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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서거 10개월 전 썼던 편지…전우용 “망각은 진실의 무덤”

기사승인 2019.05.23  12: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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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방궁·기록물 절도범·논두렁 시계까지 온갖 중상모략, 용서 구한 적 없어”

   
▲ <이미지 출처=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영상 캡처>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망각은, 진실의 무덤”이라며 서거 10개월 전 썼던 편지를 다시 불러왔다.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이 서거 10개월 전에 이명박에게 썼던 편지와 그에 대한 차명진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의 공개 답신을 다시 공유한다”며 그 내용 전문을 올렸다. 

2008년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 열람권 확보’를 위해 이지원 기록 사본 1부를 설치한 것을 두고 온갖 공세를 퍼부었다. 급기야 참여정부 비서관 10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7월16일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실망감과 부당함을 표했다. 

그러자 차명진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해 조롱이 가득한 공개 답신을 논평으로 냈다. 

차 대변인은 “국가기록을 슬쩍하신 범법행위”라고 주장하며 “장물을 돌려달라고 하는 행위를 정치게임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참 궁색하다”고 비꼬았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 제18조에는 전직 대통령이 재임시 생산한 기록물 열람에 대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열람(온라인 열람)을 위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렇게 국가기록물을 불법 유출한 것으로 몰아갔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 대통령기록의 열람을 위해 자택에 온라인 열람 장비를 설치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전 교수는 “봉하 아방궁으로 시작해서 기록물 절도범, 논두렁 시계에 이르기까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을 얼마나 악랄하게 중상모략 했는지, 언론들이 이 중상모략을 어떻게 확대 재생산했는지, 노 전 대통령이 이들의 중상모략으로 인해 얼마나 심한 고통을 겪었는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 교수는 “이명박과 차명진은, 이 중상모략에 대해 이제껏 고인의 용서를 구한 적이 없다”며 “망각은, 진실의 무덤”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MB청와대 ‘盧기록물 고발’ 주도”…盧 ‘MB에 편지 쓴 사연’ 재주목
☞ 관련기사 : 천호선 “MB, 盧 범인 취급 해놓고 열람장치 버젓이 설치?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 

이명박 대통령님,

기록 사본은 돌려드리겠습니다. 사리를 가지고 다투어 보고 싶었습니다.

법리를 가지고 다투어 볼 여지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열람권을 보장 받기 위하여 협상이라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버티었습니다.

모두 나의 지시로 비롯된 일이니 설사 법적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내가 감당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퇴직한 비서관, 행정관 7-8명을 고발하겠다고 하는 마당이니

내가 어떻게 더 버티겠습니까?

내 지시를 따랐던, 힘없는 사람들이 어떤 고초를 당할지 알 수 없는 마당이니

더 버틸 수가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모두 내가 지시해서 생겨난 일입니다,

나에게 책임을 묻되,

힘없는 실무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없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기록은 국가기록원에 돌려 드리겠습니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 하나만큼은 전통을 확실히 세우겠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먼저 꺼낸 말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한 끝에 답으로 한 말이 아닙니다.

한 번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전화할 때마다 거듭 다짐으로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에는 자존심이 좀 상하기도 했으나

진심으로 받아들이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은근히 기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말씀을 믿고 저번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보도를 보고 비로소 알았다"고 했습니다.

이때도 전직 대통령 문화를 말했습니다.

그리고 부속실장을 통해 연락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선처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서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이번에도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를 미루고 미루고 하더니

결국 '담당 수석이 설명 드릴 것이다'라는 부속실장의 전갈만 받았습니다

우리 쪽 수석비서관을 했던 사람이 담당 수석과 여려 차례 통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역시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내가 처한 상황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전직 대통령을 내가 잘 모시겠다"

이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한 만큼 지금의 궁색한 내 처지가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내가 오해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오해해도 크게 오해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가다듬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기록은 돌려 드리겠습니다.

가지러 오겠다고 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보내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통령기록관장과 상의할 일이나 그 사람이 무슨 힘이 있습니까?

국가기록원장은 스스로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결정을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본 것도 보았다고 말하지 못하고,

해 놓은 말도 뒤집어 버립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상의드리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님,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기록물을 보고 싶을 때마다 전직 대통령이 천리길을 달려 국가기록원으로 가야 합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정보화 시대에 맞는 방법입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 문화에 맞는 것입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앞으로 그렇게 하실 것입니까?

적절한 서비스가 될 때까지 기록 사본을 내가 가지고 있으면 큰일이 나는 것 맞습니까?

지금 대통령 기록관에는 서비스 준비가 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까?

언제쯤 서비스가 될 것인지 한 번 확인해 보셨습니까?

내가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나의 국정 기록을 내가 보는 것이 왜 그렇게 못마땅한 것입니까?

공작에는 밝으나 정치를 모르는 참모들이 쓴 정치 소설은

전혀 근거 없는 공상소설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기록에 달려 있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우리 경제가 진짜 위기라는 글들은 읽고 계신지요?

참여정부 시절의 경제를 '파탄'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지금 이 위기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은 대통령의 참모들이 전직 대통령과 정치 게임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계시실리라 믿습니다.

저는 두려운 마음에서 이 싸움에서 물러섭니다.

하나님께서 큰 지혜를 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2008년 7월 16일 대통령 노무현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 드리는 편지

노무현 전 대통령님!
뒤늦게나마 가져가신 서류를 돌려주시기로 결심하신 것 참 잘하셨습니다.

그러나 너무 궁색하게 토를 다셨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
한 국가를 운영했던 큰 지도자께서 재임 때 기록이 뭐가 그리 아쉽습니까?
혹시나 재임시절 기록 중에 부담스러운 내용이 있는 건 아닌지요, 아니면 그 기록이 쫓기듯 퇴임한 노전대통령님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이나 된단 말입니까?
그래서 법을 위반해가며 슬쩍하셨나요? 전직 대통령 예우, 네 해드려야지요.

그렇다고 국가기록을 슬쩍하신 범법행위까지 없던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장물을 돌려달라고 하는 행위를 정치적 게임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참 궁색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정당한 법집행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지금 경제위기 맞습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장물문제로 국력을 낭비케 하지 마시고 경제위기 극복에 전임대통령으로서 힘을 보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무더위에 항상 건강 유념하시기를 바랍니다.

2008. 7. 16
한나라당 대변인 차 명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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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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