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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간첩”, ‘붉은 악마도 빨갱이’라는 전광훈 목사는 정치인인가

기사승인 2019.05.28  10: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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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촛불혁명은 북한 헌법의 주장이라는 한기총

   
   
▲ <이미지 출처=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지금 국회가 다 빨갱이 자식들이 차지해가지고 말이야. 돌아오는 내년 4월 15일 총선에는 빨갱이 국회의원들 다 쳐내버려야 돼. 이 나라는 하나님이 세운 나라에요. 하나님이 세운 나라. 아멘. 박수 쳐요. 빨리빨리 박수 쳐요. 우리 교회는 인민공화국이야. 박수 치라면 박수 쳐야 돼요. 북조선처럼 막 세게 쳐야 돼. 다시 쳐 봐요.”

박수는 북조선처럼 쳐야 되는데,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들은, 언론인은 빨갱이로 몰아간다. MBC <스트레이트> 주진우 기자도, 양윤경 기자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과 전광훈 한기총 회장으로부터 '빨갱이'란 말을 들었다고 고백했다. 전 회장이 공개된 설교 시간에 강연한 '빨갱이론'을 좀 더 들어보자. 

“그런다면 이렇게 해서 세워진 나라가 대한민국인데 말이죠. 그것도 모르고 말이야. 국회에서 말이야. 빨갱이들이 개 발광을 다 떨고 말이야. 정신 나간 놈들. 그럼 돼요, 안 돼요. (안 돼요) 정신 나갔어, 정신 나갔어요. 

그래서 이제 나는 생각하기를 내년에 4월 15일 날 총선 다시 하는데 내년 4월 15일 날은요. 대한민국이 사느냐. 해체되느냐. 정말 대한민국이 처음 세워질 때 이 기도문처럼 이리로 다시 돌아가느냐. 결정적인 날이 나는 내년 4월 15일이라는 걸 믿고 난 기도 지금 세게 하고 있어.”

과연 한 회장은 종교인인가, 정치인인가. 지난주에 이어 27일 ‘추적 색깔론 목사님의 이상한 정치활동’ 편을 방영한 MBC <스트레이트>의 질문이다. 방송을 봤다면 아마도 짐작이 진실(?)로 인식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됐으리라. 한 회장이 결코 순수한 ‘보수’ 개신교도가 아닌 종교인을 위장한 정치인이란 사실 말이다.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빨갱이... <스트레이트> 압박하는 전광훈 회장의 신기한 논리

“공산주의로 가는 반기독교언론, MBC가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위상을 망각하고 황교안대표와 전광훈목사의 퇴출을 위하여 악마의 편집으로 반민주적인 보도로 인하여 1천2백만 기독교인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애국국민들을 공산주의 인민재판과 같은 보도에 우리는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

   
▲ <이미지 출처=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지난 21일 한기총이 대변인인 이은재 목사 명의로 내놓은 성명 중 일부다. 이들은 지난 21일 전광훈 회장의 발언을 다룬 <스트레이트> 방송에 앞서 이러한 성명을 내고 “MBC는 지난날에도 자신들이 추구하는 사회주의이념을 달리하는 세력을 악마의 편집으로 매도하여 야당의 정당지도자와 교회지도자 죽이기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 우리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기총은 “한기총과 한국교회 1천2백만 성도들은 사회주의 언론 MBC에 대하여 시청거부, 광고금지운동과 함께 악마의 편집으로 한국교회를 공격하는 언론에 대하여 법적인 책임을 물을 ”이라며 MBC에 공세를 취했다. 하지만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28일 연이어 2탄을 내보냈다. 지난 방송에서 시간제한으로 채 다 방송하지 못했다는 전 회장과 한기총 목사들의 정치적 발언을 보도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어록을 살펴보면 그분은 전향한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국민의 동의도 없이 언론의 동의도 없이 혼자서 새벽에 38선, 휴전선을 넘어서 김정은하고 밀담을 하고 오는 그런 대통령이 어딨습니까. 이것은 곧 간첩입니다, 간첩. 당연히 대한민국을 간첩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작년 11월 전광훈 회장이 ‘문재인 정권 퇴진 범국민 총궐기 시민단체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한기총의 다른 목사 역시 “촛불혁명”을 언급하며 “그게 어디 나온 줄 아세요? 그게 혁명으로 규합해서 힘을 과시해야 한다는 게 그게 어디 나오는 줄 아세요? 북한 헌법에 나와 있어요”라는 주장을 폈다. 

문 대통령은 간첩, 촛불혁명은 북한 헌법의 주장이라는 한기총. 아울러 전 회장은 한 보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런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런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일삼는 이가 1200만 신도 운운하는 보수 개신교 단체의 수장이라니, 얼굴이 화끈 거릴 지경이다. 

“우리는 월드컵 4강할 때 꿈은 이루어진다. 그러면 4강에 가는 꿈인 줄 알았잖습니까? 그것은 암호로 써먹은 거죠 공산주의의 꿈은 이루어진다. 뒤에 그 암호가 걸려있는 줄을 우리는 몰랐죠. (목사님, 붉은 악마도 그럼?) 당연하죠, 그거는 당연하죠.”

   
   
▲ <이미지 출처=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한기총에 터져나온 목소리 “전광훈 목사는 즉각 사퇴하라”

문제는 이러한 전 회장과 한기총이 적극적으로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 전 회장의 설교 시간에 연단에 오른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같은 당 전희경 의원, 김문수 전 경기 지사 등이다. 지난 3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만남에서 전 회장이 정치적 발언을 쏟아냈던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 터. 

전 회장은 과거 2007년 대선 정국 때도 ‘이명박 장로’를 적극 지지하는 한편 지난 19대 대선 때도 역시 교인이자 국민대통합당 후보였던 장성민 씨를 지지하는 문자 메시지를 교인들에게 무더기로 보냈다가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전 회장의 발언 역시 문제적이다.  

“이 정권이 기독교하고 충돌하겠다고 하는 건데 한 번 해봅시다. 그리고 저를 재구속시키려고 제가 작년에 이 운동하다가 두 달 감옥 갔다 왔는데 우리 교회에서 문자 메시지를 돌렸어요. 문자 메시지. 그건 늘 20년 동안 해온 일이에요.”

늘 해왔던 일을 이제는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을 위해 하겠다는 전 회장. “황 대표가 장관직을 제안했다”는 발언을 전 회장은 2007년 당시 이명박 후보의 이름만 바꿔서 똑같이 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목사 전광훈’은 종교인이라기 부르기 보다 정치인이라 불러드려야 더 흡족해 하실 것 같다. 

“공인으로서 지도자의 덕목과 자질을 갖추지 못하고 혐오적인 발언과 극단적인 막말을 하여 한기총과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에 폐악을 끼치는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직에서 즉각 사퇴하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속한 일부 교단이 소속된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임원 및 회원 교단장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전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전 회장은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보수 기독교 내 반목과 갈등 상황이 벌어진 셈. 

한기총과 전 목사에게 당부 드린다. 부디, 누가 한기총의 ‘권력’을 잡든 부디 정치권에는 얼씬도 하지 마시라. 그것이 독재에도, 군사정권의 압제에도 아랑곳없이 지금껏 세금도 내지 않고 권세를 누리고, 정치권에 입김을 불어 넣어 온 보수 개신교가 한기총이 국민들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 <이미지 출처=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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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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