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이리 간단히 해명될 일을...‘중앙’이 자백한 ‘조국 딸’ 입학의 진실

기사승인 2019.08.31  12:06:53

default_news_ad1

- [하성태의 와이드뷰] 악의적 보도 언론사·기자들 ‘박제’, 괜히 나오는 주장 아니다

   
▲ <이미지 출처=뉴스1 홈페이지 캡처>

“최근 불거지고 있는 조씨에 관한 논란을 지켜보고 안타까워 뭐라도 하고 싶었다. 조씨는 이렇게 비난을 받을 정도로 잘못을 하지 않았다.”

30일 <뉴스1>과 인터뷰했다는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의 말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의 은사(한영외고 재학시절 영어 교사)였다는 주 교장은 “당시 사회적인 분위기의 혜택을 본 것이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학생이다. 이렇게 매도 당하는 것에 답답하다”며 그간 제기된 조모씨의 한영외고와 고려대 입학과 관련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씨는 세계선도인재전형이라는 전형으로 입학했다. 이 전형은 외국어를 요구하는 것으로, 따로 필기시험은 보지 않지만 어학과 미국대학과목선이수제(AP) 성적이 필요하다. 당시 대학교 분위기가 그랬다. 연세대도 비슷하게 외국어를 우선적으로 보는 전형이 있었다. 당시 조씨는 유학반에서 같은 반 학생들과 함께 이를 대비한 공부를 했다.” 

또 주 교장은 “조씨는 영어 논술, 면접을 다 거쳤다. 해외에서 살다 왔기에 토플 점수도 제출했다. 어학 시험 결과를 제출했는데 시험을 안 봤다며 특혜가 있었던 것처럼 말하는 것은 낭설”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그러면서 주 교장은 “무려 10년 전 입시제도를 지금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대학 교수들의 학생 평가,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교육 행위를 무시하고 평가절하 하는 모습은 옳지 않다. 지난 3년 동안 정부와 싸우면서 바른 방향의 교육제도를 시작하려는 상황에서 조 후보자의 딸을 가지고 판을 흔들려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낭설’이란 단정적 표현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렇게 청문회가 가까워지면서 조 후보자 딸의 입시 관련한 의혹들이 ‘낭설’ 임을 입증하는 해명성 인터뷰가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해당 사안에 대해 직접적 관계가 있는 입시 관계자나 동창, 담당 교사 등 조 후보자 딸 조모씨의 지인들이 소셜 미디어에 해명성 글을 올리거나 언론 인터뷰에 나서고 있다. 

31일자 <중앙 선데이>가 인터뷰한 조모씨의 입학 당시 고려대 입학 처장(61)의 인터뷰는 그러한 ‘낭설’을 그간 언론들이 얼마나 부풀려 왔는지, 이렇게 간단하게 해명될 사안을 가지고 어떤 악의적인 소설을 써 왔는지를 단번에 입증하는 속 시원한 인터뷰였다. 

“SCI 고고생 논문? 왜 기억 안 나겠는가”  

“조씨가 지원한 전형(세계선도인재전형)은 어학특기자전형이다. 이명박 정부 때 입학사정관전형을 늘리라고 해 특기자전형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확대한 것이다. 어학특기자전형에선 당연히 어학 실력을 본다. 읽고, 쓰고, 말하는 게 원어민 수준인 학생을 뽑는다. 그래서 외고 학생들이 많이 지원했다. SCI 논문을 고교생이 썼다고 대서특필한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억이 나겠는가.”

<중앙 선데이>는 지속적으로 당시 입학 관련 ‘서류’, ‘기록’ 등에 대해 물었다. 돌아온 답은 이미 언론에 알려진 대로 5년 마다 폐기한다는 답이었다. 그러자 “SCI급 학술지 논문을 쓴 고교생이면 기억이 나지 않나”라고 물었다. 그에 대한 답이 바로 위와 같은 핵심적인 ‘기억’이었다. 

고려대 전 입학처장은 “당시 입시에서 고려대엔 입학사정관이 20여 명 있었다”며 “입학사정관 한 명이 검토하는 서류만 수백 명 분이다. 어떻게 기억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간단하다. 어학특기자전형이란 일반전형이었고, 특혜도 없었거니와, 자소서에 들어간 ‘논문’에 대해 기억하는 입학사정관도 없었다는 얘기다. 

결정적으로, 조씨의 논문이 고려대 입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거란 추측들을 단번에 무위로 돌리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 고려대 전 입학처장은 “당시 특기자전형에선 부가서류를 10개 정도 낼 수 있었다. 사본을 냈다고 하더라도 당시 입학사정관들은 ‘글을 썼는데 논문 형식으로 썼네’ 정도로 여겼을 것”이라며 “논문 실적을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았다는 말인가”란 물음에도 “그렇다.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국 딸의 “가성 비 없는 짓”의 의미 

“조씨가 썼다는 자소서를 보면서 왜 이리 가성비 없는 짓을 했는지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이런 거 해야 한다’ ‘저런 거도 해야 한다’는 소문만 듣고 뛰어들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입학 처장이 내놓은 조씨의 자소사 평가는 이랬다. 풀이하자면, 논문도 과잉 스펙에 해당하는 쓸데없는 짓이었고, 입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다른 스펙들도 여럿이었다는 얘기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조 후보자 딸의 자소서를 보았다. ‘이 학생도 참 고단하게 살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수백 시간의 자원봉사, 수많은 기관의 인턴십, 경쟁에서의 수상 등등. 시간으로나 정보로나 도저히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해내기 힘든 것들로 보였다.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몫의 일이 아니었다. 의문이 든다. 왜 힘든 고등학생이 보통은 수년이 걸릴 것 같은 일들을 이렇게 단기간에 해야 하는가. 답은 하나다. 대학들이 요구하니까.” 

31일자 <중앙선데이>의 <‘불법’보다 더 나쁜 ‘합법적 불공정’>이란 ‘선데이 칼럼’ 중 일부다. 칼럼을 쓴 양성희 대기자는 조 후보자 논란의 ‘뇌관’을 ‘합법적 불공정성’이라 규정한 뒤 “이 와중에 ‘합법적 불공정성’을 최대한 활용한 법무부 장관 후보라…, 우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까”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조모씨가 “참 고단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노력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31일 조국 후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앙 선데이>의 인터뷰를 공유하며 간접적으로 의혹 해소에 나섰다. 만약 이 인터뷰가, 또 주석훈 교장의 인터뷰가 2주 전에 나왔다면 어땠을까. 그랬어도 서울대 학생들이, 고려대 학생들이 촛불을 들 수 있었을까.   

그럼에도 한 번 새겨진 주홍글씨를 단번에 씻어내기란 아직 역부족인 듯 보인다. 실로 첩첩산중이다. 검찰 조사도, 청문회도 남아 있다. 여기에, 최순실씨까지 가세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중앙 선데이>의 인터뷰 전문을 꼼꼼히 읽어 보면, ‘특혜’나 ‘부정’과 관련된 한줌의 의혹도 찾아보기 힘들다. 조 후보자 딸의 스펙이나 고대 입시와 관련해, 우리 언론은 그간 무엇을 좇았던 걸까. 일각에서 불충분하거나 의도적인 혹은 악의적인 기사를 쓴 언론사와 해당 기자를 개별적으로 기록하고 ‘박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하성태 기자 

#고발뉴스_민동기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ad44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1
ad37
default_side_ad2
ad38
ad34
ad39

고발TV

0 1 2 3
set_tv
default_side_ad3
ad3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