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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5.18 기사’를 분석해보니 …

기사승인 2019.05.16  11: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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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광주 진실 외면하면서 쿠데타 칭송(?)하는 칼럼 게재

<5·18 때 계엄군이 분뇨통에 쌓아뒀던 주검 9구 어디로…> 

오늘자(16일) 한겨레 9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새로운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39주년을 맞는 5.18이지만 새롭게 밝혀져야 할 진실들이 여전히 많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는 어제(15일) ‘뉴스9’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다는 군인의 증언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1980년 5월 광주로 출격하는 헬기에 탄약을 지급한, 탄약관리하사 최종호씨가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했는데요. 그는 80년 5월 당시 광주로 출격한 헬기가 탄약 5백발 정도를 발사하고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헬기사격을 내부 군인이 증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새로운 증언·쏟아지는 의혹들 … 조선일보는 어떻게 보도했나 

이렇게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고, 추가적인 증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증언과 의혹들을 바탕으로 진상규명 요구 목소리를 내야 할 언론들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특히 이번 주 조선일보의 ‘5.18 보도’는 최소한의 보도만 해서 ‘우리도 보도했다’를 증명하는 용도의 ‘알리바이 보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략적으로 조선일보가 ‘5.18’과 관련해 어떤 보도를 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최보식이 만난 사람] “가해자가 피해자 행세… 事實과 상관없이 진영 논리로 나를 공격했다”> (조선일보 5월13일 35면) 
<“전두환, 계엄군 발포 직전에 광주 방문”> (5월14일 8면)
<광주·불교·보수통합… 黃의 3대 딜레마> (5월15일 8면)
<이정미 “黃, 사이코패스” 황교안 “막말 말라더니”> (5월16일 10면)

지난 13일부터 오늘(16일)까지 조선일보가 내놓은 ‘5.18 관련 기사’ - 엄밀한 의미에서 ‘5.18민주화운동’ 기사라고 하기엔 애매한 구석이 많습니다. 1980년 당시 주한 미군 501정보여단에서 한국인 정보요원으로 근무했다는 김용장씨의 기자회견을 다뤘던 지난 14일 기사를 빼고는 ‘5.18’ 자체를 다룬 기사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13일 ‘최보식이 만난 사람’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인터뷰 한 내용인데 이른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관련한 논쟁에서 심 의원의 얘기를 ‘일방적으로’ 들어보는 내용입니다. 이른바 ‘80년 서울역 회군’과 관련한 내용 등도 있지만 최근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당시 신군부와 관련한 의혹은 없습니다. 

지난 15일 기사 <광주·불교·보수통합… 黃의 3대 딜레마>는 사실 ‘5.18 기사’라고 하기엔 좀 민망합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3대 딜레마’를 다루면서 ‘광주 방문’을 딜레마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이 ‘5·18 폄훼 발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광주를 방문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것을 그냥 ‘단순 소개’하는 기사입니다. 그러니까 조선일보 기사에서 주어는 ‘광주시민’ ‘5.18’이 아니라 ‘황교안’이라는 얘기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5.18 보도 ‘외면하는’ 조선일보 … ‘5.16 군사혁명’ 칭송(?)하는 칼럼 게재

오늘(16일) 보도한 <이정미 “黃, 사이코패스” 황교안 “막말 말라더니”>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저격’하는 기사입니다. 이정미 대표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황교안 대표의 광주 5·18 기념식 참석 계획에 대해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겨레가 어제(15일)부터 ‘5.18 사라진 사람들’이라는 기획보도를 통해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광주의 참상을 추적했습니다. 또한 JTBC ‘뉴스룸’은 80년 광주의 진실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외국인들의 노력’을 집중 조명하는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다른 신문과 방송들도 5.18 관련 기사를 그나마 조금씩 보도하고 있습니다. 다른 언론과 비교해 보면 조선일보는 사실상 ‘5.18’과 관련해 아무런 보도를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사실 오늘 조선일보를 보다 ‘놀랐던’ 건, ‘5·16 군사쿠데타’를 ‘군사혁명’으로 지칭하는 칼럼을 실었다는 점입니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이 쓴 <58년 전 오늘이 없었어도 지금의 우리가 있을까>라는 칼럼인데요. 그는 “오늘로 5·16 군사혁명 58년이다. 이날은 이승만의 건국과 함께 오늘의 한국이 시작된 출발점”이라고 했습니다. 이건 긍정 평가를 넘어 ‘칭송’에 가깝습니다. 

양상훈 주필은 “박정희 매도가 유행이지만 엄연한 역사를 바꾸지는 못한다”면서 “세계 최빈국이던 우리가 미국 대통령이 ‘가장 부자인 나라’로 지목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승만 1875년, 구인회 1907년, 이병철 1910년, 정주영 1915년, 박정희 1917년, 최종현 1929년, 김우중이 1936년에 태어났다. 한 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인물들이 50~60년 동안에 한꺼번에 태어나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말합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5.16 군사쿠데타’가 오늘의 한국이 시작된 출발점이라고? 

유력 언론사 주필이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자유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5.16’을 군사혁명으로, 그리고 군사쿠데타를 오늘의 한국이 시작된 출발점이라고 주장하는 건 무모해 보입니다. 아니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 모욕감을 느낄 정도입니다.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말이죠. 

이런 식의 ‘무모한 칼럼’을 실을 수 있는 그 용기(?)에 대해선 박수를 보냅니다만 조선일보 주필이 얼마나 ‘빈곤한 철학’의 소유자인지는 분명히 확인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조선일보가 ‘어떤 방향’으로 지면을 제작하게 될 것인지 오늘 이 칼럼이 분명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고발뉴스_민동기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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