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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망언’ 비판, KBS MBC 왜 소극적인가

기사승인 2019.06.10  11: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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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경향 “목회자의 탈을 쓴 극우 파시스트” … 주말 KBS MBC 소극보도

“태극기부대 등 극우 세력의 준동과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한국당, 여기에 종교적 명분을 입혀주려는 전(광훈) 목사 같은 일부 극우 목회자들의 선동질은 종국에 공동체를 좀먹는 재앙이 되기 십상이다.” 

오늘(10일) 경향신문 사설 <한기총 전광훈 목사의 괴기스러운 망발, 성직자 맞나> 가운데 일부입니다. 경향신문은 “명색이 한기총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목회자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망발”이라면서 “이쯤이면 목회자의 탈을 쓴 극우 파시스트라 해도 무방할 지경”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경향신문이 지적했듯이 “전 목사의 극우 성향 발언과 종교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그의 행보를 그냥 지켜만 보기에는 도가 지나칩니다. 태클을 걸지 않으면 망언과 망발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조중동 등 보수신문, ‘전광훈 망언’ 보도에 소극적 

오늘(10일) 한겨레 사설이 지적했듯이 “교계 스스로 목회자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는 전 목사의 행동을 제어”하도록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더구나 전광훈 목사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노골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혀 논란이 제기된 인물입니다. 기독교 내부의 비판적인 목소리에 언론이 관심을 기울여 그의 행보가 전체 기독교를 대표하거나 주된 목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최소한 오늘 한겨레 사설 정도의 리포트나 기사가 나가는 게 상식이죠. 한겨레 사설 가운데 일부를 소개합니다. 

“민주적 선거로 뽑힌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교인들에게 단식기도회에 동참하라고 말하는 건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도전이자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또한 엄연히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우리나라에선 기독교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행동이다. 한기총이 보수 기독교계의 대표 단체를 자부한다면, 전 목사의 ‘막말’에 분명한 대응을 해야 한다.” 

하지만 언론의 관심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닙니다. 조중동 등 보수신문의 ‘전광훈 망언’ 보도는 비중이 매우 적고, 보도를 한다고 해도 사실상 단신 수준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전광훈 망언’ 파문이 계속 제기됐지만, 조중동 가운데 오늘(10일) 중앙일보 정도만 <[취재일기] ‘총선 4수생’ 전광훈 한기총 목사의 막말>에서 이를 지적했습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전광훈 막말 파문’을 사실상 외면하거나 소극적으로 언급하는 정도의 보도만 하고 있습니다. 

‘전광훈 막말 파문’ KBS와 MBC 왜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나 

사실 조중동 등 이른바 보수신문의 이런 태도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이들 신문’은 과거에도 일부 기독교 목사들의 ‘망언’과 망발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광훈 목사와 관련해서도 MBC <스트레이트>가 지난 5월에 방송을 내보냈지만 보수언론은 무관심 그 자체였습니다. 

보수언론이야 그렇다 해도 저는 방송사들, 특히 KBS와 MBC가 이 사안을 소극적으로 보도하는 건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이미 대통령 하야 발언 이후 지난 주말에도 계속해서 ‘전광훈 목사’와 관련된 발언이 공개되며 파문을 빚었지만 두 방송사 메인뉴스는 ‘조용하게’ 이 문제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KBS는 지난 8일 <뉴스9> ‘간추린 단신’에서 전광훈 목사 파문을 간략히 언급했고, MBC <뉴스데스크>는 주말 동안 아예 별도 리포트가 없습니다. 

전광훈 목사를 취재하던 MBC 기자들이 교회 신도들에 폭행까지 당한 ‘전력’이 있음에도 MBC가 이번 사안을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저는 전광훈 목사의 ‘극우적 망언’을 다루면서 신도들의 MBC 기자 폭행 건까지 관련 기사로 엮었을 겁니다. 그만큼 그의 최근 행보는 “목회자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SBS는 지난 8일 <8뉴스>에서 전광훈 목사 파문을 별도 리포트로 보도했습니다. SBS는 “전광훈 목사가 이번엔 국민들한테 북한의 주체사상을 강요한다는 등의 이유를 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물러나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건데, 한기총 내부에서 전광훈 회장이 물러나라는 사퇴 요구가 터져 나왔다”고 했습니다. JTBC <뉴스룸> 역시 지난 8일 ‘비하인드 뉴스’에서 전광훈 목사 관련 리포트를 전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한기총·전광훈 목사에 대한 비판 목소리, 언론이 적극 나서야 

종교인이 문재인 대통령을 독일 히틀러에 비유하며 하야를 주장하고, 북한 주체사상을 강요하고 있다는 등 막말을 하고 있는데 언론이 이를 무시하고 넘어가는 상황이 정상은 아닙니다. 

그동안 이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국민일보마저도 오늘 지면에서 “전광훈 목사 정치 발언에 ‘도 넘었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며 주말 동안 이어진 그의 ‘망언 보도’를 하고 있는데 공영방송 KBS와 MBC가 이렇게 소극적인 건 곤란하지 않을까요? 

한기총 내부에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져 있고, 한기총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더 강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언론의 관심, 특히 공영방송의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건 기독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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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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