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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백선엽 예방에 전우용 “독립운동가 잡던 만주군 이용, 일제 수법”

기사승인 2019.06.11  10: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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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어준 “황교안 박수치고 담화까지 발표한 ‘박근혜 국정교과서’도 김원봉 높이 평가”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군사 편찬연구 자문위원장실에서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예방, '백선엽의 6.25 징비록' 책을 선물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만나 “북한군 창설에 기여하고 6·25 남침의 주범 가운데 한 명인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가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황 대표는 10일 오후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군사편찬연구 자문위원장실에서 백 예비역 대장을 예방해 “백선엽 장군님께서 우리 국방의 초석을 다지셨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백 장군님이 우리 군을 지켰고, 오늘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이 명백한데 김원봉이라는 사람이 군의 뿌리가 된 것처럼 말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저희가 잘 막아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6.25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의 군관을 양성하던 봉천군관학교 출신이다. 또 만주에서 항일투쟁을 벌이던 조선인과 중국 팔로군을 토벌했던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해 친일반민족행위자에도 등재돼 있다. 

황 대표가 약산 김원봉 선생을 비판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우파 인사들이 만들었던 국정 역사교과서에는 12차례나 언급돼 있다. 김원봉 선생을 김구, 신채호 선생에 버금가게 비중 있게 다뤘다. 

2015년 11월 3일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는 ‘국정교과서 고시 확정’ 대국민 담화에서 “편향된 역사 교과서를 바로 잡아야 학생들이 우리나라와 미래 역사에 대한 확실한 정체성과 올바른 역사관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2015년 8월 당시 새누리당 기관지인 ‘새누리비전’은 독립투사들을 시대별로 조명한 기사에서 김원봉 선생과 의열단에 대해 언급했다. 

한국당 소속 박일호 밀양시장은 2016년부터 김원봉 생가터를 매입해 지난해 3월 의월기념관을 열었다. 박 시장은 “약산은 밀양의 영웅”이라고 평가하며 올해 의열기념공원과 의열탑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 2015년 11월3일 오전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황 대표의 행보에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SNS에서 “하필 만주군 장교 출신 백선엽씨를 찾아가 ‘조선의용대가 우리 국군의 뿌리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교수는 “독립운동가를 잡기 위해 만주군 장교를 이용하는 수법은 누구에게 배웠을까”라며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수법, 참 질기게도 오래 간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교활한 수법의 명맥이 이어지는 건, 배우는 자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어준씨는 1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모두 박수쳤던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교과서는 김원봉에 대해 이렇게 다루고 있다”고 되짚었다. 

“의열 투쟁을 전개한 대표적인 단체로 의열단이 있다. 의열단은 김원봉 등의 주도로 결성됐다. 독립운동 세력이 임시정부를 결집한 것처럼, 조선의용대 본부 병력이 광복군에 합류하였고 김원봉은 부사령에 임명되었다.”

이어 김씨는 “최근 한국당이 ‘북한 정권 눈치보기’라고 비판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기념사는 이렇게 언급한다”고 비교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광복군을 창설해 일제에 선전포고를 했다. 이후 광복군에 김원봉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결집했다. 통합된 광복군은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이고 한미동맹의 토대가 되었다.”

그러면서 김씨는 “뭐가 다른가”라며 “그럼 이 광복군이 국군 창설의 뿌리가 아니라는 건가? 아니면, 국군이 한미동맹의 토대가 아니라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또 나경원 원내대표의 ‘북한 눈치보기’도 말이 안 된다며 김씨는 “김원봉은 한국전쟁 직후 북한에 의해 숙청됐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황 대표가 ‘백선엽 장군을 국군의 뿌리’라고 한 것에 대해 김씨는 “우선 문 대통령은 국군의 뿌리는 김원봉이라고 하지 않았다. 의열단이 광복군에 합류했고 광복군이 국군의 뿌리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는 “국군의 뿌리를 어떻게 내세워도 친일을 한 군인을, 그것도 독립군을 때려잡던 군인을 내세우는지 모르겠다”며 “부끄럽지 않은가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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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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