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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왜 김어준과 김현철을 엮었을까 

기사승인 2019.06.01  11: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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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한겨레의 ‘어이없고 이상한’ 제목…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김어준은 왜 김현철을 불렀을까?> 

한겨레 5월31일 ‘책과 생각’ 코너에 실린 제목입니다. ‘이민경의 유연하고 단단하게’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최근 MBC ‘PD수첩’이 다룬 정신과 전문의 김현철이 저지른 행각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은 저는 일단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어준이 나오는 대목이 딱 한 군데인데 왜 한겨레는 제목을 이렇게 뽑았을까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 <이미지출처=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쳐>

‘무한도전’은 왜 김현철을 섭외했을까…이런 제목이 온당한가 

저는 일단 한겨레의 제목이 온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김어준은 왜 김현철을 불렀을까>라는 제목이 가능하다면 <무한도전은 왜 김현철을 섭외했을까> <김현철을 섭외한 김어준, 왜 한겨레는 그런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제작했을까>와 같은 제목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제목인가요? 이 제목을 붙인 한겨레 담당자에게 정말 묻고 싶어서 드리는 얘기입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한겨레의 제목이지만 이민경 작가의 글에도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김현철이 전국 각지에서 환자를 받을 만큼 인지도를 가지게 된 계기는 미디어에 출연한 덕”이라는 이민경 작가의 지적은 충분히 타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이미지출처=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쳐>

하지만 “<무한도전>의 ‘굿닥터’로 등장했던 김현철은 김어준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신뢰 자본을 얻었다”는 부분은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김현철은 지상파와 케이블의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에 다수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특정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뢰 자본을 얻었다고 말하기엔 그가 출연한 방송이 너무 많다는 것이고 미디어에 노출된 빈도 역시 상당했습니다. 무슨 말이냐? 김현철이 얻은 신뢰 자본과 관련한 얘기를 할 때 ‘특정 프로그램’의 문제로 접근하는 게 온당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김현철 섭외에서 자유로운 언론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미디어의 문제로 접근하는 게 훨씬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굳이 언급하자면, 이민경 작가는 ‘김어준’을 언급하며 신뢰 자본을 얻었다고 했지만 저는 오히려 영향력과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국민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출연해 얻은 신뢰 자본이 더 컸다고 봅니다. 저 역시 그때 김현철이라는 이름을 알았을 정도니까요. 

김현철의 신뢰 자본은 특정 프로그램 문제가 아니라 전체 미디어 문제

만약 이민경 작가가 그런 미디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했다면 저는 박수를 쳤을 겁니다. 하지만 이 작가는 “남성들간의 의리를 자랑하기로 이름난 프로그램이나 인물이 왜 하필 김현철을 섭외해 공인된 인물로 만든 것인지 그 경위가 궁금해진다”고 했습니다.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김현철을 ‘공인된 인물’로 만든 건 “남성들간의 의리를 자랑하기로 이름난 프로그램이나 인물이 김현철을 섭외”해서라기보다는 수많은 교양·예능 프로그램에서 김현철을 ‘정신과 전문의’ ‘굿닥터’로 소개했기 때문입니다. 

왜 이민경 작가는 ‘김현철의 신뢰 자본’을 ‘특정 프로그램 문제’로 국한시켜 자꾸 얘기를 하는 걸까요? 그것도 ‘남성들간의 의리를 자랑하기로 이름난 프로그램’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면서 말이죠. 

이민경 작가 주장대로라면 물의를 빚었던 ‘승리’와 ‘잔나비’ ‘마이크로닷’을 출연시킨 MBC <나 혼자 산다>는 벌써 폐지됐어야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승리와 잔나비, 마이크로닷이 <나 혼자 산다>로 신뢰 자본을 얻은 연예인들인가요? 이미 그 전부터 미디어에 노출돼 왔던 연예인입니다. 

이민경 작가의 글은 제가 보기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겨레의 책임이 훨씬 더 크다고 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글을 ‘완전히 논란을 부를’ 제목으로 뽑았기 때문입니다. 

   
▲ <이미지출처=한겨레 인터넷판 캡쳐>

한겨레는 대체 제목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오히려 전체 미디어의 책임을 묻는 제목을 뽑았다면 그나마 고개를 끄덕였을 테지만 한겨레는 정말 ‘어이없고 이상한’ 제목을 선보였습니다. 그래서 한겨레 편집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대체 이 제목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고발뉴스_민동기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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