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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이정미도 비판하는 ‘대권놀음’ 황교안, 박근혜 닮아간다

기사승인 2019.06.11  14: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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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민생 운운하면서 국회 정상화, 추경 논의 거부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군사 편찬연구 자문위원장실에서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예방, '백선엽의 6.25 징비록' 책을 선물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대권 행보죠. 나는 지금 황교안 대표 대권 행보 할 시간이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대안을 마련하고 국민을 직접 설득할 시간도 빠듯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야당에 필요한 것은 아직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박근혜 문제를 해결하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친박, 비박의 갈등을 봉합을 해서 화학적 융합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지금 안 되니까 여기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자기 좋아하는 사람, 자기 따르는 사람. 당신 이미 대통령 다 됐다. 이런 말하는 사람만 만나고 그리고 자기에게 필요한 대권 행보만 하고 직접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나는 그래서 참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전원책 변호사가 열변을 토했다. 함께 출연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아주 제대로 지적을 하신 것”이라며 “우리 전원책 변호사가 참 살다 보면 옳은 말씀도 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치켜세웠다. 10일 방송된 KBS1 <오늘밤 김제동>에 나란히 출연해서다. 

“황교안 대표가 오늘 백선엽 장군을 예방했습니다. 거기에 대한 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란 진행자 김제동의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박 의원은 여기에 “백선엽 장군을 찾아간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진보와 보수의 각을 세워서 부각시키려고 대권 노리는 것”이라 거들었다. 

백선엽 장군은 친일일명사전에 등재된 인물로, 만주국 봉천군관학교를 졸업, 독립군 토벌부대인 간도특설대에 소속돼 항일 투사들을 잡아 들인 인물이다. 그러니까, ‘보수’를 자처하는 전 변호사가 봐도 자유한국당 황 대표가 보여주는 작금의 행태는 ‘대권 행보’, ‘대권 놀음’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리라. 그런 황 대표의 대권 놀음은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열린 10일에도 계속됐다. 

문재인 정권이 빅브라더? 역대 가장 비민주적? 

“문재인 정권은 자신들이 가장 민주적이라 주장하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역대 가장 비민주적인 정권이다.”

10일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여야 5당 대표 중 유일하게 불참한 황 대표가 이날 오전 대신 참석한 ‘문재인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 실태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2019년 대한민국에 국민을 감시하는 빅브라더(Big Brother)가 등장하는 게 아닌지 국민들이 염려하고 있다”며 말했다. 

이어 황 대표는 “친문 인사, 친정권 프로그램으로 방송을 모두 장악하고 북한이 불편해한다는 이유로 탈북기자 정상회담을 불허하기도 했다”며 “이러고도 언론의 자유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국가적 감시 체계를 문재인 정부의 언론관에 빗댄 것이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자유민주연구원에서 공동 주최해 열린 '문재인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 실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거쳐,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낸 경력 때문일까. 아니면 독실한 크리스찬으로서 평소 지닌 세계관의 반영일까. 도대체 ‘빅 브라더’가 어떤 의미인지, 대체적으로 어떤 사회에 비유되는지 알기는 하는 걸까. 

아마도 모를 것이다. 그러한 ‘빅 브라더’ 사회와 훨씬 더 비견되는 정권이 바로 ‘미네르바’가 감옥에 가고, 국정원과 경찰, 군부대가 댓글을 달며, 블랙리스트가 횡행했던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이었다는 ‘진실’을. 또 6.10 항쟁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과거 충실한 공안검찰이자 독실한 전도사이며, 검사 시절 부임하는 지역에서 기도 모임을 이끌었다는 황 대표는 아마도 과거 박정희․전두환 시절이 민주주의의 본령이라 착각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그러지 않고서야 6.10 민주항쟁 기념일에 현 정부를 빅브라더 사회로 비교하는 무지를 자랑하진 않았을 터. ‘대권 놀음’에 빠진 정치인 황교안이 박 전 대통령을 빼다 박았다고 느끼는 이가 적지 않을 듯 싶다. 자신이 무슨 말을 내뱉고 있는지, 그 단어 하나, 그 표현 하나가 어떤 무게인지 전혀 짐작하지 않고 최순실씨가 써준 대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내뱉었던 박 전 대통령 말이다. 

민생 운운하려거든 먼저 국회부터 

6.10 민주항쟁 기념식 불참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날 황 대표는 국회 초월회(당파를 초월해 협력을 도모하자는 뜻으로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에 모이는 여야 당대표 모임) 모임에 불참하는 대신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백선엽 장군을 만났다. 전 변호사가 ‘대권 행보’라고 꼬집은 바로 그 만남이었다. 

이날 황 대표를 제외한 여야 4당 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까지 나서 국회를 마비시키고 민생투쟁 시즌2라는 명목으로 장외에서 대권 놀음에 몰두 중인 황 대표를 비난한 것은 당연지사. 모임에 참석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저도 국회생활을 오래했지만 추가경정예산안을 가지고 국회를 두 달동안 파행시킨 것은 처음 본다”며 “안타깝다”는 우회적인 표현으로 황 대표를 비판했다.  

   
▲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최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러한 비판도 소귀에 경 읽기라는 듯, 황 대표는 최근 청년․여성층과의 만남을 이어가며 ‘중도층’ 확장에 나섰다. 과연 황 대표는 ‘민생’의 뜻을 알기는 하는 걸까. 대구 서문시장 등 재래시장을 방문해 기자들 앞에서 사진 찍기를 즐겼던 박 전 대통령이 떠오르는 대목 아닌가. 

“지난번에 5당 청와대 대표회동을 제안을 했을 때 (황 대표와 한국당이) 우리는 일대일만 만나야 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역으로 그러면 일대일도 만나고 5당 대표도 하자 그랬더니 그다음에 다시 3당 얘기가 나온 거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국회 안팎을 떠나서 자신의 독무대가 아니면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라는 뜻으로밖에 저는 읽히지 않습니다.”

10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황 대표의 이러한 대권놀음을 ‘자신의 독무대’로 비유했다. 맞다. ‘민생’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자기 인지도 높이기 밖에 모르는 황 대표에게 ‘민생’을 입에 올릴 자격은 없어 보인다. 민생, 민생 하려거든 한국당이 국회로 돌아오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정미 대표나 전원책 대표, 진보 보수 가릴 것이 없이 쏟아지는 직설이 바로 그 민생의 소리다.   

“불황이 계속되면 약자들에게 가장 어려움이 도래하게 되는 것인데 이것과 관련해서 지금 추경 편성이 지금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두 달 동안. 그래서 이 추경 논의를 통해서 민생을 회복해야 되는데 길거리에서만 자꾸 저렇게 민생, 민생 얘기를 하면서 정작 민생을 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아무 일도 하시지 않겠다. 이것의 가장 큰 책임은 자유한국당이라고 봐야 되죠.”

하성태 기자 

#고발뉴스_민동기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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