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나경원 보도 참사 “이 정도로 참담한 일은 없었다”

기사승인 2019.09.17  15:54:58

  • 9

default_news_ad1

- [기자수첩] 조국 장관 딸에 대한 ‘무차별 보도’ … 그때 그 정신은 어디로? 

※ 지난 6일 한겨레 기자들이 발표한 성명서를 ‘패러디’해 작성한 글입니다.  

한국 언론이 부끄럽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 관련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는 현재 한국 언론의 모습은 곪을대로 곪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에 불과하다.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 의혹이 불거진 이후 한국 언론은 도대체 뭘 했는지 묻고 싶다. 나 원내대표 아들 김 모 씨가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린 연구가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승인을 서울대 측으로부터 받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KBS 등을 제외하곤 한국 언론은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가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이후 언론의 칼날은 한없이 무뎌졌다. 검증팀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고, 취재가 아닌 ‘모른 척’ 하기에 급급했다.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을 때 TF를 꾸리고 ‘무차별’ 검증에 나섰던 조국 법무부 장관 딸 때와는 전혀 달랐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이뿐만이 아니다. 국회와 자유한국당을 출입하는 선후배들은 의혹 제기 기사를 쓸 때마다 기사가 톤다운 되고 지면에 실리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독자들은 손발이 묶인 한국 언론과 기자들을 공공연하게 조롱한다. 한국 언론이야말로 ‘신적폐’ ‘구태언론’이라는 조롱 섞인 얘기가 나온다. ‘자유한국당 기관지’ 아니냐는 오명을 가끔 들었지만, 이 정도로 참담한 일은 없었다.
 
편집국장 뿐만 아니라 간부들과 기자들의 책임도 함께 묻는다. 이들은 야당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하지 못하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방기했다. 

‘합법’의 울타리 안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 젊은 세대를 주목해온 한국 언론이, 사회적 공정성과 정의를 외쳐온 한국 언론이,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 의혹은 기사화하기 어렵다”는 변을 하고 있다. 일말의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하는 한국 언론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
 
현장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관련 보도에 대한 항의가 제기될 때마다 ‘밀실’과 같은 유리방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도 묻고 싶다. ‘보수 기득권’을 대변하기 위한 언론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대해 한국 언론은 심각하게 고려해본 적 있는가. 보수 기득권에 의한, 보수 기득권을 대변하는 언론을 만들어오며 ‘법적 대응방침’ 요구에 흔들릴 정도로 한국 언론을 취약하게 만든 건 언론 종사자 자신들이다. 
 
대체 어떤 것이 두려운가. 안일한 보도를 비판하는 독자도 적잖다. “정론직필 해야 할 한국 언론이 어쩌다 야당 비판도 제대로 못하느냐”는 전화를 받는 일도 있었다. 특정 집단의 독자 의견만 ‘선택적으로’ 대표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이미지 출처=KBS 보도 영상 캡쳐>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검증 기준과 수위가 변하는 것이 한국 언론의 논조인가. 우리는 오늘 한국 언론의 존재 이유를, ‘저널리즘’의 가치를 함께 잃었다. 검찰개혁에 대한 보도도, 공정한 인사 검증도, 야당 원내대표 아들 관련 의혹 검증도, 한국 언론이 할 일이다. 어설픈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야당 원내대표 지키기’에 나서지 말라. 
 
절망적인 마음으로 이 글을 써내려가는 이유는 그럼에도 희망을 가지고 한국 언론을 바꿔보기 위해서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 하자는 것이다.
 
더 이상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지 말라. ‘기자’의 이름으로 언론자유를 억누르겠다면 떠나라. 앞선 선배들처럼 정치권으로 가라. 한국 언론과 언론자유, 그리고 당신들이 말하는 정의는 우리가 지키겠다.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1.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 관련 보도’는 한국 언론의 보도 참사다. 각 언론사 국장과 간부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 직에서 사퇴하라.
 
2. 의혹이 제기된 뒤에도 검증팀을 꾸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편집국 구성원들 앞에서 상세히 밝혀라.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힌 뒤 후속 질문을 받아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를 조속히 마련하라.
 
3. 한국 언론이 언론 본연의 역할과 괴리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일부 에디터들로만 구성된 독단적인 편집회의다. 편집회의 내용을 전면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사 배치와 구성에 대한 현장 기자들의 의견을 직접적·상시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제도를 당장 마련하라.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1
ad37
default_side_ad2
ad38

사진GO발

1 2 3 4
set_P1
ad34
ad39

고발TV

0 1 2 3
set_tv
default_side_ad3
ad3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