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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시위와 BTS가 대체 무슨 상관인가

기사승인 2019.06.21  10: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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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마저 지적한 문제의 조선 칼럼

“2013년에 현송월이 총살되었다고 (조선일보가) 오보했으나 아직까지 정정 보도하지 않았다. 여성의 외모나 명품에 포커스를 맞추는 관행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2018년 2월23일 29면에 실린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 2월 정례회의’ 가운데 일부입니다. 이른바 조선일보의 ‘현송월 총살 보도’가 사실상 오보로 드러났음에도 정정하지 않고 있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권익위)는 조순형 전 국회의원이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2018년 2월 정례회의에는 조순형 위원장을 포함해 김경범(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김태수(변호사), 방희선(변호사), 유미화(중경고 교사), 이덕환(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이정희(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여울(문학평론가 겸 작가) 위원이 참석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자신들이 만든 독자권익위원회 지적마저도 무시하는 조선일보 

당시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 회의 내용이 지면에 실린 것을 보고 저는 ‘현송월 총살 오보’에 대해 조선일보가 정정보도를 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속된 말로 ‘그냥 하기 뭐하니’ 권익위원회 지적을 계기로 지면에 정정보도 하는 수순을 밟지 않을까 – 그런 생각을 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지금까지 ‘현송월 총살 보도’에 대한 정정은 물론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갑자기 조선일보 독자권익위원회 얘기를 하는 이유는 오늘(21일) 조선일보 29면에 실린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 6월 정례회의’ 때문입니다. 독자권익위원들이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몇 가지를 지적했는데 이는 그동안 다른 언론에 의해 비판을 받았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일부를 인용합니다.

“<“김영철은 노역刑, 김혁철은 총살”〉(5월 31일 A1면) 기사가 오보 논란에 휩싸였다. 북한 관련 특수 상황에서 오보가 나올 수 있는 것에 대해 독자로서 이해한다. 문제는 기존 보도와 다른 새로운 팩트가 나왔을 때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김영철이 50여일 만에 등장했다면 기존에 설(說)로 보도했던 내용과 새로운 사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또는 당초 보도가 어떤 경위로 나왔는지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명확한 후속 보도가 없어 혼란스러웠다.”

부드럽게(?) 지적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조선일보가 보도한 내용과 ‘다른 팩트’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설명이나 후속 보도가 없는 조선일보를 질타하는 내용입니다. 

조선일보 권익위원들의 비판은 또 있습니다. 민주노총 시위와 BTS를 무리하게 연결 시킨 칼럼에 대한 비판인데요. 해당 부분을 인용합니다. 

“〈데스크에서: 쑥대밭 된 ‘문화의 공간’〉(6월 5일 오피니언면)은 울산 한마음회관을 점거한 민노총 사태를 다루었다.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BTS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을 언급한 후, 한마음회관이 파괴된 것을 보고 이 무대에서 펼쳐질 ‘BTS·봉준호 꿈’이 훼손되었다고 했다. 이 회관이 울산 문화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고, BTS·봉준호와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문화에 대한 테러’라고 하는 것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사안들을 억지로 갖다 붙인 것 같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1일(현지시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민주노총 시위와 BTS가 대체 무슨 상관이라고? ‘코미디 수준’의 조선일보 칼럼

사실 저도 이 칼럼을 읽었을 때 ‘너무나도 억지 주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비판하는 것조차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산 한마음회관과 방탄소년단이 대체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는 폭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극장 무대 위에서 펼쳐질 아이들의 ‘제2, 제3의 봉준호·BTS를 향한 꿈’들이 훼손되는 것은 어떤가? 이런 사태가 무심히, 당연히 또 반복된다면 우리는 문명국가가 아니다.” 

오죽했으면(?) 조선일보 독자권익위원이 “이 회관이 울산 문화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고, BTS·봉준호와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문화에 대한 테러’라고 하는 것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사안들을 억지로 갖다 붙인 것 같다”고 질타를 했을까요? 

문제는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가 비판을 하더라도 그것이 개선으로 연결되는 것은 별개라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한 ‘현송월 총살 오보’가 대표적입니다.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들이 정정하라고 지적했지만 조선일보는 지금까지 묵묵부답입니다. 

오늘(21일) 지면에 실린 권익위원들의 지적도 비슷한 운명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영철은 노역刑, 김혁철은 총살”〉 보도가 사실상 누더기가 된 상황이지만 기사를 쓴 조선기자의 ‘오보가 아니다’라는 주장 외에 다른 입장이나 태도가 여전히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독자권익보호위원회, 이렇게 운영할 거라면 차라리 폐지하는 게 낫다 

해당 기자와 문제의 칼럼을 쓴 ‘부산취재본부장’은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의 이 같은 지적에 뭐라고 답을 할까요? 그 답을 조선일보 지면을 통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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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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