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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임명, 시청층 찬53.4% vs 반45.7%...여론 바꾼 1등 공신

기사승인 2019.09.04  14: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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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정말 망신살이 뻗쳤다”…누적돼온 언론 불신, 간담회로 폭발

“국민적인 관심도 그리고 언론의 정보의 양 그리고 각 지지층들의 어떤 활동 그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종합해봤을 때 거의 대선급이 아닌가. 거의가 아니라 저는 대선급인 것 같아요.”

4일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본부장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임명을 둘러싼 여론의 관심과 언론 보도에 대한 분석이었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해 이날 공개한 조국 후보자 찬반 여론 조사의 추이를 전한 권 본부장은 “기자간담회가 결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는, 반대가 51.5%, 찬성은 46.1%였다. 

“일단은 시청 여부로 보면 정말 국민적인 관심사가 대단했다. 그러니까 실시간이나 다시보기를 통해서 직접 시청했다고 하는 사람이 60.6%로 국민 10명 중에 6명이 봤다는 거고요 (중략). 

그리고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뉴스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그 내용을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30.9%가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인지한다는 사람은, 그러니까 기자간담회 내용을 알고 있다는 사람은 직접 시청하고 그런 뉴스를 통해 내용을 아는 사람 포함해서 무려 91.5%가 나왔습니다.”

기자간담회의 쏠린 관심이 이 정도였다. 조사 결과와 권 본부장의 분석에 따르면, 임명 초기와 비교해 찬반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주목할 것은 간담회를 직접 시청한 층의 찬반 결과였다. 이들의 경우, 찬반이 뒤집혔다. 

“그런데 시청자층은 찬성이 53.4%고 반대가 45.7%입니다. 찬성이 7.7%포인트 더 높습니다(중략). 찬성하는 사람들이 직접 시청을 더 많이 했을 것입니다(중략). 그러니까 교차 분석을 해보면 그렇게 나타나는데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볼 때는 기자간담회 자체가 조국 후보자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데서 영향을 준 측면이 수치로는 어느 정도 분간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히 있다고 보이고요.”

   
▲ <이미지 출처=리얼미터>

“‘기레기’ 라는 말이 붙는 게 아쉽다” 

확실히 주목할 만한 결과다. 그간 해명하고 소명할 기회를 갖지 못한 조 후보자가 무려 11시간 동안 기자들 앞에서 문답을 이어나간 기자간담회 이후 여론 추이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한국당이 기어코 청문회를 지연시키고, 보이콧 운운해 왔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봐야 할 듯 싶다. 

조 후보자가 얻은 것이 여론의 반등이라면, 대다수 언론은 완전한 ‘적대’로 돌아선 듯 보인다. 간담회가 열린 이튿날인 3일자 보수 경제지의 사설은 물론 지상파와 종편 모두 메인뉴스를 통해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주로 한국당의 폭로를 바탕으로 한 의혹 보도도 양산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간담회에 직접 참석했거나 이를 지켜본 현장 기자들의 평가는 어땠을까. 

“기자는 그 사람을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따져 묻는 직업이란 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의혹을 풀어보려 묻는 건데 질문을 하면 ‘기레기’란 말이 붙는 게 아쉽다.”

한 방송사 기자의 촌평이다. 이와 같이 3일 <기자협회보>는 <새벽 2시까지 이어졌지만, 조국 해명으로 끝난 기자간담회>라는 제목으로 기자들 반응을 전했다. 기자들의 반응 다수는 간담회의 형식과 조건, 전후 상황 등을 문제 삼고 있었지만 후보자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일견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도 없진 않다. 

“겉으로는 기자단과 상의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통보였다. 준비시간도 부족해 정신없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기레기’ 지적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간담회 취재를 거부하기는 어렵다. 기자들을 사실상 들러리 세운 것. 기자들을 비판하긴 너무 쉽다. 그걸 민주당에서 이용했다는 의혹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형식이었다. 후보자 입장에서나 긍정적인 자리였다.” (신문사 A 기자)

“기자들은 증인출석, 자료제출요구를 할 수 없다. 준비시간은 부족했고 실제 질문 수준도 높지 않았다. 무슨 질문을 하든 화살은 기자에게 돌아간다. 언론이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모든 환경에서 들어간 셈이다. 개별 회사가 모인 국회 기자단이 몇 시간 내 빠르게 행동하기도 어렵고 판이 만들어졌으니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언론 자체가 놀아난 거라 본다.” (신문사 B 기자) 

“질문이 예리하지 못했고 더 잘 했어야 한다고 본다. 변명하자면 기자들은 뭐가 있으면 바로바로 기사를 작성하니 애초 그 자리에서 새로운 게 나올 수 없는 구조였다. 갑자기 열린 기자회견을 위해 기사를 묵힐 수도 없으니 이미 나온 의혹을 물어보는 형식밖에 안 됐다. 간담회는 말 그대로 묻고 답할 뿐이지 자료에 대한 논박이 있을 수 없었던 한계도 있다.” (방송사 D 기자)

“정말 한심해서 못 봐주겠다. 정말 망신살이 뻗쳤다”

물론 이들이 전체 언론의 입장을 대변할 순 없다. 하지만 같은 날 <머니투데이>는 <실검 1위 ‘근조한국언론’…기자들 생각은 어떨까>란 기사를 통해 간담회를 주최한 민주당을 한층 강하게 성토했다. 과연, 언론계를 두루 취재해 온 <기자협회보>도 아닌 기존 언론사들이 이번 ‘조국 정국’ 보도행태를 가지고 이런 ‘항변’을 쏟아낼 자격이 있을까. 

<대량 살상무기로 전용 가능한데... 한국, 전략물자 불법 수출 3년 새 3배>

간담회에서 태도 논란을 부른 <조선일보> 김모 기자가 지난 5월 쓴 기사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발굴’한 이 기사는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재’의 명분을 줬다고 알려진 기사이기도 하다. 어디 그 뿐인가. 간담회 이후 개별 기자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한 기자는 간담회 직전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에게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질문을 문의한 것이 알려지면서 뭇매를 맞으면서 항변에 나섰다. 또 조 후보자를 취조하듯 질문한 기자 역시 소셜미디어 상에서 개인적인 성적 취향이나 정치적인 호불호가 드러나면서 태도 논란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모든 비판이 비단 ‘조국 기자간담회’에서 보여준 일선 기자들의 태도에 기인했을까. 그렇지 않다. 차곡차곡 누적돼 온 언론을 향한 불신이, 제 스스로 기득권을 자처하고 특권을 누리며 언론으로서의 기본 사명을 망각한 한국 언론을 향한 불만이 ‘조국 기자간담회’를 통해 폭발한 것 뿐이다. ‘근조한국언론’이란 검색어의 요체 되겠다. <시사인> 남문희 기자의 한탄이 두고두고 기록돼야 할 이유도 거기에 있다.   

“오늘 기자회견에 임하는 언론들 행태를 보면 참으로 비겁하다. 각 언론사 별로 국회출입 말진들을 보낸 거 같은데 상황 파악도 제대로 안돼 있고 기자로서 질문하는 방법도 제대로 훈련이 안 돼 있는 모습이 태반이다.

그동안 쏟아낸 의혹 기사의 양에 비하면 뭐하는 짓거리인가 싶다. 최소한 각 언론사 중진급이 나오던가 아니면 출입처 불문하고 그동안 의혹제기 기사를 써왔던 법조나 사회부 교육부 출입기자들을 보냈어야 한다.

그런데 상황 파악도 안된 젊은 애들한테 다 떠넘기고 뒤로 쏙 빠졌다. 물론 책임있는 기자들이 나왔다 해도 처음부터 제대로 된 취재를 한 게 없으니 결과는 마찬가지였겠지만 정말 한심해서 못 봐주겠다. 정말 망신살이 뻗쳤다.”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 조사는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 지난 9월 3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01명(응답률 5.7%)을 대상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4.4%p.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로 진행. 자세한 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확인 가능.)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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