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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한기총 팩트체크한 손석희 “매번 보도할 필요 있나”

기사승인 2019.06.12  11: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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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편’ 딱지 붙은 황교안이 키워준 전광훈, ‘문재인 하야’ 공개주장까지

“이 반대성명을 발표하는 지금도 교회협은 이 일을 마지막으로 한국의 모든 언론이 더 이상 전광훈 목사의 비상식적 발언에 관심을 갖지 않고 무시해 주길 기대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전광훈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기 하루 전인 1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라며 전 회장의 정치적 행보를 반대하는 장문의 성명서를 냈다. 

‘전광훈을 무시해 달라’는 이례적인 당부를 전한 까닭에 대해서 NCCK는 “그의 끊임없는 거짓발언은 한국 사회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성명서 발표가 다른 개신교 단체보다 늦은 이유에 대해서는 “또 다른 갈등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고자 하는 교회협의 인내”였다며 “그러나 전광훈 목사의 정치적 도발이 점점 도를 넘어 마냥 침묵을 지킬 수만은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예수살기, 교회개혁실천연대 등 일련의 기독교 단체 역시 성명을 내고 한기총의 해체와 전 회장의 사퇴, 지도부의 사과 등을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이중 지난 7일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국민을 분열하는 한기총은 역사에서 사라져라’는 성명을 통해 한기총과 전 회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보수적 성향의 기독교를 대표하는 듯한 한기총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은 거론할 가치도 없다. 교회와 사회에 대한 무책임하고 반성 없는 태도와 상실된 자정의 의지와 능력 없음으로 인하여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과 단체들은 이미 탈퇴하였고 공식적인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 한국교회 교인들도 한기총에 대표적 권한을 위임하지도 않았다.”

지난 3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전 회장을 만나면서부터 언론의 관심이 촉발됐다. 이후 전 회장은 발언 수위를 높여갔고, MBC <스트레이트>가 이를 보도하며 다시 관심을 키웠다. 그 와중에 한기총은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와 똑같은 숫자의 지구에 위원을 조성하며 눈에 띄게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NCCK의 당부처럼, 결국 무시가 답일 수 있다. 전 회장이 ‘문재인 하야’ 기자회견을 한 11일, JTBC <뉴스룸>도 이 같은 당부에 부응이라도 하듯, 마치 최종정리 격으로 전 회장이 퍼트리는 가짜뉴스와 정치적 행보, 그 배경을 폭넓게 훑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전광훈이 퍼트리는 가짜뉴스의 연쇄 

“거친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전광훈 목사가 오늘(11일)은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라"면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정치적 목적이 분명해 보이는 이런 발언들을 매번 보도할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오늘은 그 발언들에 대한 기본적인 팩트체크도 필요할 것 같아서 우선 오늘 주장한 내용을 요약해드리도록 하지요.”

“매번 보도할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이라는 손석희 앵커의 표현이 눈에 띈다. 같은 맥락에서, 3년 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연말까지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은 하야하십시오”라던 전 회장의 망언들을 부러 옮길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보다는 <뉴스룸>이 소개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장 최형묵 목사의 일갈이 더 유의미할 듯 싶다. 

“저것이 기독교의 목소리가 전부가 아니다. 정말로 이 나라가 독재체제일 때 전광훈 목사는 과연 뭘 했을까 저는 굉장히 의문스러워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

일단 <뉴스룸>은 “기독교계 안에서는, 목회자 세계는 거의 90% 이상이 (대통령 하야를) 절대 지지한다”는 전 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뉴스룸>에 따르면, 총 374개 한국의 기독교 교단 중 한기총 소속은 약 1/5 수준인 79개였다. 이 수치가 정확한 것도 아니다. 최대 규모로 불리는 예장합동교단이 지난 2014년 탈퇴하는 등 한기총을 탈퇴하는 교단이 늘고 있지만 한기총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교회 수도 마찬가지였다. 

“한기총 소속의 교회는 1만 4640개, 그러니까 17.5%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연합회 소속이 53%, 4만 4000개가 좀 넘습니다. 그리고 중복 가입은 29.5%입니다. 그런데 이 역시도 지난해 통계일 뿐입니다. 최근에 한기총을 탈퇴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오늘 순복음교회 계열이 탈퇴를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는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지난 3일 한기총은 전국 253개 지구에 지역연합을 조직하기 위한 모임을 가졌다. 이 253개 지역이 국회의원 지역구와 일치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뉴스룸>에 따르면, 전 회장은 국회의원 2명 배출을 공공연히 목표로 제시하며,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포함해 비례대표 5석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왜 253이냐면 우리나라가 선거하는 선거구가 253개입니다.”
“결국은 기독자유당으로 끝이 납니다. 기독자유당 국회의원 두 명이라도 만들어서 여의도에서 키우고 나하고 약속하자.”
“전광훈/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지난 5월 14일) : 천하의 김문수가요, 이번 주일 예배 마치고 점심 먹는데 김문수가 우리 당에 1번으로 온다는 거예요. 김문수가….”

어제(11일) 기자회견엔 이재오 현 자유한국당 상임고문과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한기총과 전 회장을 취재한 <스트레이트>는 전 회장의 특강 형식의 설교에 김무성 의원 등 정치인들이 자주 동참한다고 전한 바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자유한국당은 현재 4대강 보 해체 저지 운동을 함께 벌이고 있다. 

“4대강 보 해체를 위한 다이너마이트를 빼앗아서 문재인 청와대를 폭파시켜 버립시다, 여러분”이란 김무성 의원의 과격 발언도 바로 이 4대강 보 해체 저지 집회에서 나왔다. 한국당 지도부가 전 회장의 연이은 과격 발언에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10일 포털에서 화제가 된 <한국당이 말할 수 없는 ‘봉준호’와 ‘전광훈’>이란 기사를 보자. 

한국당과 DNA를 공유하는 한기총과 전 회장 

“하지만 한국당에선 전 목사를 비판하는 논평이나 회의 발언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왜일까요. 한기총이 본래 한국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황교안 대표와의 특별한 관계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황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전 목사를 찾았고, 전 목사는 이 자리에서 황 대표에게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지도자가 되어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전 목사가 지난달 설교 도중 황 대표가 자신에게 “대통령을 하면 목사님도 장관 한 번 하시겠느냐”고 전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고요. 이런 과정에서 황 대표와 전 목사 사이에는 일종의 ‘같은 편’이란 딱지가 붙은 셈이죠. 쉽게 비판의 말을 쏟아낼 수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연일 대서특필되고 있는 전광훈 회장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같은 편’ 한국당. 결과적으로 황교안 대표가 그를 키워줬고, 언론의 관심이 필요한 전 회장이 급기야 ‘문재인 하야’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셈이다. 

결국 가짜뉴스는 가짜뉴스대로 돌려 준 채, NCCK의 당부마냥 무시하는 것이 답일지 모른다. 대신 253개 지역을 널리 장악하겠다는 한기총의 실천 전략 가운데 불법과 위법만을 감시하면 그만의 뿐. 마침 선관위도 전 회장의 선거법 위반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개신교 내의 비판 성명도 일제히 쏟아져 나왔다. 한국당과 DNA를 공유하듯 릴레이 단식이란 어처구니없는 퍼포먼스를 시작한 이 ‘정치 목사’에게 쏠린 관심을 그만 접어주도록 하자.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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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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