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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생중계 안하고 예능 방송한 채널A

기사승인 2019.05.18  11: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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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TV조선은 ‘내장지방 탈출법’ 방송 … MBN은 대통령 기념사만

오늘(18일)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부끄럽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문 대통령의 ‘5.18 기념사’는 의례적일 수 있는 기념사와는 달랐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특히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는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여 기념사를 하던 중 감정이 북받쳐 목이 메여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 대통령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을 것”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5.18 망언’을 비롯해 극우 진영의 ‘5.18 왜곡’ 행위를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의미를 부각하면 그런 망언을 한 의원들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반성과 사과는커녕 토크콘서트에 5.18에 대해 왜곡 발언을 계속해왔던 ‘극우 유튜버’를 초청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광주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항의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 의원들 ‘망언’에 징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황교안 대표는 별다른 말이 없었습니다. 

광주시민들을 모욕하는 듯한 이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굳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려는 황 대표의 ‘의도’가 무엇인지 – 정말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 묘지 기념식장으로 들어가며 광주시민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아무튼 오늘 기념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한 것에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오늘(18일)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를 여러 측면에서 ‘의미 있는 기념사’로 평가하는 이유입니다. 

‘내장지방 탈출법’ 방송한 TV조선 … ‘지구인라이브’ 내보낸 채널A 

자유한국당과 극우 진영의 ‘5.18 망언과 왜곡’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진행된 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었기 때문에 언론의 관심도 컸습니다. KBS MBC SBS JTBC 등 지상파와 종편이 오늘 ‘5.18 기념식’을 생중계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TV조선과 채널A는 ‘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생중계를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면 생중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저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프로그램이 나가고 있었습니다. 

오늘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그 시각 TV조선은 <위대한 유산-허리둘레 1인치의 비밀 ‘내장지방 탈출법’>을 방송하고 있더군요. TV조선은 39주년 ‘5.18 광주기념식’을 밀어낼 만큼 ‘내장지방 탈출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걸까요?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편성이었습니다. 

채널A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상파와 JTBC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생중계를 하는 동안 채널A는 <지구인라이브-스웨덴남자 한국에서 놀기>를 방송했습니다. 그 방송이 끝난 후에는 <같이 할래 GG>라는 예능 프로그램 재방송을 이어 편성했습니다. 

굳이 예능 프로그램 재방송을 편성하면서까지 ‘5.18 기념식 생중계’를 피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TV조선과 채널A가 그동안 ‘5.18 왜곡’과 관련해 ‘문제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방송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의도성마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저는 그렇게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재방송까지 하면서 ‘5.18 생중계’ 하지 않은 채널A 

MBN은 <아침&매일경제>라는 정규 프로그램을 방송하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할 때 ‘잠깐 생중계’를 하더군요. 그리고 문 대통령 기념사가 끝난 이후에는 다시 정규 프로그램을 통해 스튜디오에 출연한 패널들이 ‘5.18 관련한 얘기’를 이어가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뭐 저는 MBN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TV조선과 채널A의 오늘 편성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일각에선 이런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지상파부터 종편까지 ‘똑같은 화면에 똑같은 얘기가 나오는 5.18 기념식 생중계할 필요가 있느냐’ - 저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39주년을 맞는 광주민주화운동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자유한국당과 극우 진영의 ‘5.18 망언과 왜곡’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진행된 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었습니다. 그리고 39년이 되는 동안 주류 언론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5.18이었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 민주 묘지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최소한 오늘(18일) 하루 정도는 기념식이 진행되는 1시간 정도만이라도 저는 지상파와 종편이 ‘5.18 생중계’에 방송시간을 할애해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TV조선은 ‘내장지방 탈출법’을, 채널A는 예능 프로그램을 재방송까지 하면서 ‘5.18 생중계’를 무시(?)했습니다. 

사견이지만 오늘 아침 두 방송사의 편성을 보며,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 방송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고보니 1980년 당시 ‘5.18 왜곡보도’의 선봉에 섰던 곳이 조선일보 아닌가요? 조선일보는 여전히 ‘5.18 왜곡보도’에 대해 사과와 정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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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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