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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식 아시아 체제 만들려는 것, 정부에 힘 실어줘야”

기사승인 2019.07.15  16: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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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363] 송기호 변호사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지난 1일 디스플레이·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IT를 핵심으로 하는 우리나라엔 경제적 피해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제 대해 우리 정부는 WTO 재소 방침을 밝혔고 민간에선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셨다. 

일본이 경제 보복하는 이유는 하나가 지난해 10월 말 나온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판결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 현 상황과 해법을 모색해 보고자 지난 10일 민변 국제통상 위원장인 법무법인 수륜아시아의 송기호 변호사를 서울 가락시장역 근처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송기호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송기호 변호사 <사진=이영광 기자>

“참의원 선거 후에도 계속될 것…한국 총선 영향 주려는 의도”

- 최근 일본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심사를 강화했고 지난 주말엔 한국이 북한에 전략물자를 보냈다고 주장해 논란인데 현재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처음부터 전략물자 안보 통제라는 틀을 아베 총리가 빌렸습니다. 그러므로 핵심은 안보 통제 조치를 정당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보 위협이 한국으로부터 있었느냐죠. 일본은 한국이 전략물자 관리를 잘못했기 때문에 일본에 위협이 된다는 실질적 증거를 내놓아야만 합니다. 일본이 그런 증거를 어떻게 내놓는지가 지금 중요한 변수입니다.” 

- 증거가 없지 않나요?

“없습니다. 아베 총리는 우리에게 설명해야 하고 증거를 내놓아야 할 의무가 있죠. 그러나 아베 총리는 구체적 내용을 제시 못 하고 있죠.” 

- 일본의 의도는 뭐라고 보시나요?

“이번 조치는 일본 경제 입장에서도 유익하지 않습니다. 일본은 통상국가를 지향하는데 국제무역 질서를 교란하는 건 일본에게도 이롭지 않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아베가 싸움을 걸었느냐죠. 저는 여러 가지 의도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한국을 아시아에서 아베식 질서에 순응하는 체제로 만들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발 경제 혼란 같은 것이 내년 4월 한국 총선에서 아베식 아시아 질서에 순응하는 정치체제가 한국에 등장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그럼 일본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게 아니라고 보세요?

“아니라고 봅니다. 단지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것이라면 참의원 선거 후 조치가 변경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저는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충격적 참패와 같은 예외적 상황이 없는 한, 선거 후에도 일본의 조치는 계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자유 무역 위반이라는 게 한국 입장이죠. 일본이 수술 금지가 아니라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건데 왜 자유 무역 위반인지 설명 부탁드려요.

“세계 무역기구 협정은 형식이 금지든 허가이든 그런 거로 판단하는 게 아니고요. WTO 협정문엔 명목상 수출 허가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제한 효과를 가져오면 WTO 위반이 되는 겁니다. 이를테면 법조문에 ‘우리나라는 차별하지 않고 자유 무역 보장한다’라는 조문이 있다는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조치가 실질적으로 제한적 효과나 피해를 낳게 되면 그걸 정당화할 사유가 없을 경우 WTO 위반으로 보는 거죠.”

- 그럼 일본도 이걸 알 거 아닌가요?

“잘 알지요. 그래도 하는 것입니다. WTO 판결이 나오려면 2년 가까이 걸리고. WTO에서 일본이 패소한다 하더라도 일본은 국제사회 압력과 한국의 피해를 금전적으로 배상해야 한다는 의무만 지는 것이지 바로 이 조치가 법적으로 WTO 무효 판결에 따라 무효가 되는 건 아닙니다.”

- 일본은 65년 한일 협정으로 끝난 걸 왜 계속 배상 요구 하냐는 건데.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징용 피해자 청구권이 다 소멸했다는 아베 총리 입장은 종래 일본이 가진 전통적 입장과 다릅니다. 아베 총리 등장 이전에 고노 담화라든지 그전에 일본이 가진 입장은 적어도 개인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국제법 동향 그리고 독일 기업들이 2차대전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서 배상을 해준 역사적 사실 그리고 일본도 니시마스 건설이라는 데에서 중국인 강제징용피해자들께 배상해준 사례가 있습니다. 아베 등장 이전 일본의 전통적 견해는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국가 간 정부 사이의 외교적 보호권은 정리됐지만, 개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 문제는 소멸되지 않았다는 거죠.

그러나 아베가 지향하는 아베식 일본 체제와 밀접히 관련된 문제인데 아베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문제까지 포함해서 개인청구권이 소멸됐다고 주장하는 거죠, 하지만 그건 일본 최고 재판소 판례와도 안 맞아요. 일본 최고 재판소 2007년 판례는 일본 중국 협정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다만 그걸 일본 법원에 와서는 소송을 통해 주장할 수 없다는 것뿐이죠.”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 한국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 판결은 없나요?

“일본에서 한국 강제징용에 대한 판결은 있죠. 한국인 피해자들이 졌어요. 그러나 그건 청구권이 소멸되었다는 거로 진 건 아니고 시효가 지났다든지 일제시대때 강제징용 시킨 기업이 피고 기업이 아니란 이유로 패소한 거죠.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이 아시아 인권에서 대단히 중요한 판결인데 우리 대법원 판결은 청구권 협정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식민지 불법성 인정하는 차원에서 청구권 인정한 게 아니라는 거죠. 그런 점에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강제징용 피해자 청구권은 이 협정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거죠.” 

- 일본 극우 입장은 일본에서 받은 3만 달러로 한국이 이만큼 잘살게 되었으니 감사해야지 않냐는 건데.

“종래에 전통적 일본 보수는 평화헌법 체제 즉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을 전제로 한 것이었죠. 따라서 청구권 협정으로 대한민국이 받은 유상 2억 무상 3억 달러라는 건 상당 부분 포스코라든지 경제산업에 쓰인 건 맞죠. 그러나 그건 일본이 한국 식민지 지배에 대한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청구권 자금이 들어왔다는 말이죠. 그건 우리 내부의 문제기도 하죠. 결국 지금의 상황은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자리가 핵심 소재 기술 부품에 대한 대일의존도에 의해 취약한 것이라는 게 드러난 거잖아요.

아베 총리는 유엔 연설에서 일본의 도움으로 한국이 여기까지 발전했다고 연설했어요. 그런 게 바로 아베식 일본 질서죠. 결국 아베식 일본 질서에서 아시아 질서 속 한국은 일본에 전후 질서에서 고마워해야 하는 나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 아베식 일본에서 국제 질서라는 거죠.” 

- 일본 입장은 세계 어느 나라도 식민지에 대해 배상하지 않았다는 건데 사실인가요?

“제국주의 국가의 식민지배에 대한 경험이 다 다르겠죠. 그건 모르겠습니다만 다양한 형태를 봐야겠죠. 어떤 형태든 식민지배를 겪은 피지배에 대한 배상은 있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한국에 대해 일본이 직접 식민지배했다는 거죠. 일본이 다른 나라에서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이 있었는지 없었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본이 한국에 대한 식민 지배를 진심으로 그 불법성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제대로 된 배상을 해왔으냐가 중요한 거죠.” 

- 또 주장하는 게 2005년 노무현 대통령도 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데 왜 이제 와 딴소리하냐는 건데.

“사실이 아닙니다. 참여정부 시기에 청구권 협정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법적 책임이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 입장이었어요. 문제는 청구권 협정 해석에 대해서 이명박근혜 정부 시기에 강제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자 배상이 제기되었지만, 일본 책임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던 부분이 저는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불매운동 안하면 혐한론 줄까? 민간의 정당한 분노, 정부에 힘이 될 것”

- 국민 사이에 일본 제품 불매운동 주장도 있지만, 불매운동이 일본에 타격을 주진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던데.

“불매운동이 이 사안의 심각성과 한국 시민의 공통된 분노를 일본 여론이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죠. 더 중요한 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거고 그 방식이 무엇이냐는 건데 그것 역시 국가의 역할인 것이겠죠. 지금 이 사안을 해결하는 정부 대처를 저는 종합적으로 잘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WTO 제소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이 문제가 아베에게 이 조치를 정당화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요구하는 거도 반드시 필요하고요.

강제징용피해자 관련해서 좀 더 국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는 필요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무슨 말이냐면 대법원 판결이 있었기 때문에 이젠 이것이 대한민국 국민이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일본기업으로부터 받아내면 된다는 접근은 옳지 않습니다. 한국 피해자 개인과 일본 기업 사이에 민사 문제로만 일제 강점기의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가 축소되거나 대체되어선 안 됩니다. 일본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받고 피해자에게 실질적으로 배상하는 것을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그것이 이번 대법원 판결의 의미입니다. 한일 청구권 협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법원 판결이 한일 청구권 협정은 피해자의 배상 청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청구권 협정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일본에 외교적 보호권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은 남아 있는 거죠. 따라서 이 문제를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와 일본 기업 사이 민사소송으로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일본에 대해 보호권을 행사해서 강제 징용에 대한 진상규명과 불법성에 대한 일본의 책임 인정 그리고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국가의 적극적 역할일 필요하죠.” 

   
▲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판매중단 확대를 선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불매운동도 필요하다고 하셨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불매 운동할 경우 일본에서 혐한 감정이 높아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하면 아베 의도대로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던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이 필수이지요. 시민의 불매운동은 보편적 공분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정부에 힘이 될 것입니다. 일본의 혐한론을 부추긴다고 안봅니다. 불매운동 안 하면 일본에 있는 혐한론이 줄어드나요? 민간이 가지는 정당한 분노죠. 국가의 역할은 있는 것이고, 민간이 자연스럽게 불매운동 하는 건 필요합니다. 이 사안이 단지 한국의 특정한 정부나 정치 세력에 의한 문제가 아니라 광범위한 한국 국민의 공분임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우리가 불매운동 이야기할 때 불매운동 통해 문제 해결한다는 건 아니잖아요, 국가가 국가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고 풀어나간다는 전제에서 민간이 진행하는 불매운동에 대해 그걸 탓한다는 건 오히려 만약 민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만 보라는 말인데 그건 아니지요. 저는 민간의 불매운동이 필요하고 그것이 이 상황의 실상을 일본이 제대로 알게 하는 게 역할 할 거로 생각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한국의 기업들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발언했는데 이 발언 적절했다고 보세요?

“네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해결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 일본의 이 기조 언제까지 갈 것으로 보세요?

“장기화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은 후방 공급망 통제를 강화했다가 풀었다고 다시 죄는 식의 틀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1년 정도는 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 하냐죠. 우리가 이룩한 국제 분업 속 성장의 한계를 극복해서 원천 핵심소재에서의 자립은 우리 경제에 시급한 과제죠. 이 노력을 가장 열심히 한 게 2003년 참여정부의 산업 정책이거든요. 그러다 이명박근혜 시기 산업 정책이 사실상 실종되었지만 핵심 원천 소재 부품의 자립 망을 갖춰나가는 건 우리 경제에 피할 수 없는 과제죠. 그걸 촉진하는 것이죠.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발생한 피해를 얼마나 최소화하고 궁극적으로 이 문제 발단이 강제징용 피해라고 하는 중대한 인권침해로 발생한 것이라서 결국 한일 관계가 일본의 진정한 역사 인식 속에 제대로 정립해 나가는 것 즉 아베가 생각하는 아시아 질서와 다른 아시아 인권에 기초한 아시아 질서를 만들어가는 게 우리에게 중요한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당장 피해가 발생하는 데 너무 뜬 구름 잡는 얘기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사태는 장기화될 수 있어서 우린 거기에 맞게 대응해야 하는 거고요. 그러나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나간다는 관점에서 부단히 일본과 일본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 일본의 역사 인식에 대한 일본에 정당한 역사 인식을 요구하고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에 대해 이것을 피해자와 일본 기업 사이 문제로 맡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국가가 역할 해내는 문제 가지고 일본과의 외교적 노력도 동시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죠. 우리가 만든 상황이 아니고 일본이 만든 상황이잖아요. 그리고 오랜 경제구조와 지난 정부 산업 정책 실종의 상황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문제라서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 <이미지 출처=KBS ‘저널리즘토크쇼J’ 화면 캡처>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 한 말씀 부탁드려요.

“아베가 누구와 싸우는지 잘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내부에서도 모순된 조치 즉 안보 전략물자 조치를 취하면서도 그걸 정당화할 수 없는 일본 국내법적으로도 모순이고 일본 국민 경제에도 이롭지 않은 이 싸움을 아베가 왜 하냐죠. 그건 결국 아베식 일본에 순응하는 아시아 질서를 만들겠다는 것이겠죠. 지금 이 상황에선 그런 질서가 아닌 우리 질서는 무엇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아시아 질서는 무엇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정부에 힘 실어주고 지금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를 넓혀주는 게 필요하죠.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서도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죠. 대법원 판결이 한일 청구권 협정이 피해자 문제에 대해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고 판결했기 때문에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외교적 보호권은 남아 있죠. 외교적 보호권에 기초해서 일본에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그걸 해결하기 위한 중재를 시작하는 거죠. 위안부 문제와 같이요. 그걸 해결하기 위해 위안부 문제와 같이 청구권협정에 근거한 중재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적극적 국가 역할 속에서 일본과 외교적 노력을 동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이 문제를 대응하는 정부에 힘 실어주는 것이 지금으로는 가장 중요하단 말씀 드리고 싶어요.”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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