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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만 “‘신성한 병역’? 군대 모병제로 전환해야”

기사승인 2019.07.09  17: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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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361] 고상만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 위원회 총괄과장

우리나라는 의무 복무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군 복무 중 사망하는 사건이 적지 않게 일어나지만 사망한 이유를 모르는 유가족이 태반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 소속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 위원회가 출범했다. 

지난해 9월 13일 출범한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는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600건의 군 의문사가 접수됐다고 한다. 군 사망사고 진산규명위 활동에 대해 듣기 위해 지난 3일 서울 명동역 근처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 사무실에서 고상만 총괄과장을 만났다. 다음은 고 총괄과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고상만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 위원회 총괄과장 <사진=이영광 기자>

- 지난해 9월 13일 출범한 군 사상사고 진상규명위 총괄과장으로 활동하시잖아요. 10개월 지났는데 어떠세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1기라 할 수 있는 대통령소속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있었고 이번에 다시 2기라 할 수 있는 대통령소속 군사망 사고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했거든요.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시대가 바뀌면서 확실히 국민들의 권리 의식이 높아졌다는 걸 체감해요. 과거엔 허원근 일병 사건 등 타살 의혹을 가진 사건에 대해서만 의문사로 여겼다면 지금은 군 사망 사고로 가족을 잃은 분들이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면 그 자체로 의심 해소를 위해 진상조사를 해 달라고 진정하는 사례가 늘어났다고 생각이 됩니다.” 

“10개월간 진정 건수 600건, 1기때 2년간 접수 건수와 같아”

- 조사위 어떻게 참여하시게 됐어요?

“제가 군 의문사에 대한 문제 인식을 가지게 된 건 1999년이에요. 그때 천주교 인권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었는데요. 거기에 군 의문사 피해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셨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이들 유족분들과 함께 하며 군 사망사고 피해자의 한을 국가가 책임지고 풀어줘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어요. 다행히도 2017년 5월 제가 제작한 연극 <이등병의 엄마>가 많은 분의 공감을 얻으며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 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었어요. 그런 과정에서 군 사망 사고 피해 유족분들이 저에게 끝까지 책임지고 위원회에서의 역할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결국 고민 끝에 공채 절차를 거쳐서 조사총괄과장으로 현재 일하고 있어요.” 

- 대통령소속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는 무슨 일을 하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위원회는 2018년 9월 14일에 출범을 했고요. 앞으로 2021년까지 만 3년간 한시적으로 활동하는 기구입니다. 조사 대상은 1948년부터 위원회 출범 전날인 2018년 9월 13일 사이에 복무 중 사망한 군인의 사인 의혹에 대해 가족 또는 목격자의 진정을 받아 조사를 하는 거고요. 또한 그 조사 결과에 따라 대상 군인이 국가 차원의 적정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권고 등을 통해 조치해 주는 대통령소속 국가 조사기구예요.” 

- 1948년부터 다 조사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1기 위원회 활동도 있었는데 왜 처음부터 다시 하나요?

“1기 위원회 활동이 있었지만 사실 이런 위원회가 있다는 걸 모든 국민이 다 알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실제로 1기 위원회 활동 기간 중 만 2년간 진정을 받았는데 그 건수가 총 600건이었어요. 이는 1948년 군 창설 이래 2014년까지 ‘복무 중 사망했으나 국가로부터 아무런 예우도 받지 못한’ 군인 숫자만 따져봐도 약 39,000명에 달하는데 이에 비하면 진정 건수가 절대 많다고 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이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실을 알 기회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국가의 또 다른 의무라고 여겨 조사 기간을 설정한 것이고요,

두 번째는 이런 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는 줄은 알지만 내 사례와는 상관없다고 잘못 생각하는 분들에게 다시 기회를 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이분들은 자기 가족의 죽음이 부대적 요인이 아니라 개인적 요인이라 생각하고 진정을 접수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는 과거에 헌병대가 수사 발표를 하면서 사망 원인을 ‘당신네 집이 가난해서’, ‘부모님이 이혼해서’란 식으로 몰아붙여 자기 잘못으로 아들을 잃었다고 자책하며 지내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래서 일부 유족들은 과거 헌병대 수사가 있었지만 제대로 된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는 한 번도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 이인람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장이 지난해 9월28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출범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제대로 된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는 한 번도 없었다는 게 유족들 주장이라고 하셨는데 2006년 했잖아요.

“지금 위원회에 들어오는 접수된 건이 지난 2018년 9월 이후 약 10개월 동안 모두 600여 건에 달하거든요. 이 수치는 과거 1기 군 의문사 위원회 때 2년 동안 접수한 건수와 같아요. 그런데 이들 사건 중에 다시 우리 위원회에 진정된 건 보다는 새로 진정된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 왜 그런 거죠?

“이런 위원회가 있는 걸 모르는 사람이 지금도 태반이에요. 그래서 언론 보도가 중요하고 이 인터뷰도 그런 차원에서 응하게 된 것입니다. 저희가 아무리 홍보하고 서울 시내와 전국 주로 도로에 홍보 현수막을 어마어마하게 붙여놓아도 모르는 분은 모르거든요. 그래서 YTN 뉴스와 지자체 도움을 받아 진정 안내를 위해 홍보를 많이 하는데 보다 많은 분들이 진정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1948년 사건이면 현재 사건기록도 얼마 안 남아 있지 않나요?

“안타깝게도 48년부터 80년대까지 발생한 사건은 제대로 된 기록이 거의 없는 게 사실이죠. 그러나 다 없는 건 아니니 저희는 조그마한 단서라도 있는지 확인하고 있어요, 그래서 있는 건 있는 대로 또 없는 것은 없는 대로 이번 기회에 분명히 확인하면 적어도 유족들의 한은 풀리겠죠. 이를 위해 저희는 최선을 다하려 하는 것입니다.” 

- 참여정부에서 군 의문사 진상조사위가 있었잖아요. 그때와 차이가 있나요?

“1기와 기본적으로 다른 건 없어요. 그때도 민관 합동의 외부 조사 기구로서의 자기 소임을 다했고 조사 역시 참 잘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그때보다 조금 더 시대 상황이 바뀌었으니 더 잘해야지요. 과거 1기 때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그래서 1기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 지금도 의문사는 많아요?

“군 의문사 정의를 생각해 보면 돼요. 군 의문사란 군에서 복무 중인 가족이 목숨을 잃었는데 유족이 헌병대 발표 결과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면 그게 바로 의문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의문사가 있냐는 건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거죠. 완벽한 조사는 없어요. 그리고 특히나 군에 속한 헌병대가 조사해서 발표한 내용을 피해자분들이 사실 그대로 수용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자기가 그런 사례를 당하면 누구나 다 의구심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란 말이에요.

물론 헌병대가 과거와 달리 상당히 공정하고 투명하게 한다고 하지만 그 결과를 피해자가 그대로 수용하냐는 또 다른 문제이니 저는 1차 헌병대 수사에 의문을 제기한다면 그다음엔 저희 위원회 같은 외부 민관 합동의 조사기구가 조사하는 게 계속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 군 의문사는 우리나라만 있나요. 아님 다른 나라도 있나요?

“1992년에 제작된 영화 <어퓨굿 맨>이라고 미국의 군 의문사를 다룬 유명한 미국 영화가 있죠. 이런 것처럼 모든 나라의 군대에서는 구타, 가혹행위, 왕따, 따돌림 등 다양한 인권 침해로 목숨을 잃는 군인이 나오게 되어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좀 다른 게 있는데 의무 복무 제도를 채택하는 나라란 거예요. 한국이 유일해요. 북한을 의무복무 제도의 나라로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이는 잘못 아는 거예요. 사실 북한은 의무복무의 나라가 아니라 인민군을 가려면 출신 성분도 좋아야 하고 가정환경도 대단히 좋아야 한다고 해요 그래서 인민군을 못 가서 이에 좌절하여 탈북한 분도 있다는 거예요, 왜냐면 북에서는 인민군을 갔다 와야 노동당에 입당 자격도 주고 좋은 직장도 가질 기회도 보장되거든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죠? 오히려 대기업 오너 일가 중 남자가 대부분 군대를 면제받았다 해서 논란이 되었잖아요.

저는 의무복무를 위해 군에 스스로 입대한 군인은 아주 특별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래서 모병제를 하는 다른 나라보다 의무복무 중 사망한 군인에 대해서는 그 사망 원인이 무엇이든 입대했다면 굉장히 파격적으로 예우하고 그 죽음의 순직 여부도 매우 넓게 인정해 줘야 마땅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징병할 권리가 있는 국가가 그렇게 징병한 군인에 대해서도 책임을 완벽히 질 때 병역이 신성하다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 김복순 군사상유가족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진정서 단체 접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그럼 모병제로 전환해야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까요?

“군인을 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군인으로서 완벽한 수행능력을 가진 사람만 엄정하게 선발해야 하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 소신이에요. 사실 저도 군대 가고 싶지 않았어요. 어려서부터 제가 제일 싫어했던 게 수학여행이었어요. 몇 시까지 어디로 와서 몇 시까지 밥 먹고 몇 시까지 어디로 모이라는 거죠. 이처럼 어려서부터 제 행동과 생각이 통제되는 걸 끔찍이 싫어했어요. 그러나 군대에서는 매일 저에게 이런 걸 강요하는 거예요. 특히 제가 학생운동 하다가 감옥을 갔다 온 일이 있거든요. 석방된 후 다시 또 군대에 갔더니 당시 보안사령부에서 저를 부대로 찾아온 거예요. 학생운동으로 감옥 갔다가 온 일로 조사를 한 후 원래 배치되어 있던 부대에서 다른 부대로 전출을 보냈어요. 그 전출된 부대에서 제가 한 일은 군 위수령 선포 시 시위대를 진압하는 충정 훈련만 매일 시키는 부대였어요. 그야말로 매일매일 죽고 싶었어요. 민주화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제가 때려 진압하는 일을 해야 한다니 그야말로 제 정체성에 대한 고통으로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사람을 군인으로 데려가 강요하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안 되겠죠.”

“분단 상황? 미국 모병제지만 전 세계에서 대부분 이겼다”

- 그렇군요. 또 이유가 있나요?

“지금 우리나라 출산율 문제가 심각하잖아요. 출산율이 저하되는 이유 중 하나가 뭐냐면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남자는 통상 대학 4년 졸업하고 군대 다녀와서 다시 취업 준비를 하면 결혼은 30살 넘어야 하는 구조로 가고 있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가 저는 모병제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63만 명에 달하는 군인 숫자를 30만 명 정도로 줄이고 대신 그분들을 지금의 부사관처럼 대우하는 대신 최소 5년간 근무하는 형식으로 바꾸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정말 최적의 신체 조건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 분들을 군인으로 선발할 수 있을 겁니다. 대신 군을 가지 않겠다는 다른 30만 명의 청년은 일찌감치 자신의 미래 준비를 위해 청춘을 투자할 수 있을 겁니다.” 

- 문제는 우리나라 특성이 있잖아요. 분단 상황에서 모병제가 맞냐는 거죠.

“미군은 모병제인데 전 세계에서 대부분 이겨 왔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핵심 키워드는 지금처럼 전쟁 수행 능력도 안 되는 사람을 데려가서 그들에게 옷 주고 먹이고 월급 주고 유지하는 비용을 차라리 최첨단 무기로 현대화하고 군인다운 군인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 군대가 진정 살길이고 대한민국이 살길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실제로 모병제와 관련한 연구는 이미 국방부에서도 오래전부터 해 온 일입니다.”

- 진정 접수한다고 모든 사건이 다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선정 기준이 있을까요?

“접수하면 저희는 최선을 다해 조사하고요. 그 결과를 진정하신 분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서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거예요. 진정하신 분이 알고 싶은 내용을 적극적으로 진정인 입장에서 조사해서 사실을 명명백백히 할 겁니다. 그리고 결과에 따라 국가가 그분들에게 최대한 예우하도록 저희가 나서서 노력할 것을 약속합니다.” 

- 활동 기간이 3년인데 짧진 않을까요?

“군 인권옹호관 제도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것이 대통령 공약사항인데 거기에서 이어받아 조사하든 아니면 우리 위원회가 더 역할을 하든 여러 형태로 변화는 있겠지만 과거처럼 그냥 위원회가 문을 닫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해요. 적어도 우리나라가 의무 복무 제도를 유지할 때까지는 이런 민관 합동의 외부 조사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거든요.”

- 그럼 군 인권 옹호관 제도도 똑같아요?

“비슷한 거죠. 다만 군 인권 옹호관은 사망뿐만 아니라 구타, 가혹행위, 인권침해 등 전 영역에서 전부 다 관여하는 것이고 저희는 복무 중 사망사고만 조사하거든요. 다치거나 가혹행위, 인권 침해는 현재 국가 인권위원회가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차이인 거죠.” 

- 조사기구이기 때문에 강제 수사권이 없잖아요. 조사가 잘 될까요?

“아쉬운 부분이 이건데요. 조사와 수사의 차이는 강제권이에요. 수사는 안 오면 잡아 와요. 그러나 조사는 안 오겠다며 이유 없이 거부하는 사람에게 동행 명령을 할 권리만 있어요. 같이 가자고 요구하는 건데 거부하면 강제로 데려올 힘은 없어요. 대신 동행명령을 끝까지 거부하면 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은 가지고 있어요. 그게 저희가 가진 유일한 힘인데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정당한 이유 없이 협조를 거부하는 사람이 결국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그런 사람을 조사할 권한이 우리에게 있도록 많은 분이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 강북구,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 홍보물. <포스터=강북구 제공, 뉴시스>

- 오랫동안 군 의문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잖아요, 힘들진 않으세요?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요. 과연 제가 유족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건가 자문자답하고 또 때로는 상처만 덧나게 하는 건 아닌가 싶어 깊은 두려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에요. 저희가 가진 미약한 권한으로 그분들 요구를 충실이 따르지 못하는 것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을 때도 있고 늘 고민과 갈등도 합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하며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려고 합니다.” 

- 언제 보람을 느껴요.

“아무래도 피해 유족분들이 고맙다고 얘기할 때 보람 느끼죠.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풀어드렸다면 그게 얼마나 보람된 일이겠어요. 사실 제가 군 의문사에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어요. 사실 저도 군 복무 중에 여러 번 죽고 싶은 충동을 느꼈거든요. 그래서 어느 날은 복무 중일 때 스스로 의무대를 찾아간 적이 있어요. 거가 의무병이 앉아 있어요, 저를 보더니 왜 왔냐고 묻길래 주저하다가 ‘저기, 저 자살하고 싶어서 왔습니다.’라고 답했거든요. 정말 죽고 싶은데 죽고 싶지 않아서 누군가에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간 거지요. 누가 절 살려달라는 의미로 찾아간 게 의무대였던 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죠. 그런데 그런 제 말을 들은 의무병은 또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의무병이) 한 5초 정도 말없이 그냥 저를 쳐다만 보더라고요. 그러더니 하는 말이 ‘그냥 여기서 한 시간만 자다 가라’는 거예요. 그리고 그냥 밖으로 나가 버리더라고요. 결국 저도 잠시 후에 그냥 의무대를 나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심정을 돌아보니 저는 왜 군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인지 이해가 가는 겁니다. 제 심정이 그때 그랬어요. 그래서 저는 그런 군인들의 심정을 생각하면서 진실을 밝히고 또 그분들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연극 <이등병의 엄마>를 통해 국민적인 군 사망 사고 억울함을 널리 알린 건데 그때 연극을 후원해 준 곳이 <GO발뉴스>였어요. <GO발뉴스>에 후원해 주시는 후원자분들 도움으로 연극 만들 수 있었던 힘이 되었고 그 고마움 잊지 않고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더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3년 후 마지막 위원회 보고 때 저희가 최선을 다했음을 보고하겠습니다.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세요.”

   
▲ 군 의문사 문제를 다룬 연극 <이등병의 엄마> 중 한 장면. <사진=go발뉴스>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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