파이낸셜뉴스 9월18일)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이번 ‘조국 퇴진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들과 관련한 논란을 다룬 보도를 보면 석연치 않은 대목이 발견됩니다.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때문에 ‘최순실 사태 넘어선 규모의 교수들의 시국선언’이라는 제목을 달기엔 적합하지 않은 부분들이 발견된다는 얘기입니다. 일부를 소개합니다. 

언론은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기자회견에서 애초 예정했던 교수들의 실명 공개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된 서명 교수의 정체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명이 공개된 교수의 일부가 과거 보수 성향의 활동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CBS 노컷뉴스 9월19일)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교모(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가 서명교수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정교모 서명 사이트에는 각 대학별 대표 서명 교수 이름, 대학별 서명 참여 교수 숫자만 공개돼 있다 … 대학가에서는 서명자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일신문 9월18일) 

“조국 장관 퇴진 시국선언 학교별 대표 교수 47명 중 37명은 반동성애와 뉴라이트 활동 전력이 있다. 이름을 밝힌 이들의 78%에 해당한다. 나머지 10명의 교수에게서는 연관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2079명의 교수들에 대해서는 조사할 수 없었다.” (뉴스톱 9월18일) 

이들 언론을 통해 지적된 내용이기도 하지만 “시국선언은 일반적으로 정치 또는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있거나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교수 등 지식인이나 종교계 인사 등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공개적 행위”(내일신문)입니다. “대부분 지식인이나 저명 인사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 사회적 영향력도 큰”(내일신문) 편입니다. 

그래서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할 때 실명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번 시국선언은 ‘비실명 참여’가 많습니다. 이례적이라고 평가받는 이유이고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지난 16일 한국일보는 <대학교수들 ‘조국 교체’ 시국선언 … 보수색채에 서명자 실명도 없어 논란>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서명에 주도하는 학교별 대표 교수들 명단이 뉴라이트나 동성애반대 모임 등에서 활동한 인물 등 보수일색이어서 정치색이 확연하다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또 전체 서명 명단도 공개하지 않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20대 대학생과 달리 지식인이라는 대학교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시작됐을 때부터 ‘보수일색’ ‘뉴라이트 활동’ ‘동성애반대’ 논란 등이 불거졌는데 오늘(19일) 조선·중앙일보 지면을 보면 완전 다른 세상입니다. 두 신문은 ‘최순실 사태 넘어’ ‘시국선언 2500명 돌파’와 같은 키워드만 나부낍니다. 

   
▲ <이미지 출처=한국일보 홈페이지 캡처>

정말 진보·보수 총망라한 전국 교수 시국선언일까

아 물론! 반동성애를 주장하고 뉴라이트 활동 전력이 있는 ‘교수들’도 시국선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대표성’이 있는지, ‘최순실 사태 넘어선 규모의 교수들 시국선언’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찍힙니다. 

문제는 조선·중앙일보 기사엔 이런 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진보·보수 총망라한 전국 교수 시국선언”이라는 매일경제 기사를 ‘너무 나간 오버기사’로 보는 이유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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