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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혁신’ 외치는 이언주, 문대통령에겐 “2선 후퇴, 거국총리” 주장

기사승인 2019.06.08  12: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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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주의 시장경제” 외치던 이언주, 김제동 비판 위해 지자체 색출까지

“그 시대의 눈으로, 관점으로 만약에 이분의 족적을, 행보를 본다면 가장 혁신적인 리더였다고 생각 합니다. 지금 만약에 우리가 박정희 정신을 계승하고 존중한다고 한다면 지금 시대의 가장 혁신적 리더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야말로 박정희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 앞에서 건넨 찬사다. 지난달 27일 소개한 바 있듯이(관련 기사 : “문재인이 최순실보다 못해”... ‘녹음파일’ 곡해하는 이언주를 위한 충고), 이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 다음날인 지난 24일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 <이미지 출처=대경일보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일 이 의원은 이 방문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게시했다. 영상 속 이 의원은 지속적으로 “혁신적 리더” 운운하며 박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를 일으켰을 당시 “30대”라고 강조하며 “아주 혁신적인 분”이라는 말을 강조하기도 했다. 

도대체 이 의원은 ‘혁신’이 무슨 뜻인지 알고나 ‘박정희=혁신’을 강조하는 건지, 5.16 쿠데타 이후 유신과 인권탄압으로 이어진 박 전 대통령의 반민주주의와 반헌법, 반인권적인 통치를 ‘혁신’과 등가로 놓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것 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박정희 천재적” 발언으로 보수와 극우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던 이 의원이 이제는 ‘박정희=혁신’이란 프레임을 밀고 있는 형국이다. 

청년 세대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거론한 이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애플의 창시자 스티븐 잡스쯤으로 인식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헌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의원 본인은 자랑스럽게 혁신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 언행을 일삼고 중이다. 그 대상은 바로 김제동이었다.   

김제동 걸고 넘어진 이언주 

“김제동씨가 매번 헌법 운운 하니까 한마디 하겠습니다. 우리헌법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하고 있지요. 이전에 김제동 스스로 그 말을 즐겨 썼던 것 같은데, 이제 보니, ‘민주공화국’의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 썼나 봅니다. 국민이 주권자이고 모든 공공분야는 국민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것으로서 ‘Public mind’ 즉 ‘공심’ 혹은 ‘공적 의지’를 갖고 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관점에서 본다면 적자운영으로 국민혈세와 시청료로 연명하는 KBS에 공공성도 떨어지고 편향된 방송을 진행하면서 과도한 출연료까지 받아 챙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게 민주공화국 부르짖었던 자라면 이러한 출연은 스스로 사양했어야 마땅한데 하물며 온 국민적 지탄을 받으면서도 뻔뻔스럽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 6일 ‘김제동 고액 강연료’ 논란과 관련해 이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이다. “아무리 좌파들든 위선적이라지만 도대체 이해가 안 가네요”라고 운을 뗀 이 의원은 “90분에 1550만원요? 국내 내노라하는 교수진도 김영란법 때문에 국제수준에 못미치는 강의료를 받는 실정입니다”라며 “게다가 그게 사기업도 아니고 국민혈세지 않습니까?”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이러한 비판에 한 술 더 떠 한 지자체에 직접 공문을 보내 김제동씨의 강연 초청 이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의원이 지자체에 공문을 보낸 건 대덕구 사례처럼 강연료를 지불하고 김씨를 초청한 적이 있는지 조사하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경향신문>에 “고액 강연료 논란 때문에 김제동씨 초청여부를 확인해달라고 공문을 보낸 게 맞다”며 “사례가 있다면 강연료가 적정했는지 등을 따져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국정감사 때 지자체를 감사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비판하는 것을 넘어 지자체가 특정 연예인의 강연 초청에 나섰는지 여부를 ‘색출’하고 나선 셈이다. 

김제동의 고액 강연료 논란에 이 의원이 발 벗고 나선 것도 의아하지만, 발 빠르게 ‘색출’까지 해야 했는지도 의문이다. 특히 이 의원은 평소 ‘자유주의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자며 공공연하게 부르짖어 온 바 있다. 

지난 3월 자신이 공동대표로 발족시킨 우파 시민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의 가치에 대해 이 의원은 “우리나라에 정치세력이 여럿 있지만, 헌법가치이기도 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제대로 구현하는 세력이 없다”며 “자기들이 자유세력이라 말하는 우파 정치세력조차 자유를 위한 투쟁을 진정성 있게 진행하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풀뿌리 시민운동을 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급 연예인의 강연료가, 아니 전체 스태프들의 행사료까지 포함된 90분짜리 토크 콘서트의 비용이 얼마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김제동과 같은 인지도를 갖추고, 토크 콘서트로 특화된 연예인의 강연료(행사 비용)야말로 이 의원이 그리도 부르짖는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정하는 적정가로 책정된다는 것은 업계의 정설이라 할 수 있다. 

왜 ‘자유주의 시장경제’적 논리와 업계의 적정가를 무시하는가. 그 연예인의 강연료가 정말 헌법 운운하며 지자체를 대상으로 강연 여부를 색출하고 나설 일인가. 행여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가치를 무시하고서라도 김제동을 공격해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닌가.  

   
▲ 무소속 이언주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총선 향해 뛰는 이언주의 목불인견 행보 

“하기야 며칠 전에 어느 기사를 보니 모 기획사가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몰빵’했는지 김제동 뿐만 아니라 탁현민도 거기 소속이었고요, 알고 보니 그 기획사 대표는 지속적으로 문재인 선대위 부본부장 등등 맡아 공을 세워 최근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 낙하산으로 갔더군요. 

아예 대놓고 문화계 화이트리스트네요. 진보를 가장한 이익집단인 듯합니다. 차라리 인간의 본성이나 자본주의의 원리를 문제 삼지나 말던지요. 그게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과거정권의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운운하더니 부끄럽지 않은지... 국민들은 이들의 이중성에 신물이 납니다.”

답은 이 의원의 글 속에 있었다. ‘기승전 문재인 비판’에 혈안이 된 이 의원이 과거 김제동과 같은 기획사였던 탁현민 대통령행사기획 자문위원을 그냥 놔둘 리 없다. 모든 사안을 ‘문재인 정권’ 탓으로 돌리는 색안경을 예외 없이 작동시킨 것은 그렇다 치자. 

그럼에도 ‘블랙리스트’를 거론하며 “대놓고 문화계 화이트리스트”라 주장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논리인가. ‘박정희=혁신’ 만큼이나 얼토당토않은 주장 아닌가. 이 의원의 안중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입은 이들이 여전히 신음하고, 또 그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실행한 당사자들이 재판을 받고 있다는 현실은 없어 보인다. 

그리고, 같은 날 이 의원은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두고 “차라리 대통령께선 이선후퇴라도 하시고 거국총리를 뛰어난 분 모셔서 이 난국을 타개하십시오. 더 나라가 망가지기 전에요”라고까지 주장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회장의 “대통령 하야” 발언이나 다를 것 없는 주장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생존을 위해 ‘극우 앞으로’ 향하는 이 의원의 언사가 극에 달한 듯 보인다. 가히 목불인견 수준이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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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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