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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이언주 삭발’ 극찬…나경원 “패트, 나만 조사하라”

기사승인 2019.09.10  12: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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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조국 임명’을 보수대통합 기회로 인식, 태극기부대 소환

“얼마나 아름다운 삭발이냐? 야당의원들은 이언주 의원의 결기 반만 닮았으면 좋으련만 조국대전에 참패하고도 침묵하고 쇼에만 여념 없는 그 모습은 참으로 보기가 딱하다. 메신저가 신뢰를 잃으면 어떤 메세지도 전달이 되지 않는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언주 무소속 의원을 극찬하고 나섰다. 10일 오전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글을 올리면서 같은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한 이 의원을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규탄하는 삭발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사망하였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임명한 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제 조국을 향한 분노는 문 대통령을 향한 분노가 돼 ‘이게 나라냐’며 들었던 국민의 촛불이 ‘이건 나라냐’라며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조 장관의 임명을 재가한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홍 전 대표 역시 이날 “100만 군중의 힘으로 문재인 아웃을 외쳐 보자”며 집회를 선동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역시 조 장관 임명을 강하게 비판하는 야권 기류를 대변하듯 ‘강성’ 스피커를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야당은 왜 존재 하는가? 집권세력의 폭정을 막기 위해서 존재한다. 무기력.무능.무지로 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광장으로 나갈수 밖에 없다. 국민은 좌파정권의 독선 만큼이나 야당의 보여주기식 패션 정치에 분노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판에도 야당 지지율이 정체 되거나 폭락하는 거다. 더이상 기대할 것 없는 패션 야당에 기대지 말고 광장으로 광장으로 우리 모두 가자.”

이날 이언주 의원을 두둔한 홍 대표는 그러나 전날엔 나경원 원내대표를 콕 짚어 비판조의 발언을 쏟아냈다. ‘윤석렬 검찰’의 ‘패스트트랙 수사’가 이제 야당으로 향 할 것이란 경고도 잊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나 원내대표가 이러한 ‘충언’(?)을 받아들이는 듯한 스탠스를 취했다는 사실이다. 

연일 이어지는 홍준표의 ‘페북 정치’ 

“나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내년 총선까지는 평당원으로 남을 겁니다. 더이상 당의 전면에 나설 입장도 아니고 지휘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래서 당 근처에도 가지 않고 당이 주최하는 어떤 행사나 집회에도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되면 반드시 책임정치는 해야 합니다. 지도부 책임론을 말하는 것을 마치 내가 무슨 욕심이 있어서 그러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런 일입니다. 오죽하면 그러겠습니까? 잘 하십시오.”

전날 발언의 수위가 너무 였鳴 느낀 걸까? 10일 홍 전 대표가 올린 글은 다소 수위 조절이 이뤄진 것처럼 보였다. 그가 전날 제기한 ‘지도부 책임론’이 도대체 어느 정도였길래?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 직후 홍 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향해 쏟아낸 십자포화는 바로 이랬다.  

   
▲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예측한대로 문 정권은 조국을 임명했다. 야당은 들러리만 섰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얼마나 지은 죄가 많으면 들러리 섰겠나? 얼마나 야당이 깔보이면 저런 행패를 부리겠나? 무슨 명분으로 판 다 깔아준 뒤에 국조, 특검을 외치냐? 보여주기식 하는 쇼는 문정권을 빼 닮았다.

곧 패스트 트랙 수사가 본격화 될 것이다. 지휘에 충실히 따른 애꿎은 의원들에게 법적책임 돌리지 말고 지도자답게 지휘한 지도부만 책임지고 나머지 의원들은 해방시켜 주어라. 그게 지도자의 자세다. 이제 야당에 대한 기대는 접는다. 이젠 재야가 힘을 합쳐 국민 탄핵으로 가는 수밖에 10월 3일 광화문에서 모이자. 우리도 100만이 모여서 문재인 아웃을 외쳐 보자.”

특히 “지도부만 책임지고 나머지 의원들은 해방시켜 줘라”라고 한 대목이 눈에 띈다. 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4얼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고소·고발된 사건 18건을 10일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조사에 임한 여당과 정의당 의원들과 달리 경찰 출석이나 수사 협조를 거부해 온 한국당을 향해 검찰이 칼을 빼든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나 원내대표는 10일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어제 패스트트랙 수사가 검찰로 송치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계속해서 주장했다. 이 패스트트랙 수사는 반드시 불법 사보임부터 먼저 수사하는 것이 맞다. 불법 사보임과 관련된 문희상 의장 등 관계자 먼저 소환조사하시라. 그리고 난 다음에는 이 모든 패스트트랙 관련된 것은 제가 그 책임의 중심에 있다. 제가 원내대표로서 모든 것을 지휘·지시했다. 따라서 저 하나만 조사하면 된다. 이 불법 사보임에 대한 조사가 마쳐지면 제가 직접 조사받겠다.”

특검 조건 내건 나경원, 국민연대 제안한 황교안 

나 원내대표가 홍 전 대표의 조언(?) 혹은 지시(?)를 따랐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윤석렬 검찰’이 칼을 빼들자마자 “저 하나만 조사하면 된다”라며 항복 선언(?)을 한 것은 대단히 흥미롭다. ‘사보임’ 수사나 특검과 같은 단서를 달았지만, 어찌됐든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려는 제스처를 보인 셈이다. “검찰 조사를 받겠다”던 나 원내대표가 내건 조건은 이랬다. 

“검찰에 한 말씀드리겠다. 범죄 혐의자인 법무부장관의 눈치나 보는 검찰이 된다면 결국 스스로 특검의 문을 열어주게 되는 것이다. 검찰 역시 그렇게 된다면 특검의 문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래서 검찰은 제대로 수사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사건은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말씀을 드린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관련 회동을 마친 뒤 헤어지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조 장관 임명 직후 야당의 반발이 최고조에 달한 모양새다. 이 의원 역시 이러한 ‘투쟁의 이미지’를 선점하려 삭발까지 감행한 듯 보인다. 의아하지 않은가. “조국 임명하면 레임덕 온다”던 야당은 투쟁이 아니라 환호작약하며 검찰 수사를 응원해야 맞는 거 아닌가. 

이러니 국민들이 한국당의 ‘조국 반대’ 자체를 ‘정치 구호’로 인식했던 것 아니겠는가. 이날 황 대표는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아래와 같은 제안을 내놨다. 조국 임명을 ‘보수 대통합’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한국당이 태극기 부대를 다시금 소환하고 있다. 

“이에 저는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를 제안한다. 뜻을 같이 하는 야권과 재야시민사회단체, 자유시민들, 이들의 힘을 합쳐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살려내야 한다. 조국 파면과 문재인 대통령의 폭정을 막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 싸워 이겨야 한다. 

자유대한민국을 세우고 가꾸고 지켜 오신 자유민주시민과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세대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다. 이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가 이 나라의 폭정을 막는 마지막 힘이 되어야 한다.”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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