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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 규모 수만명이라 할 정도로 방대하더라”

기사승인 2019.09.11  16: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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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389] 다큐 ‘밀정’의 이재석·이세중 KBS 탐사보도부 기자

KBS가 일본 문서를 통해 일제 강점기 독립 운동가들의 정보를 팔아넘긴 밀정 89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KBS는 지난 8개월여 동안 5만 장의 일제 당시 문서를 분석해 밀정 895명을 밝히고 그 과정을 <시사기획 창> ‘밀정’ 2부작에 담았다. 

‘밀정’을 통해 안중근 의사, 김좌진 장군, 백범 김구 선생 최측근이 밀정으로 활약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밀정’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밀정’의 취재와 연출을 맡은 이재석, 이세중 KBS 탐사보도부 기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다큐 ‘밀정’ 연출한 이재석(오른쪽), 이세중 KBS 탐사보도부 기자 <사진=이영광 기자>

- <시사기획 창> ‘밀정’ 편 2부작을 마치셨어요. 8개월 취재의 결과물인데 마치신 소회가 궁금해요.

이재석 기자(이하 재): “작년 여름에 막연하게 기획했을 때와 비교하면 굉장히 성과가 많았다고 자평해요. 그 이유는 팀원 구성을 잘한 거 같다는 생각에. 고맙죠. 그 과정에서 젊은 팀원들이 저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최대한의 능력치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아서 동료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은 느낌이 큽니다.”

이세중 기자(이하 세): “작년 말부터 팀원들 모여서 같이 회의하고 8개월 정도 취재했는데요, 처음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역사 다큐와 주제가 다르고, 밀정 소재를 다룬 영화에 대한 익숙함도 있어서 막연하게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취재해보니 생각보다 국내에서 밀정과 관련한 연구가 거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다 보니 힘들었죠. 자료를 많이 발굴해서 다행히 유의미한 성과를 냈죠, 일제 강점기 전체 밀정에 대한 역사를 다 정리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뤄지지 않은 밀정 분야에 대해 조금은 문을 열었다는 면에서 성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밀정 육성’ 일제의 ‘한반도 지배’ 핵심 전략 중 하나”

- 왜 밀정에 대한 연구가 없었을까요?

세: “친일파 같은 경우에는 계속 학계나 언론계 등에서 거론되고 연구되잖아요. 그러나 밀정들은 드러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기록들이 조각조각 숨어 있고, 대외적으로 활동하거나 알려지지 않았죠. 다만 여러 문서 속에서 일제가 수많은 밀정들을 운영한 거로 기록돼있고, 밀정에 수많은 돈 투입한 거로 나와 있죠. 어떤 방식으로 회유했고 밀정 활동한 사람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일본이 보유한 그 당시 문서를 분석해야 하는 데 개개인 밀정들의 흔적들이 다 숨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연구들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고 존재가 드러나기 힘들었죠.” 

- 방송 이후 반응은 어떻습니까?

세: “사실 다큐 준비하며 바랐던 것 중 하나는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재밌게 만들고 싶었어요. 왜냐면 유의미하고 좋은 내용이 많이 담겨있어도 시청자가 중간에 채널 돌리면 안 되잖아요. 다행히 이번에는 시청률 면에서 나쁘지 않게 나왔고, 주변에서도 다른 다큐와 달리 일단 몰입도가 높고, 재미있고 완성도 면에서도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 일제 시대 밀정에 주목한 이유가 있을까요?

재: “취재원과 대화 과정에서 밀정 관련 자료들이 조각조각 흩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처음엔 올해가 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 조각조각 흩어진 정보들을 모아 서사로 구성하면 하나의 의미 있는 다큐멘터리가 될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 안에 고발대상이 뚜렷하게 등장하지 않더라도 밀정 공작을 뚫고 독립 의지를 꺾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 조명하는 것만으로도 기존 다큐에서 벗어난 차별화된 역사 다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생각했어요. 그런데 취재를 하다 보니 독립 유공자들 가운데서도 밀정 혐의를 얘기할 수 있는 심각한 흠결 있는 사람이 나온 거죠.” 

- 밀정에 대한 생각이 취재 전후로 달라졌나요?

세: “저는 사실 깊게 고민해본 적 없고요. 밀정은 스파이 개념으로 알았고 일제 강점기 밀정이라 하면 흥행했던 영화 <밀정> 정도의 개념만 알았는데 이번 취재하며 생각한 것은 일제가 한반도를 지배하는 데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밀정 육성이더라고요. 이게 주된 통치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됐고 또 밀정은 소수일 거로 생각했는데 사실상 밀정 규모가 지금 드러나진 않았지만 수 만 명 규모라 할 만큼 방대하다는 걸 알게 됐죠. 그렇기 때문에 독립 운동가 진영에서도 가장 척살하고 죽여야 할 대표적인 적으로 어떻게 보면 친일파보다 밀정을 꼽을 만큼 가장 경계했죠.”

재: “밀정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기보다 구체화된 거죠. 기존엔 이세중 기자가 이야기했듯 영화 속 우리가 봐온 밀정 이미지 정도로 막연히 생각해 왔는데 취재 과정에서 자세하고 디테일한 내용 접하게 되니 밀정이 어떤 존재였고 어떻게 활동했고 어떤 지시를 받았고 어떤 걸 보고했는지 소상히 나오잖아요. 그러다 보니 머릿속에 밀정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갖게 된 거죠. 또, 밀정은 일제에 한국 독립운동 정보들을 빼돌리고 넘겨준 모든 사람을 뜻하는, 광의의 밀정으로 봐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건데요, 너무 협소하게 바라볼 게 아니라 일제에 협력하고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다수의 한국인을 밀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됐죠.” 

- 첫 장면이 임시정부 초기 사진이잖아요. 이미 뉴스 리포트로 했는데 그걸 첫 장면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세: “곽윤수 선생 집에 걸려있던 상해 임시정부 초기 200여 명의 사진을 빼돌린 게 밀정 역할 했던 곽윤수 선생의 처남이죠. 밀정이 시켜서 가져오게 한 거잖아요. 이것의 특징이 뭐냐면 결국 곽윤수 처남, 즉 밀정역할 했던 사람 정체는 나오지 않았어요. 가족도 몰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 배치한 이유는 밀정의 행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났고, 그 행위로 인한 피해가 무엇인지를 대표적으로 시청자분들에게 알려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그게 하나의 문서가 아니라 2백여 명의 얼굴이 나온 사진이잖아요. 그걸 일제에 건넸을 때 일제가 그걸 어떻게 활용했을지 생각해 보면 잡기 위한 몽타주로 쓰였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목적으로 활용됐을 거잖아요. 그렇게 봤을 때 밀정이 독립운동가 진영에 끼칠 수 있는 피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건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서 다큐의 문을 여는 역할로 활용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 안중근 의사의 동지였던 우덕순의 밀정 혐의를 방송하셨잖아요. 하지만 역사학계에서는 견해차가 있는 것 같은데요?

재: “한 가지 전제를 해야 할 것은 저희가 고발한 사람들은 저희 스스로 자의적 판단에 의해 밀정 고발한 건 아니고요. 해당 인물과 해당 지역에 가장 전문성 있는 학계 전문가 교수님들 통해 저희가 고발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요.

최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분이 우덕순에 대해 고발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 쓰신 리뷰를 봤어요. 저희 다큐에 대해 관심 가져주시는 건 감사한 데 그 글을 읽고 제가 느낀 건 방송에서 제시한 새로운 근거들에 대해 분석과 탐구가 부족하신 게 아닌가란 외람된 말씀 드려요. 우덕순이 조선인민회 하얼빈 지회 지회장을 했거든요. 조선인민회는 2009년 우리 정부가 발간한 친일 반민족 행위 진상 보고서를 보면 정보 수집 기능이 본질인 노골적인 친일 단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덕순은 노골적인 정보수집 단체 지회장을 했는데 그게 이중 밀정일 가능성은 제로고요. 이건 저희 판단이 아니라 전문가들 판단이고 또 특무 기관과 교류 부분도 뒷받침하는 근거고요.

시민기자가 쓰신 걸 보면 해방 이후 우덕순 선생이 나름 독립운동가로서 추앙받았다는데 오히려 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해방 이후 안중근기념사업회장 하시려다가 손가락질 받고 물러나세요. 그러나 저희가 방송에서 분량이 너무 많아 못 담았거든요. 그걸 정반대로 해석하면 안 되는 거죠. 이 내용과 관련해 전문가 중 취재진에게 문제제기하는 사람도 한 명도 없고요.”
 
- 친일파와 밀정을 구분해본다면요?

재: “친일파가 좀 더 넓은 범주죠. 친일파 안에 밀정이라는 소 범주가 들어가 있는 거로 볼 수 있는 거잖아요. 어떤 사람은 경계선에 있는 거고요. 예를 들어 우덕순 같은 경우 경계선에 있다고 볼 수 있죠. 왜냐면 조선인민회 하얼빈 지회장을 했으니 어떻게 보면 공개된 활동하는 거죠. 친일파와 밀정 구분 짓는 건 공개성 여부죠. 친일파들은 드러내놓고 일본 찬양하고 밀정은 숨어서 암약하며 일본 측에 조선의 치명적인 정보를 건네주는 사람들이라 그런 측면에서 구분되기는 하지만 경계선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도 있는 것이죠. 밀정은 암약했다는 특수성 때문에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측면이 있으니까 저희가 좀 더 깊이 있는 탐구를 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 다큐 보니 독립운동 단체는 어디나 밀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세: “그렇죠. 일제는 김구, 안중근, 김좌진 등 아주 유명한 인물 주변에 밀정을 심었고요. 이들을 통해 주요 독립운동가들 동향, 그들의 생김새와 앞으로 계획 같은 걸 확인했어요. 그런데 일제는 밀정이 보고한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끊임없이 확인하고 크로스 체크했거든요.” 

- 밀정들은 애초에 밀정으로 독립운동 단체에 들어간 건가요, 아니면 처음엔 독립운동 했다가 나중에 변절한 걸까요?

재: “두 가지 케이스가 다 있다고 봐야죠. 저희가 보도한 것 중에서 이정 같은 경우 청산리 전투에 참여한 독립운동가셨지만, 그 후 4년 뒤에 밀정으로 변절한 거잖아요. 그러나 고발한 다른 인물 김재영은 일본 측으로부터 지시받고 의열단에 가입한 경우거든요. 물론 엄밀하게 그 전 이력을 확인한 건 아닙니다만 김재영 케이스는 지시받고 의열단에 침투한 거라서 그 사람은 처음부터 목적의식을 가지고 의열단에 접근했다고 볼 수 있죠.”

- 방송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소개할 만한 인물 있을까요?

재: “있죠. 방송에 미쳐 다 담지 못한 인물이 있는데 그건 이유가 있죠. 전문가들 진단과 논평을 확실히 받은 사람만 추려서 방송한 거거든요, 전문가들 진단이 다 종료되지 않은 경우에는 함부로 다루면 안 되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여전히 검토 중이고 향후 다른 기사 형태로 다큐멘터리는 아니더라도 알릴 필요는 있을 거 같아요.” 

“김원봉 조카, ‘밀고한 부하’ 건국훈장 받은 사실에 허탈해해”

- 밀정 895명 명단을 1부 마지막에 공개하셨는데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아요.

재: “100주년 맞아 청산하는 과정에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희가 발굴한 895명은 전체 밀정 수 가운데 빙산의 일각이지만 그걸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많은 밀정이 있었다는 걸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공개한 거죠.” 

- 밀정이 세세히 보고하는 걸 볼 수 있는 데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그 시대 독립운동을 좀 더 알 수 있다는 것이 역사의 아이러니 같아요. 예를 들어 홍범도 장군과 함께했던 원상학, 표창순, 김한보 등은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한 건데 밀정의 보고 때문에 기록이 있는 것 아닐까 하거든요.

세: “독립 운동사 자료를 발굴하고 연구할 때 일본 공문서를 봐야 하는데요, 보면 밀정들의 보고 내용이 상당히 자세합니다. 100년 전 상황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거든요. 예를 들어 저희가 밀정 혐의로 고발한 이정 같은 경우 밀고한 독립유공자들의 인상착의 중에는 후손들도 모르는 내용이 있었어요. 그들도 밀정이 보고한 내용을 보고 알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되는 거죠.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밀정의 보고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알게 되는 것들이 상당수입니다.” 

- 혹시 일제와 독립운동 사이를 오가며 이중 밀정 활동했던 사람은 없을까요?

세: “양쪽 진영을 오가며 저울질했던 인물도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 이중 밀정의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진 사람이 영화 <밀정>에서 송강호 씨가 맡은 실제 인물인 황옥입니다. 다큐에서 다루진 않았지만 이중 밀정의 대표적 인물로 거론되거든요. 황옥이 어느 쪽 확실한 밀정이었는지는 아직도 안 밝혀졌습니다. 양쪽에 정보를 가져다줬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고 아직 나오지 않는 자료를 더 발굴해야 한다는 분도 있죠. 황옥 말고, 다른 경우로는 정보를 팔고 돈을 받는 생계형 밀정도 상당수 있을 것입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 독립운동가 후손도 인터뷰하셨는데 어떠셨어요?

세: “밀정이 고발했던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찾아봤거든요. 그 후손들은 이런 사실을 취재진에게 처음 듣는 내용이었죠. 예를 들어 이정이 밀고한 인물 중 한 명인 이장녕 선생의 후손과 김원봉 선생의 조카를 만났는데요, 이정이 밀고한 비슷한 시기에 이장년 선생은 실제로 일제에 잡히셨습니다. 동지의 밀고 내용을 보시고 충격받으셨죠.

또, 김원봉 선생의 조카분은 김원봉 선생의 업적을 알리기 위해 활발히 활동하시거든요, 근데 의열단원 부하가 밀고한 사실 알았을 때 김원봉 선생은 아직도 역사적 평가를 받지 못하는데 밀고한 사람은 버젓이 건국 훈장 받았다는 사실에 씁쓸해하시며 허탈해하시더라고요. 그런 걸 보는 게 저희도 힘들었는데요. 그런 목소리 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밀정 후손 접촉은 안 하셨어요?

세: “저희가 모두 백방으로 찾아봤고요. 그래서 혐의 고발한 김규흥 후손은 김규흥 기념사업회 회장을 하세요. 그분 인터뷰까지 담아 얘기를 들었죠.”

재: “저희가 고발한 사람들 후손은 아예 없는 경우도 있고 있어도 접촉이 안 된 경우도 있고요, 만난 경우도 있고요. 그러나 한가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독립 운동가든 밀정이든 후손에게 책임 묻는 건 반대합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 취재하며 느낀 게 있을 거 같아요.

재: “올해가 100주년이라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역사 관련 주제를 오랫동안 취재하게 됐는데요, 처음엔 계기적 요소로 시작된 것인데 수개월 하다 보니 제가 몰랐던 내용을 스스로도 많이 접하게 되잖아요. 예를 들어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홍범도 장군이 마지막에 카자흐스탄에서 극장 문지기를 하시다가 돌아가셨다는 걸 이번에 알았어요. 구체적 사실은 모르고 있었고 홍범도 장군은 봉오동 전투 영웅으로만 기억할 뿐이었는데 이번에 취재하며 독립 영웅들이 걸어갔던 길에 대해 인간 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에요.”

세: “방송은 나갔지만, 밀정 분야를 완벽히 알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많은 전문가분들 도움으로 저희가 보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바람이 있다면, 계기가 되길 바라는 거죠. 엄두가 나지 않아 연구되지 못한 영역처럼 돼버린 게 밀정 분야인데 새롭게 연구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 시청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뭔가요?

세: “저희는 일제 강점기 때 자신의 영달을 위해 동지를 팔아먹는 밀정들이 얼마나 활개를 쳤고 독립 운동가 진영에 얼마나 피해를 주었는지, 또 이들이 훈장 받아 지금까지 온 사실을 그대로 낱낱이 보여주는 게 목적이었거든요. 그러나 오히려 시청자들의 후기나 반응을 보면 현재 우리 사회 밀정은 무엇이고, 밀정은 없는지 보아야 한다는 등 확장해서 해석하시더라고요. 저희가 다큐에서 그런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한 것은 아닌데 시청자들은 그런 해석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해서 놀랐어요. 밀정이라는 게 대한민국에 해를 끼친 인물이잖아요. 과연 대한민국 독립을 이룬 지금 밀정 같은 사람은 없는지란 문제 제기를 보고 놀란 측면이 있었습니다.”

재: “저도 비슷한 생각 하고요. 메시지는 직접 전하려면 촌스러워져요. 취재된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여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감상이나 그 안의 메시지는 시청자들이 알아서 착안하시더라고요. 현재의 밀정을 탐구한다든지 혹은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뜻을 다시 기린다든지 아니면 국가보훈처 서훈 작업의 부실함을 인식하시는 등 여러 가지로 생각하시더라고요. 저 개인적으로 100주년 맞이해 밀정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한 번 더 지난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가들이 걸어간 험난한 길을 조명해보자는 소박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가지를 친 거 같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론 더 뿌듯하죠.”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재: “KBS 유튜브 계정 가서 보시면 밀정 1, 2부가 나와요. 한 번씩 보시면 좋을 거 같고요. 8.15를 기점으로 역사적 기념일이 마감되는 측면이 있잖아요. 하지만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100주년은 내년이에요. 올해와 내년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해니까 저희 다큐 뿐만 아니라 관련된 걸 음미하시면 어떨까 해요.”

이영광 기자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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