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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불매운동, 평화연대의 기억”…손석희 “갈대들의 묵직한 전쟁”

기사승인 2019.07.31  12: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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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들 “아빠, 엄마, 이런 치욕 다시는 안돼, 당당히 이겨내시라”

   
▲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일제 불매운동에 대해 성공과 실패의 판단 기준은 평화적으로 연대했던 기억, 당당한 기억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30일 SNS에서 국채보상운동의 역사를 짚으며 ‘실패한 운동’으로 단정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의미를 짚었다. 

전 교수는 “1907년 남자는 술 담배를 끊고 여자는 패물을 처분해서 그 돈으로 나랏빚을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이 대구에서 시작됐다”며 “당시 담배 농가와 술집이 망하고 금은값이 폭락할 것이라는 ‘반대론’은 없었다”고 했다. 

또 ‘대한매일신보사가 중심적 역할을 했는데 통감부는 열기가 식지 않자 토착왜구 단체 일진회로 하여금 운동 주도자들이 의연금을 횡령한다는 헛소문을 퍼뜨리게 했다’고 역사를 짚었다. 

전 교수는 “심리전에 이어 국채보상기성회 간사 양기탁을 횡령죄로 체포했다”며 “모금이 중단된 뒤 양기탁은 무죄로 풀려났으나, 모은 돈은 통감부가 몰수했다. 어차피 일본에 갚으려고 했던 돈이니 그게 마땅하다는 논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교수는 “이렇게 국채보상운동을 좌절됐지만 실패한 운동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헛되이 돈을 날린 것이 아니라 돈을 내고 ‘나라를 위해 수많은 사람과 연대했던 기억’을 샀다”고 했다. 

전 교수는 “이 운동을 통해 한국인들은 ‘평화적으로 연대하는 경험’을 쌓았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 전 교수는 일제 불매운동과 연결시켜 “운동의 궁극적 성패는 ‘일본의 불의 부당한 공격에 맞서 한국인들이 평화적으로 연대했던 기억’을 만들 수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역사란 ‘집단 기억’들을 쌓아 나가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자랑스러운 역사란, ‘당당한 기억’이 많은 역사”라고 역설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손석희 앵커는 지금 국민들이 냉철하게 펼치고 있는 일제 불매운동에 대해 “살아있는 갈대들의 묵직한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손 앵커는 30일 JTBC ‘뉴스룸-앵커브리핑’에서 미국 작가 펄벅이 쓴 <살아있는 갈대>와 김수영 시인의 ‘풀’, 영국 프레더릭 매켄지 기자가 전한 의병의 모습에서 한국인의 정신을 찾았다. 

펄벅은 한국을 “고결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라고 했고 구한말과 해방 시기를 배경으로 <살아있는 갈대>라는 장편소설을 썼다. 

김수영 시인은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고 썼다. 

손 앵커는 “갈대와 풀은 불의와 폭력 앞에서도 꺾이지 않고 꿋꿋하게 저항했던 한국인의 정신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또 정미년(1907)에 항일 의병들을 만나 사진을 찍은 매켄지 기자는 의병의 본거지를 찾아간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청년의 눈빛은 빛났고, 입가에는 미소가 감돌았다고 전했다. 

반면 도쿠토미 소호 일본 역사학자는 “한국의 의병이란 아무리 잡아도 계속해서 붙는 파리 떼와 같다”고 비하했다. 

이어 손 앵커는 “텅 빈 일본 의류매장의 주차장과 편의점의 일본 맥주 코너, 그리고 일본행 비행기”라며 “누가 부추기거나 강요한 적 없지만 결과는 이렇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의도의 요란한 설전과는 상관없는 ‘살아있는 갈대’들의 소리 없는, 그러나 묵직한 전쟁”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기 의정부 지역 6개(의정부고·부용고·송양고·경민비즈니스고·호원고·발곡고) 고등학교 학생들이 모인 의정부고등학교학생연합은 26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어머니 아버지께 고한다”며 “다시는 이런 치욕 당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당부했다.  

학생들은 “미래에 저희가 잘못될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아빠, 엄마 일어나 당당히 이겨내시길 바란다”며 “미래는 저희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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