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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아들 음주사고, 중앙일보엔 없다

기사승인 2019.09.09  10: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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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융단폭격’ 조국 후보자 딸 관련 보도와 너무 대조적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아들 용준 씨(19)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뒤 현장에서 도주하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은 장 씨에 대해 음주운전, 범인 도피 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방침이다.” 

오늘(9일) 동아일보 10면에 실린 <장제원 아들 “다른사람 운전”→ 2시간뒤 “내가 운전”> 가운데 일부입니다. 장제원 의원 아들 음주사고 소식을 다뤘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부터 석연찮은 경찰 대응까지 … 불거지는 의혹들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번 사건은 ‘단순 음주운전 사고’로 보기가 어렵습니다. 

△우선 장제원 의원 아들 용준 씨가 음주사고 뒤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하면서 현장을 벗어난 점 △30분 뒤 현장에 나타나선 지인과 말을 맞춘 점 △사고 이후 변호인·모친과 함께 경찰에 출석해 뒤늦게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점 등을 고려하면 조사해야 할 대목이 많습니다. 

장제원 의원 아들 용준 씨는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우리 아빠가 국회의원이다. 돈을 줄 테니 합의하자”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입니다. 

의혹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시 경찰의 대응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경찰이 뒤늦게 현장에 나타난 장제원 의원 아들 용준 씨 지인만 경찰서로 데려가 조사하고 정작 술에 취한 채 운전했던 장 의원 아들과 동승자는 돌려보냈다는 겁니다. KBS는 당시 경찰이 세 사람 모두 음주 측정을 했는데, 이들의 주장만 듣고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만 경찰서로 데려가 조사해 경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장제원 의원 아들이 사고 당시 만취 상태로, 용의자가 술에 취해 있을 때는 나중에 조사하는 원칙에 따랐다’는 게 경찰의 해명이지만 사고를 내놓고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는 데다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 등을 고려하면 경찰의 조치가 석연치 않다는 겁니다. 

어제(8일) 방송뉴스와 오늘(9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들이 ‘장제원 의원 아들 음주사고’를 주요 뉴스로 다룬 이유입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유일하게 중앙일보만 ‘장제원 아들 음주사고’ 침묵

그런데 9개 전국단위종합일간지 중에서 유일하게 ‘장제원 의원 아들 음주사고’를 보도하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중앙일보입니다. 일단 다른 신문들이 어떻게 보도했는지 대략 제목만 소개합니다. 

<음주사고 낸 장제원 아들, 금품 무마·운전자 바꿔치기 시도> (경향신문 12면)
<음주 교통사고 장제원 아들 “아버지가 국회의원인데…”> (국민일보 12면)
<장제원 아들 “다른사람 운전”→ 2시간뒤 “내가 운전”> (동아일보 10면)
<“아빠가 국회의원인데…” 장제원 아들 음주운전 은폐 의혹> (서울신문 10면)
<장제원 아들 음주운전 사고 후 “아버지가 국회의원… 합의하자”> (세계일보 10면)
<장제원 의원 아들 음주운전 사고… 여권 “의원직 사퇴하라”> (조선일보 12면) 
<한국당 장제원 아들 만취 교통사고…‘운전자 바꿔치기’ 의혹도> (한겨레 8면)
<장제원 아들 래퍼 노엘, 음주사고 무마 시도·운전자 바꿔치기 의혹> (한국일보 14면)

저는 ‘장제원 아들 음주사고’를 언론이 이 정도 사안으로 보도하는 게 온당한지 의문이 듭니다. 현직 국회의원 아들인 데다 운전자 바꿔치기·사건 무마 의혹 등 여러 의혹이 불거진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소극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특히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과 관련해 ‘먼지털이식 보도’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과 균형성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조국 후보자 딸’보다 ‘장제원 의원 아들 음주사고’가 더 사안이 심각하다는 게 저의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장제원 의원 아들은 지난 2017년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얻은 직후 SNS를 통해 성매매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런 저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언론이 ‘장제원 의원 아들 음주사고’를 다루는 방식은 상당히 문제가 많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저널리즘토크쇼J’ 화면 캡처>

대체 중앙일보 ‘지면 기사 기준’은 무엇인가 

그런데 중앙일보는 오늘(9일) 지면에서 아예 이 문제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중앙은 오늘자 3면부터 6면까지 ‘조국 후보자와 관련한 사안들’로 지면 도배를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현직 국회의원 아들의 음주 사고와 관련한 각종 의혹들은 한 줄도 없습니다. 

오피니언면 사설과 칼럼까지 ‘조국 올인’에 나서는 중앙일보의 뉴스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요? 아니 ‘경력 있는 기자들이 제작한다’고 알려진 중앙일보 지면 기사 게재 기준은 대체 무엇일까요? ‘무조건 조국을 낙마시키라’는 게 중앙일보 편집 방침인가요? 

인터넷에 실린 중앙일보 지면 배치를 ‘몇 번’ 보고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드리는 질문입니다. 누군가 답을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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