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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아직 체감 어렵겠지만 시청자 원하는 역할하려 노력중”

기사승인 2019.07.18  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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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365] 지민근 언론노조 YTN 지부 위원장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조준희 YTN 사장이 사임했기 때문에 어느 방송사보다 정상화가 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새로 선임된 사장은 최남수 사장은 YTN 정상화를 이끌기에는 맞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래서 결국 언론노조 YTN 지부(이하 YTN  노조)는 100일 넘는 시간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을 했고 그 결과로 tbs 사장을 지낸 정찬형 사장이 신임 YTN 사장으로 선임되었다. 

파업 후 1년 YTN 정상화 상황이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 지난 10일 서울 상암 YTN 사옥에서 지민근 YTN 노조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지민근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지민근 언론노조 YTN 지부 위원장 <사진=이영광 기자>

“최남수 사태, 구성원 모두에게 과거청산 중요성 환기시키는 계기”

- 위원장 맡으신 지 1년 되어가는 데 소회가 있을 거 같아요.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조합에 부여된 여러 과제를 해결하고, 주어진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간도 노력도 부족했음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 파업 후 노조 위원장을 맡으셔서 부담감이 더 크진 않았나요?

“파업 투쟁이 승리로 끝난 이후 노조 집행부가 YTN을 바로 세우기 위해 어떤 목표와 계획을 갖고 노조를 이끌어갈지(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던 상황이라서 부담감은 너무 컸습니다. 명예회복과 과거청산, 조합원 권익증진, 구성원 간 갈등 해소, 공정방송 정착을 위한 시스템 강구 등 구체적인 목표들을 세워서 노력했지만, 임기 절반을 마친 시점에서 그에 대한 결실을 얼마나 거뒀는지 돌이켜 봤을 때 여전히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

- 그럼 성과는 뭐라고 보세요?

“집행부 들어서자마자 YTN 바로 세우기 및 미래발전위원회(이하 미발위)라는 노사 공동기구를 구성했습니다. 이런 기구를 통해 노사가 공동으로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그 과정에 밝혀진 시스템상의 문제점들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YTN 본사뿐 아니라 최초로 자회사와 계열사까지 확대해서 사측과 임금 협상을 했는데,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했던 본사의 연봉직 사원들과 일부 계열사에 임금 테이블을 도입기로 합의함으로써 저 연봉자들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라는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최남수 사태 전후로 깊어졌던 직분 간 갈등의 골을 조금이라도 메우는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남수 사태 전후 사내 분열과 혼란의 책임을 물어 김호성 현 라디오 영업이사(전 총괄 상무이사)의 퇴진 투쟁을 전개했었는데,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한 해임 외에는 퇴진이 불가능한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당장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YTN 구성원 모두에게 과거 청산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YTN 역사에 또다시 이런 무책임한 임원의 행태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김호성 이사 퇴진을 이뤄내도록 하겠습니다.” 

- 스스로 점수를 매기면 몇 점인가요?

“답하기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요. 저희 집행부가 목표했던 것 중 대부분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점수를 매기기에 너무 부족한 상황입니다. 양해해 주신다면 점수 매기는 것은 임기 끝날 때 한 번 더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 지난주 미발위 활동이 마무리됐잖아요. 미발위 활동 어떻게 평가하세요?

“미발위가 9개월간의 활동을 종료하고 최근 백서를 발간했습니다. YTN 미발위는 비슷한 성격의 기구가 구성되었던 KBS, MBC, 연합뉴스에 비해 현저히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YTN의 잘못된 과거를 철저히 조사하고 기록으로 남긴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를 통해 회사가 지난 10년 동안 이어져 온 노조의 공정방송 투쟁이 언론 독립성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행위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강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그동안 헌신해 주신 미발위 위원장 포함 노사 양측 미발위원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미발위 활동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밝혀진 결과를 어떻게 처리하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노조는 미발위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필요한 후속 조치를 이어가기 위해 사측과 노사 협의체를 만들어서 협의 중입니다.”

   
▲ 최남수 전 YTN 사장 <사진제공=뉴시스>

- 김호성 상무에 대한 얘기도 앞서서 하셨잖아요. 라디오 총괄 상무직에서 영업 담당 이사로 옮기고 라디오 진행도 하차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정도면 만족하시나요?

“노조는 김호성 영업이사가 작년 최남수 사태 때부터 회사에 갈등과 분열을 일으켰던 것과 당시 혼란을 틈타 회사 시스템상의 허점을 악용하여 자신의 안위를 위해 본사 및 라디오 임원 겸직과 라디오 대표 프로그램 진행자까지 겸했던 것, 또한 그 결과 결국 회사 경영상의 위기를 가져오고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호성 퇴진을 주장해 왔지만, 김호성 이사는 여전히 YTN의 계열사인 YTN 라디오의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김호성 영업이사의 직무를 총괄 상무에서 영업 담당으로 바꾸는 조치만으로 김 영업이사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다 물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김호성 영업이사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게 할 방안을 강구할 계획입니다.”

- YTN이 정상화 작업을 한 지 1년 남짓 되었는데 YTN 정상화 작업 어디까지 진행되었나요?

“미발위의 결과가 이제야 나왔고, 노사 간의 협의를 통해 후속 조치를 논하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정상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1년이나 지났는데 정상화가 이제부터라고 말씀드리면 의아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진정한 정상화를 위해선 1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지속돼 온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는 작업부터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노조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미발위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정방송 투쟁 과정에서 부당한 징계를 받은 구성원들에 대한 명예회복 조치가 취해지고, 과거 잘못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들에게 그 책임을 묻는 절차가 공식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회사에 요구하고자 합니다. 또한, 전임 사장들의 비위 등 추가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들은 정식 감사를 통해 밝혀내도록 요구할 계획입니다. “

- 파업 후 1년 뒤 바뀐 부분은 뭔가요?

“작년 파업으로 바뀐 것 중 가장 큰 것은 지난 10년 동안의 힘든 싸움에서 우리가 결국 승리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사측의 지속적인 방해 등으로 스스로 자포자기하던 마음도 사실 있었는데, 이제는 그러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바탕이 돼서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공정 보도를 실현하고, 우리가 그토록 꿈꿔왔던 언론의 모습을 되찾으려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대형사건 사고, 국가적 이벤트때 시청률 급등…의미 곱씹어”

- YTN은 보도 전문 채널이잖아요. 때문에 보도 중요성이 더 높을 거 같은데 YTN 보도 어떻게 보세요?

“YTN 보도에 대한 평가보다는 YTN 구성원들의 노력과 그를 뒷받침하기 위해 노조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편성개편 이후 7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대다수의 시청자가 YTN 보도가 바뀌었다고 실질적으로 체감하기까지에는 아직 부족한 시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YTN 구성원 모두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도전문채널로서의 YTN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YTN 구성원들은 최근 고성 산불 보도나 북미 정상회담 및 남북미 정상회담 보도,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건 보도 등 대형 사건 사고나 국가적인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YTN 시청률이 평소보다 높게 나왔던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고, 시청자들은 YTN이 어떤 역할을 해주기를 원하는지를 매번 고민하고, 그 역할을 해내기 위해 YTN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정찬형 YTN 사장 <사진제공=뉴시스>

- 단식을 10일 정도 했다면 바로 밥 먹으면 안 되고 두 배인 20일 정도의 보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들었어요. 언론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해요. 보도가 10년에 걸쳐 무너졌다면 복구하는 데엔 두 배의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닐까요?

“지난 10년간 YTN은 제대로 된 보도를 못 해 왔는데, 이를 바꾸기 위해선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과 조직 문화뿐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완벽하게 바뀌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논의하면서 고쳐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더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정찬형 사장에 대한 평가는 어떠세요?

“어떤 조직이든 사장을 평가는 다양하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찬형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조직 개편, 편성 개편, 과거 청산, 제도 정비 등 큰 폭의 변화를 이끌어야 했던 점을 감안 한다면, 아직 정찬형 사장의 임기가 1년도 안 된 시점에 평가를 내리기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YTN은 바로 작년에 파업을 통한 승리를 경험한 조직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과거 청산을 사장에 대한 평가 척도 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사장은 취임 때부터 시스템에 의한 과거 청산을 강조해 왔는데 미발위라는 노사가 공동으로 만들었던 시스템을 통해 최근 결과물이 나온 만큼, 회사가 앞으로 구성원들의 명예회복과 과거 청산을 위해 행할 조치들이 얼마나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냐에 따라 사장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드러나리라 생각합니다.”

- 앞으로 중요한 점은 뭐라고 보세요?

“미발위 후속 조치를 잘 마무리해서 무엇보다 잘못된 역사가 또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측과 협의 중인 52시간 협약 체결과 시간외수당 협약 개정, 단체협상 개정도 조합원 권익 향상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사내에 남아있는 호봉직과 비호봉직, 본사와 자회사(계열사), 보도와 비보도, 본사와 지국, 주니어와 시니어 간의 갈등을 줄여갈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임기가 1년 정도 남으셨는데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미발위 후속 조치를 잘 마무리하고, 공정방송 정착을 위해 사측과 협의를 통해 단체협약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회사 정관 등의 제도를 개정, 보완하고, 사내 갈등 요인을 줄이기 위해 인사제도 개편 등의 노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GO발뉴스>를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이렇게 이영광 기자님께서 직접 열심히 발로 뛰어서 취재하는 주옥같은 기사들 많이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YTN도 항상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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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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