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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의 궤변으로 보는 ‘가짜 보수’ 한국당의 멘탈

기사승인 2019.06.05  11: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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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인간에 대한 예의’를 모르는 자들을 ‘보수’가 아니라 ‘금수’”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항상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해 삼사일언(深思一言) 하라.”

4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들에게 당부했다는 말이다. 30% 안팎에 갇힌 당 지지율 때문이었을까. 황 대표는 ‘깊이 생각하고 말하라’는 뜻의 이 성어를 언급하며 자당 의원들의 ‘막말’을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헌데, 황 대표 본인은 떳떳한가. 5월 한 달 간 민생 대투쟁이란 이름의 유사 ‘대선 행보’를 벌이며 한 ‘막말’들을 돌이켜 본다면 쉽게 내뱉을 수 없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를 향한 온갖 거친 언사가 자당 의원들에게 일정정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사인을 준 것은 아닌가. 

황 대표는 같은 날 당 대표 선거 당시 비판을 샀던 ‘태블릿 PC’ 발언에 대해서도 부적절했다는 취지로 유감을 표명했다. 역시나 기존 지지층만으로는 지지율 확장이 요원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헌데 어쩌나. 이미 한국당의 ‘막말 DNA’는 만천하에 알려졌고, 국민들도 빠르게 인식해 버린 것을. 이에 대해 5일 역사학자 전우용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같은 듯 다른 촌평을 내놨다. 

“자한당 사람들은 왜 자꾸 ‘막말’을 하는가? 조선일보는 왜 자꾸 기사를 ‘날조’하는가? 어렵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양심, 염치, 윤리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모르는 자들을 ‘보수’가 아니라 ‘금수’라고 했습니다.” (전우용 역사학자,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차기 공천을 막말로 하는 것 아닌가. 어제 황교안 대표가 삼사일언하라고 했는데, 오죽하면 그렇게 했겠느냐. 반대로 얘기해 드리고 싶다. 한국당 의원들은 심사숙고하면 더 엄청난 망언이 나오니까, 차라리 일언심사해라. 한 마디를 해도 심사를 받고 해라. 한국당은 지금 윤리위가 아니라 막말 심사위란 특별위원회 설치해야 할 정도다. 지금의 막말은 국민들을 위한 모독이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

차명진의 궤변 

황 대표의 이러한 당부가 한국당 안파에서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은 차명진 전 한국당 의원이 입증했다. 어제 하루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차 전 의원의 세월호 유족들을 향한 2차 가해는 ‘막말 DNA’를 자랑하는 한국당 구성원들의 멘탈을, 심리 기저를 그대로 드러냈다 고 할 수 있다.  

특히 차 의원은 지난 4월 15일자 “세월호 유가족 ‘책임자 17인’ 발표... 朴, 황교안, 우병우 포함”이란 기사를 ‘목격’하고 ‘분노’한 끝에 세월호 막말을 내뱉었다고 설명했다. 일차원적으로는 4억1천만 원의 손해배상액에 분노했으리라. 하지만 그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며 든 세 가지 이유를 ‘해석’해보면, 한국당 의원들이 왜 막말을 일삼는지, 그 막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더욱 선명해진다.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박 대통령을 거짓 마녀사냥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저를 분노케 했습니다.”

그렇다. 억울함의 정서다. ‘박근혜 탄핵’으로 인해 정권을 잃고, 무슨 짓을 해도 뒤탈이 없었던 여당으로서의 갖가지 권력을 잃었다는 박탈감 말이다. “저는 지난 날 방송에서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박 대통령 비하에 동조한 부끄러운 전력이 있습니다”라고 고백한 차 전 의원은 “세월호 괴담 생산자들은 그것으로도 부족했는지 박근혜 대통령을 또 부관참시하려 합니다”라고 적었다. 

‘박근혜 탄핵’에 일조한 것이 바로 ‘세월호 참사’ 당시 자신들의 과오요, 그로 인해 권력을 뺏겼다. 그런데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당시 여당과 박근혜 정권에 대한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게 다 세월호 때문’이란 결론으로 흘러간 것이 차 전 의원의 막말 되겠다. 제 잘못은 눈 가린 채 남탓 만 하는 꼴이다. 결국 피해는 유가족과 국민들의 몫이다. 

“지금 황교안 대표가 그 덫에 걸렸습니다. 세월호가 황 대표를 좌초시키기 위한 좌파의 예리한 무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둘째로 차 전 의원은 좌파들이 특정 우파 지도자를 벌떼 공격하니, 황 대표를 잃지 않기 위해 자기 한 몸 던졌다는 뉘앙스를 비쳤다. 반대로 해석하면, 더 오른쪽으로, 극우가 원하는 방향으로 한국당과 황 대표를 잡아당기려는 제스처라 할 수 있다. 

‘박근혜 탄핵’과 대한애국당의 창당 이전부터 한국의 보수 정당의 뿌리이자 멘탈은 ‘극우’에 가까웠다. 그러니까 ‘절박’한 ‘분노’를 안은 채로 차 전 의원은 좌파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당 좀 더 ‘극우’ 성향을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본인 역시 그러한 멘탈을 자백한 꼴이다. 자신의 논리를 끼워 맞추기 위해서겠지만, 차 전 의원은 결국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연관시켜 ‘세월호 참사’를 계속 입에 올린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세월호 유가족이 독단으로 세월호 사고의 성격을 규정하고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을 범인으로 공표할 지위와 자격을 갖는다는 건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세월호 유가족 모두는 아니겠으나 '유가족'이라는 이름을 빌린 집단들은 어느덧 슬픔을 무기삼아 신성불가침의 절대권력으로 군림했습니다.”

본인이 “가장 중요합니다”라며 세 번째 이유를 든 차 의원. 그는 헌법 11조를 들먹이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운운했다. 적반하장격으로 “세월호 유가족의 슬픔에 깊이 공감합니다”라는 말까지 썼다. 읽고 있으면, 변호사가 법적인 조언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앞서 쓴 글에 정답이 있다. 결국은 제 이익, 결국 돈이다. 

“그런데 오늘 법원에서 소장이 날라 왔다. 137명으로부터 1인당 300만원씩, 총 4억1000만원에 연리 15%를 배상하라는 소송이 제기됐다. 지금 이 순간이 지옥이다. 좌파언론의 집중적인 뭇매, 일체의 방송 활동에서 잘리고 형사소송당하고 30년간 몸담아온 당에서 쫓겨나고 급기야 살아생전 갚기는커녕 만져보지도 못한 4억1000만원의 손배소송까지.”

   
▲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가짜 보수에게 보수의 가치란 없다 

국회의원 신분을 지녔을 땐 아무 말이나 해도 되는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전 국회의원이 과오를 반성하게 만드는 일에는 이제 돈이 든다. 그게 민주주의 사회요, 과거 노조 탄압을 위해 손배소를 남발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부르짖었던 법치다. 보수가 부르짖던 법치주의의 이면을 차 전 의원이 뼈저리게 겪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차 전 의원은 자신이 지옥을 겪는다고 지속적으로 유가족들을 욕보이고 있다. ‘박근혜 탄핵’과 황 대표를 들먹였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의 분노요, 절박함의 표출로 보인다. 

여타 다른 한국당 구성원들의 막말도 다르지 않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떻게든 지지층에게 얼굴 도장을 찍고, 언론 보도를 타야하며, 공천권을 지닌 지도부에게 충성하겠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의 발로. 막말의 근원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기에, ‘달창’ 발언 등으로 뭇매를 맞은 나경원 원내대표나 뒤늦게 ‘삼사일언’과 같은 어설픈 수습책을 내놓은 황 대표 모두 이미 수차례 사인을 보내왔던 셈이다.

“보수라면 지켜야 할 핵심 가치가 있다. 자유, 시장경제, 법질서 등이다. 경합할 수 없는 원칙으로는 국익과 국가안보, 한·미동맹이 꼽힌다. 그런데 강효상 의원의 대통령 통화내용 무단공개 사건은 자유한국당에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한국당은 지금 무엇을 지키고 있나.”

4일자 <경향신문>의 <가짜 보수>란 제목의 조호연 칼럼의 서두다. 단언컨대, 그런 가치는 없다.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만 바라보고, 오로지 제 이익과 개인적 욕망을 위해 막말과 말 바꾸기와 국회 파행을 일삼는 한국당에게, 애초부터 전통적인 보수의 가치 따윈 없다. 한국당을 지지하는 30%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꼭 알아야 할 진실이 거기 있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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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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